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온 다음 날 사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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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 나오는 사건만 사건이 아니다. 맑게 갠 하늘도 사건이고 붉게 노을 진 하늘도 사건이다. 지난 수천억 년 동안 똑 같은 풍경을 한 번도 없었고 또 앞으로도 수천억 년이 지난다 해도 똑같은 풍경은 단 한 번도 없을 테니까. 그런 걸 사건이라고 받아들일 때 세상은 신비롭고, 그런 세상에서 사는 인생은 즐거운 법이다…

사석원- 꽃을 씹는 당나귀- 61p(하필)

나도 용기내어 담았던 풍경들 장소들이지만 다시 올려본다.

2006년도 출간되어 절판된 책을 알라딘에서 단 한 권 있다는 정보를 얻고 참 잘 사왔다

새 책(12,000)이나 마찬가진데 5,400원에 산 것도 기쁜 일이고 말고. . .

손철주 추천사에서

"처음 볼 땐 웃음이 나고 두번 볼 땐 따스해자고 세 번 볼 땐 훔치고 싶은 것이 사석원 그림이다!"

난 아직 세 번 짼 해당되지 않은 듯…

e메일도 컴퓨터도 없는 아날로그 남자

그의 글들이 더 재밌어서 한 번 들면 놓을 수 없게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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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위로할 줄도 웃길 줄도 아는 사석원 화백- 꽃을 씹는 당나귀,

전철에서 읽다가 몇 번이나 풉! 했는지…

어제서울 하늘 남아공처럼 맑아 하늘만 보고다녔다.

하늘하면 요즘은 또 배정현기자도 덩달아떠오른다.

‘꽃을 씹는 당나귀’ 사석원 그림과 책을 읽다 보니

넓찍한 전시장을다시 거닐고 싶어졌다. 고궁보월古宮步月 아직 못해본 나는

더구나 토요일은 도슨트 설명도 있는 날…지난 번엔 수영 가방 집에 두고 가느라

헐레벌떡 갔어도 놓쳤기 때문에 어제는 수영가방 보관함 있는 회원께 맡겨두고

곧바로 달려갔다. 경복궁이 아니고 반대편 북악터널 지나 롯데 캐슬 근처

북악정 보며 처음으로 가나아트 반대 방향으로 간 거다. 시간도 넉넉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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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진짜 기차게 맑았다.

김종영미술관과 마주한 금보성은 그래도 들어갈 시간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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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영 미술관-사미루 올라가는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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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오른편에서 만나던 풍경들을 왼편에서 만난다 이 두 갤러리도 언젠간 가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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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아트내부 군데군데 다 돌아보고

데스크 직원께 다가섰을 땐 1시 반…에지간히 빨리 서둔 탓이다.

좀 있다 도슨트 설명 있지요? / 아닌데요?/

어 홈피에 매주 토요일 2시 도슨트 설명 있다 했잖아요

아니란다… 사전에 미리 예약해야 된단다…허기사 여태 다녀도

가나 아트에서 도슨트 설명 들은 적은 한 번도 없었으니.

뭐 그래도 괜찮다 꽃을 씹는 당나귀 이후 그가 조금 더 가차히 다가왔으니

여태껏 보아 온 중에 이번 전시가 제일 맘에 들어 한 번 더 봐도 손해 볼 일도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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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1,2층 한 바퀴 비잉 돌고…지난 번에 사진은 담았으니

부담없이 온전히 그의 열정적 氣를 다 받는 느낌이라니!

다시봐도 진짜 물감 값 솔찬히 들었겠다…서울 궁전을 맘대로 주무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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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환 작가 작품들은 모두 없어져버렸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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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엘리베이터 문까지 바뀐 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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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그래서 한가롭게 사미루에서 마감은 못하고

가나아트에서 구기터널 지나 통인동으로 향했다.

두어 번버스를 잘 못 타서(번호들이 비슷비슷…;;)

녹번동 불광동까지 간 적있어 요즘은 꼭 확인하고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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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최고로맑고, 바람까지 불어 얼마나 좋은 지…

전시장과는 달리 통인 시장은 언제나 붐빈다.

점심시간이 훌쩍 지났는데도 활성화 된 도시락카페 때문인지

엽전 들고다니며 음식 고르는 사람들도 많이 보이고

효자베이커리도 들렀다. 여전히 …언제나 줄이 늘어져 있지만 곧바로 줄어들어

그리 지루하지않다 연신 맛배기 빵도 가위로 잘라 주니 받아먹는 재미도 쏠쏠하고

야채빵 무화과 치즈빵 등등 사서 우선 배고파 맞은 편 베이커리에서 운영하는 카페에 처음 가봤다

식당에선 혼자 밥먹기 좀 그렇지만 카페는 괜찮거든…효자베이커리에서 운영하는 카페는

빵 봉지 보여주면 모든 차 종류 할인도 되고 쟁반과 포크 가위까지 서비스되어 더편하다.

