올렛길
제주도에는 봄이 왔나 보다. 지인들이 유채꽃밭을 사진으로 찍어 보내왔다. 쪽빛 바다를 목도리처럼 두른 섶섬과 눈 덮여 이마가 하얀 한라산도 사진으로 찍어 보내왔다. 북향하며 봄이 올라오고 있다. 잔파도 소리가 야트막한 초가집 마당까지 밀려오고 있다. 돌담에는 고운 햇살이 쌓이고 있다. 유채밭에는 누군가 노란 물감을 확 쏟아 놓았다.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한라산 높은 봉우리에는 눈이 쌓여 은빛으로 빛난다. 저 멀고 높은 한라산 눈이 녹는 소리에 이곳 유채꽃의 얇고 보드랍고 노란 꽃잎이 하르르하르르 떨어진다. 저 먼 제주도의 바다와 한라산과 벌판의 봄이 이곳까지 소포로 배달되어 오는 듯하다. 곧 아지랑이가 아물아물 피어오르고, 봄이 곳곳에 필 것이다. 문태준 시인
[가슴으로 읽는 시] 올렛길2015. 2. 27 (금)
. . . 그리고. . .성산포.. . . . . .
성산일출봉 바로 앞에 조성된다. /성산라마다앙코르 호텔 제공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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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십쇼,큰형님. 법정이란 허수아비의 허물은 벗어버리고 지지 않는 꽃으로 성불하십시오." 최근 출간된 ‘꽃잎이 떨어져도 꽃은 지지 않네'(여백)는 ‘짜깁기 책’이다. 2004년 출간된 ‘대화'(샘터) 중 법정(1932~2010) 스님과 소설가 최인호(1945~2013)의 대담과 2013년 출간된 최인호의 수필집 ‘최인호의 인생’ 중 법정 스님 부분을 합했다. 그런데 이건 최인호의 뜻이다. 작가는 생전에 각기 다른 책에 실린 두 글을 합해서 법정 스님의 기일(忌日)에 맞춰 내달라고 부탁했다. 제목과 구성도 다 정해줬다. 2003년 길상사에서 만나 네시간 가까이 대담을 나눈 법정스님과 최인호작가/덕조스님제공 책에선 법정 스님에 대한 최인호의 각별한 정(情)이 느껴진다. 특히 ‘들어가는 글’과 ‘나오는 글’이 그렇다. 작가는 2010년 서울성모병원 병실에서 스님의 부음을 들었다. 그 자신 암과 투병할 때였다.생전(生前)의 만남은 10번 남짓. 그러나 각각 ‘산방한담’과 ‘가족’의 필자로 월간 ‘샘터’에서 이웃하며 인연 맺은 지는 30년이다. 당장 길상사로 달려가 영전에 향(香)을 사르고 그길로 원고지 100장을 휘갈겼다. 여기서 작가는 스님과의 인연과 암 환자로서 스님의 죽음을 맞는 소회를 털어놓았다. "봉은사에 오디오 설치해 놓고 모차르트와 슈베르트 듣는 매력적인 스님이 있다"는 지인의 이야기를 듣고 묘한 ‘라이벌 의식(?)’을 느끼던 중 샘터사에서 우연히 조우(遭遇)한 첫 만남부터 매화잎을 따서 꽃잎차를 마시며 이야기 나눴던 마지막 만남까지. 그는 "깨끗하게 무(無) 자체로 돌아가고 싶다는 법정의 유언 앞에 저 꼴불견의 (영정) 사진은 무엇인가"라고 심술부리고, "내 옆에 스님이 계셨더라면 ‘형님’ 하고 소리쳐 부르고 한번 번쩍 안아 주었을 터인데"라며 헛헛한 마음을 토로한다. ‘들어가는 글’과 ‘나오는 글’ 사이엔 대담이 실렸다. ‘행복’ ‘사랑’ 등 여러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는데 묘하게도 대담은 이런 대화로 끝난다. "죽음은 누구나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 자연스러운 생명현상입니다."(법정) "죽음이 나에게 왔을 때 통곡하고 분노할 것인가, 아니면 두려움에 떨 것인가, 죽음에 대해 좀 더 자주, 깊이 생각하려고 합니다."(최인호)
출처: 법정 형님, 지지 않는 꽃으로 성불하십시오"2015. 2. 27 (금)
꽃잎이 떨어져도 꽃은 지지 않네 저자 법정.최인호 | 출판사 여백 |
다프네
27/02/2015 at 01:47
이제는 그리워도 만날 수 없는 두 분이……
참 헛헛한 순간입니다.^^
참나무.
27/02/2015 at 01:55
두 분 소식 그렇지요 참…
그리고 80이신데 어머님 시집 출간 소식 우리같은 사람께 힘을 주신 일이지요
이웃 블로거들이 올려주신 포스팅으로 알았지만
다시 한 번 더 고마움을 전합니다.
dolce
27/02/2015 at 13:42
저도 이곡이랑 베토벤 바이올린 콘체르트 스프링을 한동안 많이 들었습니다.
언제들어도 좋네요. ^^**
제주도 갔다하면 시 한 수는 나오야 시인인가봅니다. ㅎㅎ
노란 유채밭에 매료되지 않을 수 없지요.
최인호 법정스님의 만남 흥미로울 것 같네요.^^**
참나무.
27/02/2015 at 23:22
오래 머무셨네요 돌체님…
모짜르트 피협. 아침 먹을 때는 머라이 페라이어& 잉글리쉬 쳄버 였는데
2악장 따로가 없어 브렌델입니다.
영화 삽입되어 대중화된곡으로도 유명하지요
요즘은 제주 하면 선화님이 떠올라요
제주에서 상줘야할 듯- 전 골프는 몰라서 그 댁에선 물 위의 기름이라 함구..ㅎㅎ
최인호씨는 가족,법정스님은 ‘산방한담’ 샘터에 오랫동안 연재되었지요
정채봉 선생님 생각도 생각나는 어제 아침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