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권옥연 회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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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기 블루처럼 권옥연 그레이 또한 제가 맘대로 붙인 거라

작가들께 결례는 아닌지 모르겠네요

권옥연 화백 4주기 전이 열리는 거 알았지만

제대로 천천히 보려고 아껴둔 전시였지요

권화백이 주로 쓰는 중간 색조가 청색, 갈색, 회색이지만

이상하게 저는 그의 인물화나 정물, 드물게 풍경화를 볼 때마다

독특한 회색이 제일 오래 뇌리에 남아 권옥연 하면

그냥 회색…으로  남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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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들어가면 오른쪽에 간단한 그의 약력과 이병복씨가

직접 집에 있던 거 갖다놓은 듯한 목기들이 먼저 눈에 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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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편엔 이젤과 사진이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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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도 못들어오게 했다는 권화백 화실이 그대로 꾸며져 있습니다

소제하기를 싫어해서 3년마다 한 번씩 화실 옮길 때나

이병복씨가 들어갔다는 그 유명한 화실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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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일력으로 꼬아 만든 묘한 게 주렴처럼 걸려있고

반닫이 위에는 이병복씨의 편지글이 걸려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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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가시면 꼭 읽어보시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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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조 가구들이 권화백의 작품들과

그렇게 잘 어울릴 수가 없던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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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먹감나무 문갑과는 최상-물론 사적인 취향이지만

 앞에서 한참  서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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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유명한 이병복씨를 모델로 한 누드화와

소녀상 들 주로 초기작이 대부분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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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계단으로올라가 2층 회랑에는

추상화같은 편액 4작품이 걸려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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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2층…아무도 없는 공간… 의자에 잠깐  쉬었다

다시 1층으로 갑니다

이왕이면 좀 참더라도 이곳  화장실 안들리면 잡아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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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아트 내부는 전부 예술품들

복도의 구불어진 장식장. 층마다 다른 엘리베이터 문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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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창에서 바라보는 이 공간도 빼지않고 들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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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한 내리막 길에서 다시 버스 타고 서촌으로 가야합니다

사실은 그 전에   김종영미술관 먼저 들렀습니다만

새해 첫 나들이 좋아하는 미술관 3군데가 자문밖 평창동 부암동이었네요

1 Comment

  1. 참나무.

    04/01/2016 at 17:12

    가나문화재단은 한국 추상미술 1세대이자 한국 초현실주의 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권옥연(權玉淵, 1923-2011)의 4주기 회고전을 개최한다.

    권옥연은 함경남도 함흥에서 태어나 경성 제2고등보통학교(지금의 경복고등학교)에서 처음 미술을 접하고 화가의 꿈을 키워나갔다. 이후 도쿄제국미술학교와 파리 아카데미 뒤 페(Académie du Feu)에서 유학하면서 상징주의, 후기인상주의, 앵포르멜, 초현실주의 등 동시대의 주요한 미술사조를 접하였으며, 권위 있는 추상미술전이었던 레알리떼 누벨(Salon des Réalités Nouvelles) (1959)에 초대되기도 하였다.

    그는 1983년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이 되었으며, 1990년 보관문화훈장을 수상하고 2001년에는 국립현대미술관 주최 ‘올해의 작가’로 선정되어 덕수궁분관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2011년 타계한 이후 처음 열리는 이번 회고전에서는 서구 미술을 가까이 접하며 거기에 한국적인 향토성을 융화시키려 했던 권옥연의 조형세계를 살펴 볼 수 있는 작품 50여 점을 선보인다.

    회색조의 신비로운 화면,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들다

    그림의 톤은 태어날 때부터 운명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 색채와 형체 못지않게 톤이 그 사람의 특유의 포에지(poésie)를 나타낸다고 하는 사실은 훌륭한 작가의 그림은 사방 1센티미터만 잘라 놓아도 그 그림의 제작자를 알 수 있다는 데서 드러납니다.

