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묘 이후엔집안에도 가을 한가득이다. 선산 주변 산국, 소금물에 살짝 데쳐 말리며 자주 베란다 문 열고 국화향 흥흥거린다.
항아리에 켜켜이 짚 깔고담아 둔 감 하며…
시댁 본가 의령군 상정면 화정리는 감곳이라
집집마다 등불이 매달려 축제같은데
사람들은 좀체 안보인다
예전처럼 곶감도 잘 만들지 않으니…
그저 정현종 시처럼 감나무에 매달린 채
보기만 하는 감 일 뿐이다.
– 오른 쪽 詩 걸려있는 곳 아시는 분~~
정해진 순서대로 진주 중앙시장에도 들러
11월 시모 제수용 피문어, 홍합도 사고
여러가지 야채, 보석같은 깐 콩도 샀다.
오늘 저녁 밥상 푸짐했다.
자칭 시골뜨기 충청도産 동서가 캐 준 씀바귀 등
각종 잡초들 중 달팽이가 추상화까지 그린
야생 곰취는 약간 쎈 듯하여 살짝 데쳐 쌈을 쌌다.
무엇보다 힛트는 민어랑 바지라기…
바다에 울타리친 건 아니지만 서해 동해산 생선은
남해산만 못하다고 어른들이 말씀하셨는데 나이드니 나도 좀 알겠더라
그 중에도 진주지방에서 ‘개발’이라 하는 바지라기는 남해산이 최고다
해감까지 빼서 팔기 때문에 냉동실에 넣어두고 오늘 아침부터 끓였다.
가을 중앙시장 서민적이고 푸짐하다- 울퉁불퉁 도너츠 한 개 500원
서울에선 볼 수 없는 콩잎 장아찌
과메기
잘 손질하여 소금 찰찰 뿌린 생선들은 스치로폼 박스에 담아준다
밤 늦은 시간이지만 집에 도착하자마자 잘 씻어 베란다에 내다놓고 선풍기로 말렸다.
제수용이 아니어서 내장까지가른 거라 나무젓가락 잘라 끼워 완벽하게…
오늘 저녁 잘 마른 거큰 찜솥 꺼내기 뭣해서 망설이고 있는데
남편이 삼시 세끼 차줌마가 우럭을 물 자작하게 부어
찌듯이 졸이더라며 한 번 해보라 했다.
우선 한 마리만 실험적으로 해봤더니 아~주 좋았다.
구이는 집안에 생선냄새 잘 빠지지않아 가급적 피한다
속데기 한묶음 만원, 비싼 듯 해도 워낙 좋아해서…
조선간장에 끓여 식힌 물 약간 붓고 고춧가루 뺀 갖은 양념해서
데친 파 먼저 넣고 조물조물 후 간 되는 동안
속데기(한 번에 서너장씩)석쇠에 구워 손으로 비벼
같이 섞어 차분해질 때 먹는 진주지방초봄 일등 메뉴였다
요즘은 조선파가 사시사철 나니 아무 때나 할 수있는데
이상하게 서울에선 살 수가 없어서 진주만 가면 항상 사온다.
다람쥐 문고
도토리 문고에서 마신300원짜리 자판기 커피가 어제 갤러리아 지하,에스프레소 보다 훨씬 좋았다.
시월 한 달 여한 없이 보냈다
청량산 펜션 1박 2일, 한 건만 해도 감읍 할 지경인데
평창동 & 부암동의 가을에다 오늘은 남산까지 다녀왔으니
남산 가시면 남산 도서관 내부 갤러리도 꼭 다녀가시길
로비엔 컴도 있다 – 어차피 화장실도 가셔야 하니…
"사진, 담아도 되나요" – 분위기만… -그럼요 많이 찍어 광고해주세요~ "네에 감사합니다…그럴게요~~" 약속은 지켜야지요~~
신형상전- 남산갤러리 남산 도서관 내부– 11월3일까지
&. . .
그나저나 오늘 참 재수 좋은 날이다
까딱 했으면 큰 사고날 뻔
ㅡ지금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가을 성묘다녀 올 때마다 본가 감나무
덜 익은 감 가지 채 꺾어매달아둘 때가 많다
오늘 아침 그리트 접시 뒤 못에 같이
걸어두려다그리트 접시 깰 뻔했다
-대봉이 다섯 개 였는데 하도 크고
무거워 두 개가 떨어져 버려…
세상에나 만상에나…
걸어 둔 못이 헐거워져서 떨어지는 걸
재빨리 두 손과 가슴으로 안아 받았다.
한 동안 맨붕 상태…
다신 벽에 걸지 않기로 하고
책장 위에 세워뒀다…후덜덜~~
-요담엔 작은감 가지 꺾어달라 해야지
이번 대봉 가지는 정취가 없다
교포아줌마
31/10/2015 at 01:26
아직도 운동신경이 좋으시네요.
두손과 가슴으로 받아 안으시다니…^
이곳도 내일 할로윈 지나고 찬비 오면 십일월로 접어듭니다.
좋은 시월^^
참나무.
31/10/2015 at 05:10
네 제가 운동 좀 했어요…왕년에는…^^
아직은 순발력도 쫌 있는 편이구요
이번 비로 서울은 기온이 좀 내려갔답니다
사람들 벌써 패딩 점퍼 입고 나왔더군요…
그런데도 어제 남산 산책로 외국인들은 짧은 바지 입고 죠깅하는 분도 만나고
은행 때문에 자연친화적 냄새도 솔솔나고…
다니면서 밟지않아야되겠더라구요
잘못하면 차안까지 민페끼치니까…^^
이제 환승역 같은 11월이 내일부터군요
말그미
01/11/2015 at 01:47
눈이 반짝 뜨였어요.
찬거리가 전부 제 식성입니다.
속데기 무침… 침이 넘어가서 김이라도 구워
오늘 낮에 무쳐봐야겠습니다. ㅎㅎㅎ
참나무 님,
오늘이 11월 1일!
반갑기 보다 가슴이 먼저 ‘철렁’합니다.
그러나
‘모두 다 사라지는 것은 아닌 달’의 아라파호족 아메리칸 인디언의
11월은 많이 위안을 줍니다.
11월!
여전히 활력 있는 날들이 되실 참나무 님,
꼭 건강도 하시길…^^
참나무.
01/11/2015 at 14:57
속데기를 아시니 말그미님 경상도 출신 틀림없습니다.
서울사람들은 잘 모르던데…
김으로 대신하신다니… 많이 좋아하시나봐요
금방 무쳐 맛보시게 하고싶네요… 반가워서…^^
이젠 이슬대신 서리가 내릴 11월…
첫날이 주일인데다 저는 또 자유부인이어서
오늘 하루 느긋하게 제가 좋아하는 일 맘대로 하며 천천히 자알 보냈네요.
그러느라 이제사 로긴하여 답글이 늦었지요.
말그미님 많이 고맙습니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