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즈음, 잘한 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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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은 고기보다는 생선을 더 좋아한다

명절차례상 차릴 때도 그래서 생선이 많고

빅 사이즈라 손질 또한 까다롭다

생선 가게에서 대강의 비늘은 벗겨주지만

곰탁곰탁 꼼꼼하게 다시 손질해야한다

무엇보다 내장을 겉모양 부서지지않게

잘 빼내야 하기 때문에…

이 일은 마치면 내 손은 상처투성이고 싱크대 주변엔

몇 날이 지나도 비늘이 발견되곤한다

꾸들꾸들 적당히 말려 쪄야하기 때문에

제사 때나 차례상에나 도미 민어 조기, 등

생선손질해서 말려만 놓으면 일 다 한 것 같다.

시어머님 생시엔 언제나 당신이 이 일을 하셨는데

내가 맡아 하면서

이런 일은 우리代가 마지막이겠구나…

그런 마음으로 한다

유언을 남겼다

명절, 제사 다 때려치우고 여행이나 가거라

혹 생각나면 커피 한 잔 마시며 내 생각하든 말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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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ogen Cooper : Brahms,Theme and Variations in D minor

이번 추석장 보고 명절 음식 하기 전

큰 도미 한마리 잘라 일식 도미조림을 해버렸다

일본어로 도미 아라다끼-아들이 좋아하는데

이번엔 며느리를 위해서 했다 – 미역국 끓이며…

예측대로 모두 잘 먹어줘서 기분이 좋았다.

이번엔 일본 레시피 대로가 아니고

집밥 백선생표 조림장을 이용하여 아주 쉽게 했다.

*재료 준비:

1.비늘 잘 치고 삐들삐들 말린 도미 한 마리

-요게 참 쉬운 일은 아니다. 이번 추석은 날씨가 더워 선풍기로 말렸다.

2.백선생표 만능 조림장

갈은 돼지고기나 소고기 600g에다 큰 진간장 한 병 + 설탕 적당량= 팔팔 끓여 식혀 냉장 보관

3.생강(필수), 맛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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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달군 팬에 식용유 뿌리고 생각 편이나 채를 넣고 향을 낸 후

말린 도미 자른 거올리고맛술과 백선생- 만능 조림장 끼얹어가며 익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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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색갈이 브라운으로 되어가면 끝.

청양고추로 향을 내어도 좋고…

이번엔 현지니 멕이려고 파프리카로 향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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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번 추석 인기메뉴는 묻지마 백김치

백김치에다 물을 좀 많이-나박김치보다는 적게부었다.

배추나 무우 등속은 먹기좋게 나박김치처럼 썰었고.

식구들이 모두 백김치를 좋아하는데 귀찮아 안하다 오랜만에 했더니…

Tip:

국물이 익은 후 미나리나 사과 배를 넣어야 한다.

이번 추석엔 햇생강이 나와 한결 향취가 좋았다

그런데 좋아하는 음식 취향도 DNA가 있을까

아들이 좋아했는데 현지니까지 잘 먹어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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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성수에서 매주 토요일 열리는-꽃장에 가봤다.

페이스 북에서 본 사진보다는 훨씬 작은 규모였다

청강성수 맛가루 추천:

울 현지니 밥 비비는 데 넣어주니 잘 먹었다.

각종 과일과 새우 멸치가루를 말린 거였다.

양파와인, 오디청, 수제소금도 샀다

양파와인을 매일한 잔씩 마시면 좋다는데

맘 내키면한 번 만들어볼까~~도 싶다.

수제소금은 포도. 사과. 당귀..세종류가 있었다.

시식코너에서 맛 본 염도는 굉장히 강했지만

용기가 사진보다 훨씬 작아 안사려다

양초만드는 데 이용해야지~~했는데…

실수였다. 사기가 아니고 프라스틱…

그래도 괜찮다

카페 성수 가는 이유는 단 한 가지.

하콘이 우리 동네에서

오래오래 열렸으면 하는소망 때문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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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좋아하는 가게 팬두카 지나칠 때

운도 좋지…바틱 50 % 세일이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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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DUKA : means wake up

당연히 뿔닭 무늬…입기 전에 자주 펼처본다

어쩌면 에코벡으로 리프러덕션 될지도 모를 일…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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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 바틱은 파라핀인데

밀가루를 파라핀처럼 사용해서 냄새가 없어 훨씬 좋다.

동병상련…직접 해 본 사람이 어려움도 아니까

안면있는 사장님은 외유 중이고 직원도 바뀌었더라만

4 Comments

  1. 도토리

    05/10/2015 at 03:46

    앞치마 멋지네요!!

    이런 유익!!한 글은 전같으면 스크랩해놓고 두고두고 보리라… 했을텐데
    끄적거리며 노트에 적습니다.
    이틀 연달아 쉬다 나오니 멀미가 나는 것처럼 일이 손에 안잡혀서 할일 쌓아두고 콕콕거리고 있습니다..
    아니… 놀라선가? 하고 다시 잠시 생각중..

    어제 아기 보다가 콩 하는 바람에 아기 이마에 혹이 생겼어요.
    어찌나 속상하던지.. 눈물이 나올 것 같았는데 아들 넘이 뭐라하니 더 죽겠더라구요.
    헌데 남의 편같았던 남자가
    아빠도 기억나는 어린 시절에도 엄청 넘어지고 부딪혔는데 안그랬으면 어쩔뻔했나..
    넘 머리가 좋아서 큰일날뻔 했지! 다 그러면서 크는거야!
    .. 속으로 감동..ㅋ…^^*   

  2. 참나무.

    05/10/2015 at 03:57

    멋지십니다 그 댁 하라부지!
    끝까지 남는 사람 남의편이라니까요
    올 추석에도 절 도운 사람 유일한 남의편 뿐

    그 댁 아드님도 곧 아버님 여유를 배우겠지요- 누굴 닮겠는지요
    음식 취향까지 닮는 것 좀 보세요…ㅎㅎ

    어제 본 영화 ‘인턴’ 로버트 드니로의 여유가 생각납니다.
    ‘위대한 유산’ 이후 그의 출연작 별로 와닿지않았는데
    이번엔 힛트칠 것같은 예감

    울 동네 한 번 오셔요- 팬두카 안내할게요
    카페 성수는 활성화 된 카페더군요
    커피 시키니 카페 로고 쿠키도 나오데요…^^

       

  3. 참나무.

    05/10/2015 at 04:00

    아참 빼먹었네…보통 바틱은 파라핀으로 해서 냄새가 좀 나는데
    팬두카 바틱은 밀가루로 한 염색법이라
    냄새가 전혀 안나서 더 좋네요

    공정무역 가게여서 가끔 가지요…가방도 하나 샀고…
       

  4. 교포아줌마

    08/10/2015 at 12:43

    여행이나 가거라…

    시원시원한 참나무 시어머님^^*

    맛있는 커피나 마시면서 내 생각하거라.
    그 때 되면 스타벅스 커피점이 한집 건너
    하나씩 있게 될지도 몰라요.

    사람들한테 물 먹여서 부자된 이야기.^^

    며느리 아들 주느라 선풍기에 도미 말리는 시어머니
    마음.

    생선 자작자작 익는 소리, 냄새
    맛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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