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을 말해주던 인물사진 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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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동네 친구를 만났다

며칠 전에 정말 우연히 인사동에서 만나

서로 급한 시간이라 전화만 주고받은 뒤 오늘에사 짬이 나서…
이왕 만나는 거 전시라도 하나 보자~

내 뜻을 쾌히 승낙하기 한옥갤러리로 정한 후 오랜만에 가회동 길을 걸었다

오늘 날씨 따끈하긴 해도 바람이 불어주어 파라솔이

자주 뒤집어지는 바람에 접고 V.D나…쐬기로 다시 합의…

한옥갤러리는 closed 팻말이 붙어 있었다

마침 전번이 있어서 …

분.명.히 6.3일 오픈인데… 어이하야/ 원망조로 말했더니

어디냐/ 바로 갤러리 앞이다/잠깐만…

그리하여 첫 관객들로 오롯이 전시를 보게 된다.

작은 두 칸 갤러리라 시간이 많이 걸리지도 않고

따끈한 날씨 북촌 길 올라가기도 싫어 내리막으로 천천히 걸어 내려오며

점심이나 우선 먹자~~별궁식당을 목적으로 걸었다.

그리 먼 길이 아니어서 담 갤러리 지나고 만난

윤보선 생가의 큰 나무에 핀 하얀 꽃이 우릴 반기는 듯했다

둘이다 꽃 이름은 ‘모른다’ 여서 갑갑했다

엄청 큰 나무의 흰 꽃이라 이팝? 조팝? 하다

별궁식당 가기도 귀찮아 불친절한 마나님 집으로 들어가게 된다.

마침 아무도 없어서…무심결에 아무데나 앉았는데

예약했냐… 몇 명이냐/ 둘이다 했더니 반가워하지도 않고

쌀쌀맞게 2인석으로 앉아라~ 명령조다

이 집 주인장 불친절로 이미 소문 난 사람인 거 알아서

고분고분 죄지은 학생처럼 시키는 대로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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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있으니 예약손님들이 들어와 많지 않은 좌석이 거의 찼고

나중에 온 남자 셋은 ‘스스로’ 식당안의 의자를 들고 나가 앉는 거다.

말하자면 예약제다 이거다. 두어 번 와봤지만 오래 전이라 잊었는데…

12시부터 영업시작. 우리가 좀 일찍 도착했고 예약 손님이 우선이란 거 알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소리 안한 걸 아주 대단한 호의를 배풀었다.

화난 것같은 얼굴로 당신 할 일이나 하는 거다.

혼자서 모든 걸 다 하려니 많이 바쁘기도 하겠지만

우리끼리 이야기 끝에

"…척 하면 착! 이지.."

이런 말 끝났을 무렵 우리 대화에 갑자기 끼어드는 거다

척 하면 착!’ 인데 비빔밥(이름이 뭐더라) 위에 얹힌 게

된장인지 고추장인지 알고나 비비냐고 비웃는 듯한 표정은 뭐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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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확인 아니하고 비빈 것이

큰 잘못이라도 한 것 마냥 주춤거리고 있는데

‘된장도 고추장도 아니고…가죽 나물 장아찌(?) 곱게 다진 거’라며

자신만만하게 얘길 하며 주방으로 가는 거다

우린 다시 주눅이 들어 조용히 말소리 죽여 가며

"이거 내돈주고 사먹으면서 구박받긴 또 첨이네"

이러고 있는데 바로 곁 테이블 사람들도

예약한 수에서 한 명 빠져 쿠사리(죄송) 까지 들은 후여서

우릴 보고 의미 있는 눈을 찡긋거리며 따라 웃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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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 안에 손님이 한 가득이라 주인장은 주방에서 혼자 정신이 없었다.

우리 좌석 오른쪽에도 여자 두 분이 앉았고 우리랑 같은 비빔밥이 나와서

웃으며 맨 위에 얹힌 게 뭔 줄 아시냐 물었더니

바로 근처에서 와서 잘 안다고…한두 번 말한 게 (자랑 한 게)아니라며

비빔밥 이름까지 알려주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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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잊었다가 사진을 보고 알게된다

어메이징 비빔밥..ㅎㅎ

우리처럼 눈치를 받으면서도 다시 오는 거 보면

말 그대로 조미료 입장금지인 게 맞는 지

그래서 주인장은 도도하게 자신만만한 표정이었나?