    그림을 그리다 보면 도저히 흉내낼 수 없는 것이 있는데 그 사람의 체취입니다. 즉 그 사람의 시요, 그 사람의 노래입니다. 처음 들어 보는 자기 자신의 노래를 불러야 합니다. […] 좋은 작가라면 섬뜩할 정도의 개성을 풍겨야 합니다. 그 때 비로소 예술이란 과정의 걸음마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구상적인 형태에 비구상의 모티브가 섞여 있거나 비구상화면임에도 구상적인 형태들이 엿보이는 권옥연의 화면은 주로 청색, 갈색, 회색의 일관되고 절제된 색조와 함께 어우러져 있다. 이러한 구성은 구상과 비구상,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고, 서정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의 회화가 이렇듯 특유의 양식을 가지게 된 것은 1950년대 말의 파리 유학 시절부터로, 그는 타국에서 이방인으로 머물러야 하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끊임없이 모색하면서 자신만의 독자적인 세계와 모티브를 만들어갔다. 이러한 그의 작품세계에 대해 초현실주의 운동의 선구자였던 앙드레 브르통(André Breton)은 “당신이야말로 진정으로 현실을 넘어섰다(sur)”며, “동양적 초현실주의”라고 표현했다.

    어머니 곁을 지켜야 한다는 장남의 책임감으로 브르통이 제안한 파리 개인전을 뒤로한 채 고국으로 돌아와야 했던 권옥연은 귀국 후 절제된 색채를 바탕으로 한 풍경과 인물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특유의 청회색과 상념에 빠진 듯한 인물이 특징인 권옥연의 인물화는 청색, 회색, 녹색 등을 여러 번 덧칠하여 미묘한 회색조의 변화와 함께 독특한 질감을 가진다.

    그의 인물화에서 또 다른 주목할 점은 대부분이 모델 없이 그려졌다는 점이다. 명백한 구상 형태의 인물이지만 지칭하는 대상이 없는 그림 속 인물들은 그의 추상화처럼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화면에 권옥연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말 없이 어딘가를 응시하는 그림 속 여인들에게서 우리는 슬픔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느끼고 특유의 신비로움에 이끌리게 된다.

    닿을 수 없는 곳에 대한 꿈, 노스탤지어를 그리다

    내가 파리에 도착하자마자 느낀 것은 서양이란 나하고는 전혀 관계 없는 세계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이전에 보았던 갑사의 분홍빛 흙벽이 떠올랐고 고향의 초가집과 싸리울이 머리 속에서 맴돌았습니다.

    1980년대에 접어들면서 권옥연은 본격적으로 전통적인 기물의 형상을 풍경 또는 추상 화면에 담아내기 시작한다. 마티에르를 통한 질감이나 대략의 형태들만 표현했던 파리 시기 작품들과 달리 솟대, 호롱불, 당산나무와 오방색의 천, 달과 기러기 등이 더해진 이 시기 작품들은 우리의 옛 시골 풍경을 떠올리게 한다. 그는 실제로도 민예품 애호가였으며 그의 아뜰리에에는 오래된 민속품 등이 가득했고, 이는 권옥연 회화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하는 주요 요인이 되었다. 이 같은 전통적인 소재 위에 특유의 회색 빛 어두운 색조가 더해지며 화면은 더욱 신비롭고 장중한 분위기를 가지게 되었다. “우리의 자연과 전통적인 이미지, 전통 기물에서 오는 공간 분할, 그리고 꿈에 대한 감성을 표현했다”고 말한 바 있듯, 그는 이 같은 소재 선택을 통해 우리의 원시적 근원에 대한 향수를 그려내고자 한 것이다.

    이는 옛 것이라는 과거의 모티브를 통해 함흥이라는 찾아갈 수 없는 고향, 전쟁을 통한 상실의 경험, 그리고 유학 중 겪었던 이방인으로서의 기억들을 반영한 것으로, 돌아갈 수 없는 시절에 대한 노스탤지어를 느끼도록 한다. 권옥연 회화에서의 원시성은 유학 이전 초창기 회화에서부터 감지할 수 있는 특성이지만, 초기 그림들이 고갱과 같은 후기 인상주의의 유토피아적 원시성을 표현하고 있다면, 1980년대 이후의 그림에서 나타나는 원시성은 좌절된 유토피아의 꿈에 대한 비애감이 더욱 두드러진다.

    이번 전시는 1950년대 초기작부터 근작에 이르기까지 인물, 풍경, 정물, 추상 등 다양한 장르를 선보인다. 뿐만 아니라 그의 아뜰리에가 부인 이병복의 손으로 재현되어, 관객들은 권옥연이라는 작가에 보다 가깝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특유의 색채와 서정성, 그리고 환상적이면서도 비애적인 화면을 통해 인간의 근원적 감성을 그리고자 했던 권옥연. 그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 미술계에서 권옥연 만이 가지는 색채를 확인하고 그의 작품세계를 깊이 있게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 출처: 가나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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