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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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남자 신년 결심금연! 하더니.

3월이다 벌써…

이번엔 성공할까-며느리도 모른다

최장기간 금연 6개월 이후에도 다시 피웠으니

요즘 자주 체중기에 올라

‘몸무게 느는 거 이거이 큰일이네’ 이런다

나는 견과류 따위를 떨어지지않게 준비하고

남편은 센베이 열심히 사오고 껌도 자주 씹고…

친구들이 놀린다고 술자리에서 부러 담배연기 불어대고

약을 올려도 아직이니 ‘독한넘’ 이런단다

집안에도 옷에도담배냄새 나질않아 그것도 좋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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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과류도 떨어지고 몇 가지 중독된 특정상품도 바닥이어서

어제는 남대문 시장엘 다녀왔다.

이상하게 몇 몇 기호식품들은 꼭 먹던 상표라야한다

날씨도 많이 풀려서인지 도깨비 시장은

걸어다니기도 힘들 정도로 사람들로 붐볐다.

단골 가게까지 뚫고 지나가기도 힘이 들어

가차이 보이는 가게에서 그냥 해결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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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나 꽃대추! 참 편리한 세상이네요 ~~

예전에 이런 게 나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혼잣말로 궁시렁 대며

딸 결혼…폐백과 이바지 음식할 때 꽃대추까지 만드느라 힘 들었다했더니

"솜씨가 좋은가봐요" 한다.

온 김에 아지스께 유부도 사고 위치 보관차 상호까지 찍으니

또 뭐라뭐라 접대성 멘트를 날렸다.

– 나이많으면디카질도 별나보이는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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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빠이 이상용 사인이 눈높이에 있는

‘남대문 시장에서제일 맛난 이모집 국수’도 오랜만에 사먹고(3,500원)

-2,500원 할 때였나 2,000원 시절이이었나 기억도 감감.

이런 거 저런 거 좀 사고 그 유명한 중소기업은행곁 남대문 야채호떡

맨날 긴 줄이어서 엄두도 못냈는데 어제는 어찌된 샘인지

서너명 뿐이어서 옳타구나~~나도 줄 한 번 서 봤다.

그런데 카드가 안되는 시장이라 지갑 열어보니 천원짜리 한 장 안보인다

동전지갑 다 털어 손에 들고 차례 기다린 후

내 차례라 손바닥 펴 보니 100원 모자라는 900원…;;

아고~~부끄러워 말도 못하고 귀한 내 차례를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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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살 게 있어서 근처 신세계 옆 은행까지 갔다.

한가했으면 신세계 옥상 트리니티 가든에서

제프 쿤스와 N서울타워본 후커피 한 잔 했을텐데

현지니 데려올 시간 걱정되어 포기…

현금뺀 후왔던 길 되돌아 가며혹시

‘900원만 내고 100원은 나중에 드릴게요…’

이런 부탁이라도 했으면 어땠을까?

헛걸음 한 게 억울하야 이런 씰데없는 생각을 다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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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니 하부지가 요즘 막걸리만 마신다

예전부터 소주파였는데

나도 덕분에 저녁마다 반잔씩 따라마신다

맥주는 화장실 다니기 귀찮아, 막걸리는 배불러 싫어했다

어제는 친구들께 부러 전화까지하며

-야 느그들도이제부턴 막걸리마셔라아~~

친구가 이유를 묻는지

-X색갈이 다르더라카이…

‘요즘 일부러 한열흘 막걸리만 마시는데

소주먹은 담날 아침 X색은 시이커먼데 막걸리 이후엔 황금색이더라니깐…;;

나이들면 변한다더니 거짓말 아닌 거 실감한다

설겆이도 가끔 해주고 시부모 기일이나

명절 때만 하던 청소를 요즘은 자주 해준다

– 바닥 걸례질은 당번처럼…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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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드디어 아이리쉬 커피에 도전했다.

정확히는 리밍(Rimming)까지지만.

잔 주위에 슬라이스한 레몬 바르고

설탕 묻힌 후 005.jpg조심조심

개스불에 돌려가며 붙게했다.

성공!

저녁이라 연한 커피에

위스키 쬐끔 넣었다

성공한리밍잔 돌려가며 마시니

은은한 레몬향과 커피, & 위스키 향이

아주 잘 어울렸다

( 코냑은 없어서 생략했지만….)

저녁에 마신 ㅈㅅ 막걸리 향도

엉터리 아이리쉬 커피향 못지않았다.

근데 울집 남잔 또 막걸리 먹은 후엔

저녁을 못먹겠다 엄살이다

-잘됐네요 살찌는 거 겁내면서…

엊저녁 우리집 저녁풍경. . .

