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이월(十二月) -박재삼

십이월(十二月)

욕심을털어버리고
사는친구가내주위엔
그래도일할(一割)은된다고생각할때,

옷벗고눈에젖는나무여!
네뜻을알겠다
포근한십이월(十二月)을.

친구여!
어디서나당하는그
추위보다더한손해를

너는저설목(雪木)처럼견디고
그리고이불을덮는심사로
네자리를덮히며살거라.

―박재삼(1933~1997)

한해가저물고있다.잎사귀를떨군나무들이바깥에서있다.욕심을툴툴다털어버린나무들이,마음을비워빈그릇처럼깨끗하게된나무들이서있다.그리하여나무들은비록옷을벗고나목(裸木)으로섰으나오히려이한천(寒天)이포근하다.

삶은우리들의하늘에한랭기단을,억센한파를,눈보라를보내온다.우리는해(害)를입고밑질때가많다.그러나그러할때폭설을뒤집어쓴저나무들처럼삶을견딜일이다.꽝꽝언,얼음덩어리인십이월에서있는나무들처럼삶을견딜일이다.어금니를앙다물고인내할일이다.그리고제몸에이불을당겨덮듯이스스로를의지하고사랑하며살일이다.스스로에게연탄같은따뜻함을지필일이다.시인-문태준

[출처][가슴으로읽는]십이월(十二月)2015.12.28(월)

GabrielFauré-RomancesansParolesOp17,No3-Pi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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