우린 거의 맛도 음미하지 못하고 빨리 나오기 바빴다

보아하니 시끄럽게 얘기하지도 못 할 분위기여서

얼른 편한데로 나가고 싶기도 했고…

특히나 점심시간 황금시간대여서인지 계속 손님들이 들오고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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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앞의 인물사진…사진 담은 이는

이 주인장을 충분히 아는 사람 맞을거다

틀림없다!

트레이드 마크처럼 홀 안에도 붙어있어서 살짝 담아봤다.

마치 ‘나 이런 사람이니 건드리지 말라~~’ 하는 듯

사진을 떼지 않은 것 보면 맘에 드는 지…

여하튼 시작부터 끝까지 웃는 모습은 본 적 없고

계산하기도 쉽지 않았다는 친구의 하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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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맞은 편 늘 담는 담쟁이 아래

오롯이 피어있는 패랭이꽃이랑

마나님 가게 앞 꽃들 담을 때까지 아니 나와

왜그리 늦었냐 물었더니 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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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내미니 ‘좀 기다려라 ‘

*하던 일 마자 하고’

친구가 잘 못알아 듣고 다시 카드 내미니

‘세 번이나 말했는데’… ‘이러며

*바깥 남자 셋 음식 배달시큰둥 계산해 주더란다

임금님도 뒤에서는 흉본다는데

우린 마나님댁 뒤로 하고 나오며

저런 성껵이니 어떤 종업원이 붙어있겠냐’

‘그래도 단골들이 있는 거 보면?’

‘우리 요담에 또 가게될까…’

‘서울에서 제일 불친절한 ?’…

깔깔 웃으며…회포 풀 장소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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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칫밥 먹으면서도반가운거 발견하고

한동안 짜안 ~~~

엄마가 생각나는…박남준시인 계시는 곳악양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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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보선고택 이름 모르는 무지막지하게 큰 나무의 흰 꽃

개회나무 다시 감탄하며 담 갤러리 입장료(500원) 작품 슬쩍~~ 이후

스케쥴 권한을 나한테맡기길래맘으로 정한곳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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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2층 게단 역 ㄱ으로 꺾어 들어설 때

계셨던 네 분도 우리처럼 오래 앉아있어서

맘 편히 얘기할 수 있는 옛날식 다방이다.

(. . . . . . . )

클럽에라도 들어갈라치면

물 흐린다고 당장 거절당하고도

한참 남을 연령대의 네 분도나가고

또 우리보다 한참 위 할아버지 3분이

오랜 단골이신 듯 입장하셔서

우린 조영남전 같이 보기로 합의하고 헤어졌다.

삼 세번 가 본 다방…

사실은 꿍꿍이가 있어서였다

(혹시 청담을 계속할 수 있는 장소로?

– 이 이야긴 나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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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때마다 정해놓고 앉는…

브람스 다리(? 발) 아래

맞은 편 벽에는 좋아하는 음악가들

로스트로포비치,

백건우, 카라얀, 발레리 게르기에프

브린 터펠, ( ? 지금 기억 안 남), 아라우

사진들이 보이는 자리에서

10년만에 만난지인과 회포를 푼 것이다.

11시에 만나 3시간 반 가량?

울 애들 유치원 다닐 때 같은 동네 살던

취향도 비슷하고 서로의모든 걸

‘거의 아는(?)’ 친구같은 지인이다.

12 Comments

  1. 교포아줌마

    04/06/2015 at 03:04

    하하하하하하
    저거 상술일 수도 있어요.

    미국 인기 싵콤 seinfeld에 일화 하나.
    맨해튼에서 인기있는 슾(soup) 집이 있어서 사람들이 줄을 서고 또 서는데

    그 집 쥔이 위의 주인장처럼 불친절하라면 둘째 가라면 서럽고
    사람들한테 마구 호령, 야단치는 캐릭터가 있었어요.

    일명 soup -nazi
    seinfeld에 나오는 친구들이 붙인 이름이지요.

    저 주인도 한번 이름 붙여봐주세요.

    그러면 다음엔 훨씬 쉽게 넘어가게되요.
    우리가 뒤에서 당신님을 어떻게 부르는지 알기나아냐 하면서요

    그런데 이 모든 수모를 참는 데는 단 한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하는데

    음식이 탁월하게 맛있고 질이 좋아서 이 수모를 받으면서도 먹을 가치가 있어야한다는거죠.

    오랜만에 올리신 사연에
    빵 터졌어요.

