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풍 2. 처서 아침

‘그리운 것들 꽃피게 놔둬’ -처서 아침 2012/08/24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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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가을 길에서는
그리운 것들 꽃피게 놔둬,
그냥 슬프도록 피어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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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영 – 그리운 것들 꽃피게 놔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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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하

가랑잎 한 잎
마루 끝에 굴러들어도
님 오신다 하소서

개미 한 마리
마루 밑에 기어와도
님 오신다 하소서

넓은 세상 드넓은 우주
사람 짐승 풀 벌레
흙 물 공기 바람 태양과 달과 별이
다 함께 지어놓은 밥

아침저녁
밥그릇 앞에
모든 님 내게 오신다 하소서

손님 오시거든
마루 끝에서 문간까지
마음에 능라 비단도
널찍이 펼치소서.

시를 가르치다 보면( 시를 가르치다니! ) 시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면 되묻는다. 너는 지금 자신이 이 자리에 있는 것이 이해가 가느냐고. 저 꽃밭에 핀 꽃들을 이해할 수 있느냐고. 하면 더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멀뚱멀뚱 쳐다본다.

이 여름의 뜨거움을 우리는 이해할 수 없었다. 염천 허공에 제 목청을 터져 뿌리고 있는 말매미들 소리를 이해할 수 없었다. 다만 마주할 뿐이다.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주 작은 것들뿐. 하나에 둘을 더하면 셋이 된다는 관념 정도. 좀 큰 것은 이해의 대상을 넘어선다.

아침 밥상을 마주한다. 밥이 어디서 왔지? 고마운 농부의 손에서 왔다고 가르쳐서는 만의 하나만 가르친 것이다.

전 우주(全宇宙)의 화음으로 온 것이다. 다만 물음이 있을 뿐. 그 손님(물음)이 오시거든 기쁘게 기쁘게 ‘능라’를 펼쳐야 한다. 그게 곧 구원이니까!– 장석남 시인 출처: [가슴으로 읽는 시] 님 <– 2012. 8. 23 (목)

Chavela Vargas – Paloma Negra

푸나무 어제 저두 북한산 갔는데
하늘이 흐린듯한 구름낀 하늘이 가을을 담뿍 담고 있더군요.
그리고 바람소리….
나뭇잎들과 함께 내는 숲의 소리가
나가을이여!! 가을이랑께!!!!!

참나무님 푸르른 사진속에서도 가을이 활짝 보이는군요.
2012/08/24 09:35:59

깨달음(인회) 싱그러움이 물씬납니다.

그렇게 도도하게 끈질기던 더위도 세월앞에 장사가 못되나봅니다.
날씨가 며칠째 꾸물꾸물~~

그래도 이 아침을 맞는기분은 싱그럽습니다. 2012/08/24 10:52:05

딱따구리 조위 첫번째 구름사진 참 좋아요,,,^^
아주 오랜만에 시가 눈에 들어옵니다..
그대로 피게 두라….
님도요….

2012/08/24 15:32:15

해맑음이 여름꽃들은 작고 앙증맞은 꽃들이 많은 것 같아요.
어느 풀숲에 그저 있는 둥 마는 둥 그렇게 화려하지도 않지만 소담스레 핀
여름꽃들에게 시선과 마음을 준 2012년 8월의 여름이었던 것 같습니다^^ 2012/08/24 23:56:05
summer moon Chavela Vargas의 노래들을 들을 때는
아주 독한 술이나 에스프레소를 마셔야 할 것만 같은거 있죠
목소리에 삶이 모두 담겨있는 거 같은….
진정으로 느끼면서 살고 기억하는 사람만이 갖을 수 있는 목소리 같은…

‘가르칠 수 없는 것들’이 있다는 생각-저도 요즘 자주 하면서 지내요
배우고 싶어도 배울 수 없는 것들도…

오늘은 다른 때 보다 더 천천히 사진들을 보다가 갑니다
늘 감사한 마음도 남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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