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워
다음에 오는 열차처럼
15분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다
그때마다 나타나는 상냥한 그녀는 시간의 문지기 같다
누구라도 그녀를 사랑할 수 있다
관광객들은 정확한 곳에 줄을 서 있었다
빨간 소화기는 20세기 골동품 같다
사람들은 수초에 감긴 인어처럼 이상하고 신비해진다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이
온 듯
거대한 유리병 같은 빛의 타워에
외국인들이 많았다
걱정이 없어지는 과자를 먹으며
전생처럼 멀어지는 기분……
어디선가 경음악에 감싸여 제2외국어가 흘러나왔다
―김행숙(1970~)
탑처럼 높게 만든 구조물이 있다. 그 타워를 상하로 왕복하는 엘리베이터가 있다. 15분 마다 운행한다. 사람들은 열을 지어 기다렸다 그 엘리베이터를 탄다. 엘리베이터는 거대한 유리병 같은 구조물을 오르내린다. 혹은 엘리베이터는 투명한 유리병 같은 겉모양을 하고 있다. 관광객들은 그 엘리베이터를 타고 구조물 꼭대기에 올라 탁 트인 전망을 즐길 것이다.
이 시에서처럼 우리는 엘리베이터를 탄 승객일지도 모른다. 시간이라는 엘리베이터를 탄 관광객일지도 모른다. 우리를 태우러 미래로부터 이동해 온 엘리베이터는 우리를 태워 현재로부터 가마득하게 멀어져 간다. 시간을 살아가는 경험이 엘리베이터를 탔을 때의 그 거리 이동 경험과 같다고 여긴다면 현재의 시간이 아주 실감이 나고 각별할 것이다. – 문태준 시인 <가슴으로 읽는 시>
J.S. Bach – 평균율 클라비어 곡집 제1권 중 Prelude & Fugue C#단조,
BWV 849 Sviatoslav Richter
어제는 리히터 오늘은 바흐 생일이라네요
하루상관으로. . .
& …
작년 한 취업 사이트가 250개 기업에 신입 사원 최종 면접을 하면서 언제 채용을 결정하느냐고 물었다. 열에 일곱꼴인 67.5%가 면접이 끝나기 전에 정한다고 답했다. 지원자 한 명당 면접 시간은 평균 23분이었다.
면접관들은 그사이 지원자의 열정과 성실함, 순발력, 직무 지식을 보고 합격·불합격을 결정한다는 얘기다.
▶이런 관문을 통과하려고 취업 준비생들은 목숨을 건다. 어떻게 붙잡은 면접 기회인가. 밤새워 쓴 자기 소개서로 서류 전형을 겨우 통과하고 다시 인·적성 시험에 합격하기까지 이미 수십대1, 수백대1 경쟁을 거쳤다. 이제 마지막 고개만 넘으면 꿈꾸던 사원증을 목에 걸 수 있다. 청년 실업자와 신용 불량자를 빗댄 ‘청년 실신’에서 벗어날 수 있다. 졸업식에 “백수의 길에 접어든 선배님들 졸업을 축하합니다”라는 짓궂은 현수막을 내걸었던 후배들을 보란 듯 만날 수 있다.
▶ 부모님 졸라 신사 정장이나 하얀 블라우스에 검은색 투피스를 마련한다. 굽 높은 하이힐도 산다. 지하철에 나붙은 “외모도 스펙”이라는 성형외과 광고가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친구들과 학교 앞 스튜디오를 빌려 모의 면접시험을 보며 말투와 걸음걸이까지 새롭게 해본다. 대기업 면접시험이 있는 날 새벽 서울 강남의 미용실은 머리 매만지러 온 취업 준비생들로 붐빈다.
▶그러나 나는 지망 회사를 위해 모든 걸 할 자세가 돼 있는데 회사는 내게 친절하지 않은 것 같다. “사회윤리와 회사 이익이 충돌할 때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면접관 질문은 내가 예상한 그런 것들이 아니다. “홍어, 닭발, 돼지껍데기, 곱창 중 외국인에게 추천하고 싶은 음식과 그걸 추천하는 이유는?” “서울에 사는 바퀴벌레는 모두 몇 마리인가.””한라산이나 백두산을 옮긴다면 시간과 비용이 얼마나 들겠는가”…. 때론 이런 질문들이 허를 찌른다.