    참나무님^^   

  2. 도토리

    04/06/2015 at 04:18

    저도 이 집 한 번쯤 가본 것 같아요.
    기억이 가물거릴 정도로 제겐 무덤덤했던 곳인데
    이렇게 맛깔나는 글을 써 주시니
    다시 한 번 가봐야겠는걸요!ㅎㅎ^^*    

  3. 참나무.

    04/06/2015 at 04:50

    교아님 말씀 새겨듣습니다
    왠지 수긍이 가는 것도 같고요
    아침에 급히 올리고 나가느라 다시 수정했어요

    빵 빶;셨다는 말씀에 힘이납니다
    망설이다 올렸는데..ㅎㅎ

       

  4. 참나무.

    04/06/2015 at 04:53

    넵 토리샘~~ 한 번 더 가봅시다
    이번엔 국수먹으러…ㅎㅎ
       

  5. 선화

    04/06/2015 at 06:42

    ㅎㅎㅎ

    손님은 무수리고 쥔장은 마나님 맞네요~ㅎ

    여기 제주가 원주민인곳의 식당들이 대부분 그렇습니다
    식당뿐 아니라 모든 가게들이요
    그들도 압니다 자기네가 불친절한지도요
    첨엔 놀랐는데 이젠 그려련~~한답니다

    근데…글케 눈치주며 잘나척을 디립따~하는 식당에서
    밥 먹으면 소화도 잘 안될텐데…정말 음식이 맛나긴 한가봅니다

    그러함에도…손님이 글케 많으니 그 마나님은 계속 그렇게
    도도할것 같은데요? ㅎㅎㅎ
    ( 저 같음 두번은 안갈것 같은데…^^ )   

  6. 선화

    04/06/2015 at 06:43

    참 오전에 마라도 갔다가 조금전 휘리릭~들어왔어요

    근데 사진을 찍으려보니 빳데리가 없어 대략난감~~흑^^
    핸폰으로…ㅎㅎ
    1시간동안 충분히 보고는 돌아오는 배를 타서는 내려보니 큰자리를
    어부들이 팔길래 고거이 사갖고 왔지요
    그릴에 굵은 소금뿌려 굽어서 저녁에 얼음동동 띄워 달달하고 향좋은
    매실주 일잔하려구요~ㅎㅎㅎ

    교아님의 블랙베리술이 안 잊혀집니다!!!   

  7. 참나무.

    04/06/2015 at 08:39

    상호까지 계동마나님- 나 이러다 혼나는 거 아닐까요..ㅎㅎ
    제 고향 진주 시장도 마찬가지
    뭘 좀 사려려고 딸막거리면

    "살라면 사고 말라면 마소’ 이캅니다요

    수영이나 평소보다 더 열심히 하고
    새로 오픈한 한식집에서 점심 회식 있어서 느긋하게 지냈네요

    밧데리 없어져서 사진 못담는 건
    제 레파토리에 끼지도 못합니데이~~^^
       

  8. 엘리시아

    04/06/2015 at 11:59

    얼마나 불친절한지 급궁금해지네요 ㅎㅎ

    상술이라면 좀 지저분한 상술인데요
    백문이 불여일견 가보아야겠네요

    안동교회 부근인것 같은데
    저는 이곳은 즐겨다니지 않아서
    ‘계동 마나님’이 있는지도 몰랐어요

    기대됩니다. ^^
       

  9. 참나무.

    04/06/2015 at 22:56

    기대하고 가시진 마셔요. 제법 오래된…아주 협소한 가게여서
    엘리시아님 취향은 아닌 것같아서요
    여행직후라 더더욱…

       

  10. 엘리시아

    04/06/2015 at 23:08

    아항
    그런가요 잘 알겠습니다.
    제가 쓸데없는 호기심이 많아서요~ ^^;;
       

  11. 수정

    05/06/2015 at 08:34

    저도 그런곳은 가고싶지않아요!
    아무리 음식이 맛있어두요,
    컨셉 치고는….맘에 안드네요
    그래도 인사동 가게되면 주인장 얼굴은 한번 보고싶네요,

    잘 읽고갑니다.
    아직까지 메르스없는 청정지역에서^^

       

  12. 참나무.

    05/06/2015 at 08:56

    네에 수정님…화동 윤보선 고택맞은 편에 있습니다
    가회동에서 건너오셔도 되고…
    가게 유리문에 문제의 사진이 걸려있고요.

    오늘도 나갈 일이 있어서 그 앞을 지나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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