Rubinstein

-Schumann Fantasiestucke (No.1 Des Abends) Live

20 Comments

  1. jh kim

    03/03/2015 at 00:02

    너무도 아름다운글 감사드립니다   

  2. 벤조

    03/03/2015 at 03:51

    재미있게 사시네요.
    100원어치만 작게 만들어 달라고 하시지…ㅋㅋ
       

  3. 도토리

    03/03/2015 at 04:23

    막걸리.. 유산균이 아주 좋담서
    제주도에서 만날 서핑만 타는 꽁지머리 백발인 오라버니는
    매일 저녁 막걸리 두병입니다.
    오늘쯤엔 왔으려나
    춥다고 겨울엔 베트남에 다녀온다했어요…   

  4. 참나무.

    03/03/2015 at 04:34

    부끄러운 글인데요…요즘엔 별별걸 다 올린답니다

    명성교회 목사님이시라고 이웃 블로그에서 뵌 적있네요
    답글 감사합니다
       

  5. 참나무.

    03/03/2015 at 04:39

    역시 센스있으시네요
    만약 그랬다면 성곡확률 100%였을텐데

    쉬잇 비밀한가지…현금 찾아와서 기어이 맛보려고 보니
    줄이 엄청길어서 다시 포기하고 가려다
    다시 억울해 얼굴에 철판깔고 앞줄에 섰지요

    "…저 아까 동전이 모라자 줄 섰다가 다시왔는데…" 하며 만원짜리 꺼내어
    9처넌 거스럼 받고 바로 뒤 700원짜리 포장마차 길다방 의자에 앉아
    우아하게 먹었답니다..ㅋㅋ
    진짜 야채 호떡도 맛나고 커피도 맛나고 …나 정말 늙었구나~~했지요..;
    부끄러워 이 이야기 본문엔 못올리고…;;
       

  6. 참나무.

    03/03/2015 at 05:09

    오늘도 아마 마실거에요
    대략 10일가량 먹고있는 중입니다
    약사님께서 추천해주시니 앞으로도 계속 ~~^^*

    그 멋쟁이 스쿠버 다이빙 오라버님 피한가셨군요…^^
       

  7. 바위

    03/03/2015 at 06:39

    저도 맥주는 진작 졸업했고,
    막걸리도 살 찌는 것 같아 소주와 석류주스 칵테일을 주로 마셨지요.
    얼마 전부터 막걸리를 다시 마시기 시작했는데 괜찮습니다.

    우리 동네 사러가슈퍼에 갔더니 ‘덕산막걸리’가 있었지요.
    값도 싸고 용량도 많아 사왔는데 맛이 괜찮습니다.
    충북 청원군에서 나온 막걸린데 요즘 제 기호품이 되었습니다.

    지금도 아내 눈치보며 코다리찜과 한 잔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하루 쉬기로 했거든요.ㅎㅎ
    오디오에서 흘러나오는 키타로 음악이 술맛 땡기게 합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8. 바위

    03/03/2015 at 06:42

    아, 하나 빼먹었네요.
    그래서 그런지 그 색깔도 호박속살 빛입니다.

    남편분의 말씀이 맞습니다.    

  9. 바위

    03/03/2015 at 06:43

    또 하나,
    아투어 루빈슈타인 연주 감사합니다.    

  10. 참나무.

    03/03/2015 at 06:45

    덕산막걸리 기억하겠습니다아~~
    오늘 저도 연어회 떠왔습니다.

    고맙습니다 바위님…아직 기억하고 있어요 그
    옛날 주피터 음악감상회 회장님 성함 ㅂㅍㄱ

    3월호 객석에 박용구 선생님 표지에 나오셨데요
    많이 연로하신 모습으로…

    아직 청취자가 좋아하는 클래식 교향곡 부분 1위 끝나지않았네요
    9번 합창 듣고있답니다
       

  11. 다프네

    03/03/2015 at 07:17

    ㅋㅋㅋ 재미있게 읽었어요.
    제 아버지도 한 35년 넘은 담배를 하루아침에 끊으셨죠.
    워낙 독하셔서 몸관리며 모든 관리에 철저하시거든요. 하루에 1~2갑을 피우셨는데
    건강에 안좋단 뉴스에 하루아침에 뚝! 진짜 놀랐죠.
    문제는 그 후유증이었어요. 어찌나 애 가진 여자처럼 신경질을 내시던지 어휴… 도대체 어느 게 진짜 성격이었을까 싶을 정도로 엄마랑 그 후유증 다 받아내느라 도 닦았는데 그것도 옛일이 됐네요.ㅎㅎㅎ

    저희집도 도깨비시장..에 단골이 있어서 가끔 가요. 멀티비타민과 엄마 화장품 사올 때랑 주전부리 사올 때… 한꺼번에 못들고 와서 꼭 나눠서 가야 하는 불편이 있지만 주전부리 사올 땐 놀러 가는 거니까 엄마랑 실컷 놀다 오죠.

