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집이 11쇄나?
 90세 피에르 블레즈 타계하신 1월6일은
김광석 기일(1964~1996)이었다.
자칭 통속  3류  연애시인이라는
류 근 시인이 그의  페이스북에
그날의 심경을 쏟아 낸 글이 있어
올려볼까 하다 허락없이
퍼오는 것도 그렇고
또 기타 등등의 이유로
용기가 나질않아 블레즈 소식만
올리고 말았던 것이다.
잘 모르는 불레즈 작곡 현대음악 보다
‘서른 즈음에 ‘ 이런 노래들을
훨씬 더 좋아했는데도. . .
 

 

근데 오늘 다시 용기를 낸 이유는
문지사  출간, 첫 시집 ‘상처적 체질’이
11쇄를 찍었다는 소식을 보고
 딱히는 그의 시집보다는
11쇄라는 사실이 더 놀랍고
또 반가워서가  아닐까~도 싶다
만약 다른 시인의 첫 시집이
11쇄를 찍었다 해도
 어쩌면 이런 식으로
좋아했을 것 같아서…
류근 시인이 페북에 쓰는 비속어는
그냥  감탄사 정도로 생각하면 좋겠다.
나도 상당히 불편하다
하여  올해 조선일보 신춘문예
희곡 부문처럼 비속어는
받침 생략했음을 이해하시길
퍼온 글 문제되면 당장 내립니다

어제는 가수 김광석의 기일이었다. 나는 오래 된 동네의 뒷골목 여인숙에 방을 잡고서 하루 종일 그를 추모하는 자세로 술을 마셨다. 명왕성의 단골 여인숙으로 가고 싶었으나 여비가 조금 부족했고 눈물도 아무 때나 흘러내렸으므로(안구건조증의 후유증임) 그냥 아무데서나 쓰러지자는 심정으로 호젓이 뒷골목으로 흘러들었다. 과연 오래 된 동네의 뒷골목은 호젓하고도 호젓하였다. 누군가 보내 온 김광석의 노래들을 들으며 나는 옛날의 내 슬픔과 쓸쓸함을 조금 기억해내었을까. 호올로 취해도 좋을 법한 인생이 오로지 내 것이라는 자각이 나를 충만케 하였다.

아직도, 여전히, 끈질기게도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의 가사를 내가 썼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나는 별로 유감이 있지 않다. 그들은 내가 이 겨울에 토끼처럼 잠을 자고 공작새처럼 추위에 떨며 안나푸르나처럼 고독하다는 사실에 별로 관심이 없을 거시다. 나 또한 열 세 살에 충주 아카데미극장 앞에서 잃어버린 자전거를 가끔씩 잊고 산다. 아, 그 파란, 신신약국 아줌마한테 4천원 주고 산 중고 자전거… ㅅㅂ,

시래기마저 다 떨어지자 바야흐로 이 겨울이 불안의 무게로 덤벼들기 시작한다. 그러나 나에게는 아직 세 개의 라면과 한 개의 3분카레가 남아있다. 적어도 사흘 안에 굶어서 죽을 일은 없을 테니 이 어찌 역군은이 아니실 텐가. 김광석 기일 다음 날이 되자 오히려 괴이하게도 서럽고 막막하다. 오늘은 노혜경 시인 북콘서트에도 가야 하고 좀 이따 좀 예쁜 애인과 낮술도 좀 마셔줘야 하는데 아침부터 술 생각… 시인이 되기 전에 폐인에 이르렀으니 아니 마시고 또 어찌 할 거신가. 류 근이여, “우리 이제 다시는 사람으로 세상에 오지 말기”다. 아아, ㅅㅂ. ㅈㄴㅅㅂ ,

숙취에 이즈러져서 빌빌 바닥을 기어댕기는 중이었는데 우편배달부 아저씨께서 문을 두드리시는 거시었다. 아아, 인천 앞바다에 라이타 돌 두 가마니 들어온 소식, 죽은 체 게바라가 새로 장가 간다는 소식… <상처적 체질>이 드디어 11쇄를 찍었다는 소식!

찍을 때마다 3천부, 2천부씩… 뭐 이래도 되는 건가. 어마어마한 인세를 감당할 길 없어서 스위스 은행에 비밀 계좌라도 개설해야 할 판국에 엄연히 처해져 버린 거시 아닌가. 인세 때문에 조국을 등질 위기에 처해져 버린 거시 아닌 거신가.

나 때문에 배 아파 죽는 동지들 조의금 쫌 빼놓고 오늘은 엄숙하고도 경건하게 내가 나에게 낮술 한잔 사 줘야겠다. 올해 새 시집 나오면 좋아서 죽어갈 동무들 대신해서 미리 구슬프고도 아름다운 낮술을 마시어 주시어야겠다. 그나저나… 아직도 시집이 팔리는 시절이라니…! 나는 참 슬프고도 갸륵한 심정으로 술집으로 간다. 11쇄 시인 술잔에 영광 있으라! 아아, ㅅ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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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회 청담, 이진명 시인과의 만남-사카에서

청담 검색하니 찾아지네요

15 Comments

  1. 데레사

    09/01/2016 at 19:34

    이 분 전에 청담에서 뵙고 저 시집도 받았지요.
    지금도 책장에 잘 꽃져혀 있습니다.
    11쇄나 찍었다니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습니다.
    축하해야 겠어요.