마을 버스가 보이면 종점까지 올라 가 인왕산 마주하고도 싶었는데

쉽게 보이지도 않고 날은 째앵 하고…얼요기도 했겠다

치즈케익과 커피 조합이 썩 좋은 행성엔 들리지않고

다시 통인시장통에서 밑반찬 종류별로 좀 샀다

집에 있는 밑반찬들 싫증도 났고…몸 좀 아끼느라

이번 한 주는 주방에 오래 서 있지않아도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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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을 그리 자주 다녀도 처음 만나는 골목들 또 있더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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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류가헌 (화장실 때문에-죄송해라) 들러

겸손해 보이는 작가와도 잠깐 마주 앉아 권하는 패트 병 포도주스 사양하고

미안해서 "저는 빵이라도…" 빵 봉지를 들어보였지만

"아니요 우리도 방금…점심 먹었" 다며 손사레를 쳐서나도겸손하게 인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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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길-청와대 올라가는 길 가 화단엔 둥글래 오션 등

대대적으로 손질하고들 계신 고마운 분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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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그렇치 경복궁 내 자작나무 멀리서라도 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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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서 걷던 길을 혼자 걸으며…인사하고 …

이 남자 중국작가 작품 인 줄 알았는데 어제 첨 확인했네…죄송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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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팅맨 프로젝트 <–

오가는 차 안에서 줄 서는 시간 손에서 놓기싫은 책은 다 읽고

이젠 본격적으로 골드핀치(황금방울새)에 몰입해야된다

책이 두꺼워 집에서만 봐야해서 살짝 불편하지만 궁금하기 짝이 없는 …

늘 숙제였던 책은 뒷장을 펼처보고서야 한국 번역 발행일이 2015 6월23이라는 거 알게된다

1권은 579p 2권은 483p=1,060p- 와우~~며칠이나 걸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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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비 온 다음 날, 낮 달 뜬 날

Roberto Prosseda plays Mendelssohn Venetian Gondola Song op. 19 no. 6 in G minor.

Live in Vicenza, Teatro Olimpico, Settimane Musicali/ June 11, 2009.

4 Comments

  1. 八月花

    28/06/2015 at 01:10

    진짜
    어제 하늘 맑더군요.
    다리를 건너는데 맞은편 풍경이 얼마나 선명한지 ㅡ

    그리팅맨
    한국작가 작품이라구요?
    헐!
    저도 여태 중국작가 작품인 줄ㅡ
    혹시 비슷한 작품하는 사람들이 있는걸까요?
    덕분에 평창동 구경 잘 했습니다.   

  2. 참나무.

    28/06/2015 at 10:23

    어제같은 하늘 최근에 서울에서 만난 적 없는 것같았어요 정말로!
    바람까지 불고…

    공공미술작가 유영호-그리팅맨 프로젝트 대단하데요
    A&C 조영남의 길에서 만나는 미술에서 본 바로 그 작가더만요
    우루과이 용산 포항 등지의 6m 그리팅맨들 …작은 맨들 1000개(?) 팔리면
    세계도처에 6m 그리팅맨이 세워진다지요- 저도 그냥 중국작가인갑다 했지요

    조영남 -작가와의 시간 다녀왔어요
    신정아 기획…저 멀리 소사까지…^^

    그리팅 맨 프로젝트 링크해뒀어요- 참고하시라고…^^
       

  3. 산성

    28/06/2015 at 14:51

    때가 되어 떠나는 날까지
    삶은 그리 길지도 나쁘지도 않다는 말씀…
    이 좋으네요.

    경복궁 담장을 질러가는 푸른 하늘,
    나뭇가지 이어붙이신 수고는 제 눈에도 잡혔습니다.

       

  4. 참나무.

    28/06/2015 at 15:06

    정말 그렇지요…
    집안 장남인데 7살까지 말도 못하고 허약해서 집안 어른들의 걱정이 많았답니다
    가족들과 소통의 수단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초등학교 6년동안 숙제를 단 한 번도 한 적없어6년동안 뺨을 맞았답니다
    그 시간 동물들과 놀았다네요…양장점 하시는 어머님 곁에서 고흐 그림들 도감 속 동물들 그리며 많은 시간 보냈답니다.

    오타가 어찌나 많은 지…답글창 잘 안열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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