    정말 갑자기 아이리쉬 커피가 생각나네요. 요즘은 약 때문에 하루한잔 커피도 3일에 한잔으로 참고 있는데 그게 젤 죽겠어요. 밥보다 커피를 더 좋아했는데 말이죠.^^    

  12. 睿元예원

    03/03/2015 at 10:20

    저도 아이리쉬 커피 함 만들어 보고싶네요.
    단맛이 약간 겁나긴 한데요.
    다이아몬드 가루 묻혀 놓은 것처럼 글라스가 아름답네요.
    그리고 통통하실것 같아요! ㅎㅎ
    호떡집이 처음 생겼을 때 먹어보고는..
    그땐 그리 줄이 길지 않아서 사 먹기 쉬웠었죠..
       

  13. 참나무.

    03/03/2015 at 12:28

    하루아침에 딱 끊으시는 분들..진짜 대단하시네요
    현지니하부진 담배피울 군번도 아닌데
    집안 병력이 심근경색이고
    심장 수술도 두 번이나 하면서 끊었는데…어느 날 다시 …;;

    다프네님도 커피 마니아시군요
    저도 많이는 안마십니다. 요즘엔…

       

  14. 참나무.

    03/03/2015 at 12:35

    예원님 때문에 엮인글로 해야겠네요
    제가 만든 건 엉터리고 엮인 글 참조하셔요 만드시려면…

    전 휘핑크림은 싫어해서 그냥 커피에다 위스키만 쬐끔 넣었답니다
    컵 주위에 설탕 묻히는 거(리밍)은 각자 취향대로 조절하면되겠지요
    전 집에서 만들기는 이번이 처음이라 설탕이 잘 안붙어있을까봐…^^

    앗 들켰다 한떡대합니다 제가…ㅎㅎ

    예원님도 그 호떡 맛보셨군요
    삼청동 골목에도 유명한 호떡있는데 아마 남대문이 원조이지싶네요
       

  15. 바위

    04/03/2015 at 14:38

    연어회를 사시는 방법 가르쳐드릴께요.
    이미 아셨다면 할 수 없지만요.ㅎㅎ

    저는 노량진수산시장 가서 사옵니다.
    한 팩에 2만 원인데 보통 스시집의 배가 넘지요.

    저를 기억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16. dolce

    04/03/2015 at 17:03

    막걸리 예찬치고는 음악이 너무 격조 높은 것 아닌가요??? ㅎㅎ
    김흥국 노래 정도가 맞을 듯 ㅋㅋ   

  17. dolce

    04/03/2015 at 17:04

    아니 막걸리 예찬에 무슨 꽃들과 커피만 잔득 ㅋㅋ

    저도 하나님의 강압에 의해서 술을 완전히 끊은지 10년이 다되가네요.
    하나님이 주신 세상에서 마실 수 있는 술 쿼터를 벌써 다 써버렸다고 해서리 ㅎㅎ

    건강에 좋다는 포도주 한잔의 유혹에도 넘어가지 않고 있습니다.
    한잔이 두잔되고 ,,,,뭐 그렇게 될까봐요. 제가 제 자신을 잘 아니까 ㅎ

    대용은 초코렛으로 했는데 가끔 편두통이 나서 조심하고 있습니다.
    (꼭 초코때문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그런 사람들이 있다고 해서)   

  18. 참나무.

    05/03/2015 at 00:54

    안그래도 시장다녀올 때 버스안에서 김흥국 노래 들었어요
    전화에다 청취자가 노래하는 프로더라구요…ㅎㅎ

    그나저나 대단하시네요
    깊은 신앙심때문이지 싶습니다만…

    초콜렛에 그런 증상이요?
    한 번 알아봐야겠네요 예전에는 의약품이었다는데…
       

  19. 엘리시아

    05/03/2015 at 01:09

    참나무님~
    빗방울이 뿌리던 날 저도 남대문 수입 지하 상가를 CDE동 차례로 돌아다녔답니다.
    가끔 들리는 E동 단골에게 윗옷도 하나 구입하구요.
    그집에서 멸치국수도 간식으로 멋었답니다. ㅎㅎ
    양이 적어 곱배기로 시킬걸 후회하면서요.

    참나무님과 자주 겹치는 나들이가 많아 꼭 어디서 뵐 것 만 같아요.
    제가 어떻게 하면 알아 볼 수가 있을까요~ ^^

    먼저 서촌에 들렀었는데 밥+집이 화요일에는 휴일이더군요.
    ‘오씨솜씨’인가요 거기서 된장 야채 비빔밥을 점심으로 먹고요.

       

  20. 참나무.

    05/03/2015 at 04:29

    어쩌면 우리 얼굴 모른채 여러 번 만났겠는데요
    이모집은 예전에 없더 김밥도 팔더군요
    조금씩 말아 얼른 먹고 가시란 뜻이겠군요
    서로 시간관계상…^^

    황주리씨 요즘 조선일보에서 글로 만날 때마다
    엘리시아님 생각이 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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