    • 참나무.

      09/01/2016 at 22:13

      네에~~청담에 자주 왔던 시인이지요
      다시 그 때가 그리워집니다

      제가 대부도 안가봤다그랬는데
      정문규 미술관 두어 번 다녀와서
      음악회 전시회 소식 메일까지 받으면서…
      제가 늘 이렇습니다

      그나저나 정문규 미술관 칸에다
      전시 리뷰 요지만 잘 뽑아 쓰셨다고 쓴
      긴 답글은 어디로 갔을까요…^^

  2. 수선호이

    09/01/2016 at 23:04

    참나무.님도 페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훌륭한 내용들이 많으시지만 보안문제나
    위블러그는 접근이 어려워서요..ㅜ.ㅠ
    귀한 마음 늘 잘 보네욤^^..

    • 참나무.

      09/01/2016 at 23:18

      페북은 제 아이들 때문에 그냥 이름만 걸어두고
      아주 가끔 몇 몇 분꺼 읽기만 합니다-넘 복잡해서…^^

      제 사이트:
      http://blogs.chosun.com/kangquilt

      이것만 기억하면 쉽게 들올 수 있는데요?
      아참~~ 댓글달려면 이름과 e메일 쓰는 거
      좀 귀찮킨 하지만…
      아마 스팸 관리때문인 듯합니다.

  3. 수선호이

    09/01/2016 at 23:21

    옙^^♥

  4. 수선호이

    09/01/2016 at 23:33

    알겠습니다..라는 의미로 옙♥ 했는데
    마법처럼 사라집니다..^^;
    편한 밤 몸과 마음 아끼세요
    엄마에게 하듯이 안부전하네요^^!

    • 참나무.

      09/01/2016 at 23:45

      사라진 게 아니고 일일이 승인을 해야 본문아래 달린답니다
      아까도 자꾸 스팸이 달려서 처리하느라고

      수선화님-호이보다 원 이름이 더 좋아서…^^
      오늘 하루 수고많았어요~~좋은 꿈 꾸세요~~

  5. 참나무.

    09/01/2016 at 23:39

    http://blogs.chosun.com/kangquilt/

    슬레시가 빠져서 정확하게 다시…

  6. ohokja1940

    10/01/2016 at 09:21

    각자가 자기 머리로 연구해서 올리다 보니 어떤 텍스트도 없고
    뭐가 되었다 안되었다 하고 아직도 정신 없어요.
    댓글 승인하기를 눌렀어도 한참 만에야 올라오니 참 어렵네요.
    어제 됐던게 오늘 안되기도 하고….

    이쯤에서 운영자측에서 확실한 가르침 같은것 한번 주었으면
    좋으련만…. 속만 탑니다.
    못해서 못 들어오는 분들이 많거든요.

    • 참나무.

      10/01/2016 at 10:32

      위블로그 자꾸 사용하니 장점이 많은데요
      관련글이 있어서 클릭해보니
      사카에서 모였던 사진들과 답글들도 주르륵 보여

      하나 담아왔습니다.
      데레사님 첫회에 오셨나봅니다
      오래되어 기억이?

      주일 평안하시길바랍니다

  7. 홍도토리

    11/01/2016 at 18:05

    어제 낮에 tv에서 토론하는 류 근 시인을 봤습니다.
    어느새 머리카락이 희끗희끗 하더군요.
    … 반가웠지요. 아는 시인 나오심에..ㅎㅎ^^*

    • 참나무.

      11/01/2016 at 18:24

      KBS 1T.V 매주 일요일 ‘역사저널 그 날’
      전 그 프로 한 번도 못봤네요
      비주얼이 대단하니 …

      그나저나 흰머리…
      벌써 50에 접어드나봐요 세월 참…

      부엌에 나가야합니다- 나중에 들올게요~~
      오늘 하루도 수고많으셨어요~~홍도토리샘^^*

    • 참나무.

      11/01/2016 at 19:48

      홍토토리샘 저녁 선물입니다
      한가하실 때 읽어보세요
      아주 길어요…근데 재밌어서 금방 읽힙니다..^^*

      http://oped.co.kr/158

  8. 홍도토리

    18/01/2016 at 17:50

    역쉬…류근!
    삼류 시인!
    말씀도 참 잘하고…흥미를 끄는 분이예요.
    난 이런 독특한 사람이 참 좋습니다.
    마치 천재같으신…!!^^

    • 참나무.

      18/01/2016 at 18:03

      꽤 긴데..다 읽었어요?
      험난한 인터넷 바닥에서
      그의 역활, 괜찮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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