▶어제 조선일보 1면에 서울 명동 어느 회사 앞에서 면접을 마친 여성 취업 준비생이 하이힐 벗어들고 휴대폰통화를 하며 걸어가는 사진이 실렸다. 드러난 뒤꿈치 스타킹엔 구멍이 나 있다. 사진기자 얘길 들었더니 그는 회사현관을 나서면서 바로 하이힐을 벗었고 사람 많은 명동 거리를 그렇게 200m쯤 걸었다고 한다. 평소 안 신던 하이힐이 얼마나 불편했을까. 그러나 하이힐보다 더 그를 힘들게 한 것은 사회에 진입하는 과정 자체일 것이다. 그에게 좋은 소식이 갔으면 좋겠다. 그 뒷모습 한 장면이 취업 절벽에 막힌 젊은이들의 고단함과 절박함을 다 말하는 것 같아 안쓰럽다.[만물상]취업 면접의 고단함 :김태익 논설위원 2015.03.21 (토)
이번엔 될까… 入社면접 ‘아픈 하이힐’- 19일 입사 면접을 치른 서울 중구의 한 회사 앞에서 면접을 마친 한 여성 취업 준비생이 하이힐을 벗어들고 통화를 하며 걷고 있다. 지난달 청년층(15~29세) 실업률이 역대 최고치인 11.1%까지 치솟는 등 청년 고용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이진한 기자 출처<–
선화
21/03/2015 at 06:19
바하 평균율~ 오랜만에 듣습니다
치열한 삶을 살아야할 젊은이들이 그러함에도
저는 부럽습니다!!! ㅎ
하나로마트엘 갔더니 싱싱한 제주산 도다리가 있어서 쑥도 샀어요
도다리 쑥국을 해 보려구요…혹 비법아세요?
완연한 봄날에 더 어울리는 바하 참 좋습니다!!!
참나무.
21/03/2015 at 06:34
눈물겨운 뒷모습…얼얼했는데 마침 논설위원도 언급하셨기…
오늘 수영장 회원들과 점심먹는 중 마침 두 회원 아이들이 인턴 교육중인데
가끔 모임 있을 땐 아이들 친구들이 거의 대부분 백수라 취직한 당신 아이들이
계산을 다 해야한다 그러데요- 그도 행복한 일이라고… 모두 한마디씩 했고요
바흐 평균율…바흐음악의 구약성서라 한다지요
생일 축하 겸 아침 한시간 내내 바흐 음악 들려주데요
도다리 쑥국…일단 재료다 좋으니 선화님 감으로 하셔도 맛날겁니다
광어나 감성돔 넣고 끓인 진주식 미역국도 먹고싶네요…
선화
21/03/2015 at 06:43
ㅎㅎㅎ
제주음식은 진주식이 많아요( 몰랐던~ㅎ)
여긴 한후 미역국도 꼭 광어를 넣고 끓인답니다
옛날엔 그 비싼 생선( 갑자기 죽어라 생각안남)으로 미역국을 끓였다지요
어느날 어느생선회집에서 광어미역국을 먹어봤는데…
(태어나 첨~~~) 정말정말 맛있더군요
아주 큰것으로 포옥~~~ 끓여야 국물맛이 진하고 맛나다고요…^^
강성돔으로도 끓이는군요~~
바하는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습니다 온 종일 듣는다 해도…
근데 우찌 집안에 계시온지요? 날도 존데? ㅋ~~
선화
21/03/2015 at 06:46
오타쟁이 이젠 아시죠? ㅎ) 한후/ 산후
김현수
21/03/2015 at 08:03
어제 종이조선일보에서 이 기사를 읽었는데 청년실업의 심각성을 잘 일깨워
주었습니다. 저 사진 한장이 그것을 함축해서 잘 보여 주고 있지요..
소득 3만불 시대라는데 실감도 나지 않고, 그전 보다 살기가 어째 신통치 않아서?!
참나무.
22/03/2015 at 05:42
비싼생선? 이름이 저도 궁금하네요
생각나면 알려주세요 선화님…
근데 제주도가 왜 진주지방 음식을 먹을까요- 그것도 궁금하고…
휴일 잘 보내고 계시겠지요
참나무.
22/03/2015 at 05:49
하이힐 들고 맨발로 명동거리를 쏘다닌 저 뒷모습의 처자가 만약 자신들의 딸이라면…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맘이 더 짜안해지더군요.
살아내기 힘든 시대같습니다
김현수 님 처음 뵙습니다- 흔적 고맙습니다…
선화
22/03/2015 at 09:03
ㅎㅎㅎ 생각 났어요
" 다금바리"!!! 이건 정말 비싼것 아시죠?
근데 요것도 요즘은 양식에 성공했지만 그래도 비싸지요
제주음식이 진주식이 아니라 제가 보기에는 경상도식이
많더군요 아님 일본식도 많구요
토속신앙이 많은것도 일본 문화랑 비슷해요
제주는 몽고, 일본, 문화가 뒤엉킨~~~(음식은 이상하게 전라도사람이
많다는데…경상도식이 많더군요 )
어제 도다리& 쑥 사 놓고 김치냉장고에~( 낼 끓이고..)
지금은 닭백숙 끓이고 있어요 들깨가루 넣은 닭죽이 드시고
싶답니다 임신중인 울 남푠이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