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기치 못한 일…

 

만나고도 안 만난 것 같고

안 만나도 만난 것 같이

허허롭게.

 

007

 

A: 나

B: 카페주인

 

010

 

A:마리아 칼라스가 저쪽에 있었는데…위치가 바뀌었나요?

B: 아니요 단 한 번도 바뀌지 않고 그대롭니다

물음표를 달고 마리아 칼라스 액자가 3개나 걸려있는 안쪽으로 들어가 본다

그 자리는 원탁 다인용이라 자리 둘 있는 쪽으로 자리를 잡고 에스프레소 한 잔 시켰다.

 

011

 

커피 내리는 동안 아무래도 이상하여 곰곰 생각해보니

마리아 칼라스 큰 액자 있는 집은… 릴리 마를렌이었지 싶어

A:(혼잣말로)대학로 릴리 마를렌을 착각했나 …’ 했더니

B: 맞습니다

A: 아! 그렇지요…어떻게 아셨나요???

(내 말을 금방 알아들은 것도  내 기억이 맞은 것도 신기하야…)

A: 볼가가 1호  2호 산타페는 문 닫은 지 오래고 3호가 릴리 마를렌이지요

같은 한옥 전문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해서   분위기가 비슷할 거라며

B :’릴리…’는 동생이  볼가는 형이 운영하지요

(B: 카페 주인은 아니고  카페지기? 친척인지 묻진않았다.)

 

013

(에스프레소 잔이 아니네?)

A: … 왜이리 많나요

B: 우리는 원래 이렇습니다.

A: … ….

허기사 칼라스 더 들으려면 에스프레소 홀짝 마시긴 좀 그렇긴 하겠다.

 

016

 

A:인사동 자주 오지만 볼가 앞은  지나만 다녔는데 오늘은  라디오로 ‘카스타 디바’가 흘러 괜히 이곳에 들리고 싶었어요

(안해도 될 말이 왜그리 술술 나왔는 지 모르겠다- 모르긴 뭘 몰라 늙은 탓이지

옛날엔 부끄럼쟁였다면 믿을까 )

 

009

 

B : 그러면 카스타 디바 들려드릴까요

A: 아…고맙지요… 대학로 가면  릴리 마를렌 청해서 듣는데

B:  릴리 마르렌 저희도있어요

A: … 아 ….네

아까  라지오로 듣던 카스타 디바가  손님은 나 뿐인  ‘볼가’에서 크게 울린다.

 

 

. . .  . . . . ………………

잠깐… 울컥… ….

웬 주책…;;

같이 왔던  유명을 달리한 지인과 ,

또… ….기타등등

 

 

017

 

카스타 디바가 끝나고  Sempre libera가 흘렀던가?

네튜렙코 빨간 드레스 … 모던한 무대도 떠올리며 또 수다쟁이로 변한다

A: 이 집 지은 지 몇 년이나 되었지요

B: 한 60년 정도 됐을겁니다

A:혹시 바뀌진 않나요

B:바꾸고 싶어도 손을 못댑니다

A: 아 이곳도 인사12특구에 해당되나봅니다

B: 아 맞습니다!  (아까 나보다 더 놀라며) 그래서 수리도 제대로 못하지요

 

그나저나 늘 지나다니며  혹시 사라질까봐 자주 담곤 했는데  이젠 안심하고

눈길만 주고  지나처도 되겠다- 아 아니다 인사동 약속은 이젠 무조건 볼가

 

012

 

익숙한 CD 다음곡까지 계속 흐른다.

혼자였는데  젊은 커플이 들왔다

아까 들올 때는 경쾌한 음악이 흐른  것도 같은데

나비부인, 어떤 개인날까지 연달아 흐른다

 

024

젊은이들도 들왔는데 괜히 미안하여 모과차 한 잔을 더 시켰다

잔까지 뎁힌 ‘따듯한’ 모과차  마시는 동안만 칼라스 더 듣고

흔치않은 여닫이 문 드르륵  열고 나왔다.

-대학로 릴리 마를렌도 여닫이문이었지 아마?

018

… ….

계획했던 일 무너지고 우울한 날

학교 뒷산을 약속없는 인사동처럼 방황하다가

그냥 만나 서로 어깨힘 빼고

마주볼 수 있는 꽃.

만나고도 안 만난 것 같고

안 만나고도 만난 것 같이

허허롭게.

-황동규 ‘병꽃’ 일부 / 몰운대行 – 문학과 지성 ( 1991.04.01 )

왜 병꽃은 생각났을까


‘인사동처럼 방황하다가’

이 한 귀절 때문인지…

 

005

어제 볼가 行, 집 떠날 때는 전혀 예상 못한 짓이었다

벽안의 거리악사 곁을 지날 때 슈베르트 아베마리아가 흘렀다

 

12 Comments

  1. 수선호이

    18/01/2016 at 05:42

    사진 속 남자의 노란색 신발이
    공간의 선명함을 전해주네요..^^;
    얼마전 해군소령 간호장교가 쓰신 소설책을
    선물받았는데..릴리 마를렌..몰랐던 노래인데..
    전쟁 속에서도 사랑과 예술은 꽃처럼 피어났네요
    ‘안 만나고도 만난 거 같은’..♥
    늘 감사해요..

    • 참나무.

      18/01/2016 at 09:40

      위블은 포스팅 하면 관련글이 주르륵 달려오네요
      글 두어 편 읽다 할 말을 잊었어요-음원까지 그대로라…

      새벽에 다녀가신 거 알고도…
      마를렌 디트리히라는 옛날 배우 각선미가 출중했고
      노래도 잘 하고…
      요즘 사람들은 잘 모를거에요
      흘러간 명화에서나 볼 수 있을까요

  2. 벤자민

    18/01/2016 at 13:45

    요즘 한국은 저런 카페도 형님 동생이군요
    전 라면만 그런줄 알았더만은^^

    두가지
    하나는 멋과 장식도 좋지만
    피아노 뚜껑 저렇게 상시 열어두면 먼지 엄청 들어갈텐데요
    주인이 직접 반주는 안하는가 봅니다^^

    두째는 커피를 엄청 많이 주는군요
    전 평소 커피를 좋아하지 않아
    주문 받는 곳에 가면은 조금만 달라고 하지요

    거리의 이방인 악사
    한국의 거리가 많이 달라졌는데요
    전 꼭 동전이라도 줍니다

    포스팅 하시면 관련 글이 주르룩 다 달려 온다고요?
    위불이 한국과 호주가 다른가? ㅋ ㅎㅎ

    • 참나무.

      18/01/2016 at 17:13

      1.피아노는 아니고 오르겐이었는데
      요담에 가면 제가 한 번 만저볼게요~~^^

      2.
      이곳 인사동 볼가랑 대학로 릴리마를렌…
      분위기가 정말 비슷하거든요
      – 요담 서울 오시면 한 번 가보셔요 꼭

      저는 커피를 좋아해서 하루에 3작은 마십니다
      그래도 뭐 잠 안오고…그런 증상은 없답니다아~~
      3.
      거리의 악사…이젠 정도 들었어요
      안 보이면 서운할 정도로…^^
      4.
      댓글 바로 위에 관련글 안보이시나요?
      청담, 그들만의 리그, 겨울비 소식…오디주…
      3개가 보이는데 …혹시 저만 보이는건지요???

  3. 홍도토리

    18/01/2016 at 17:03

    카스타 디바.. 마리아칼라스의 노래… 가볍지 않아서 좋아요.

    볼가..면 흐린 세상 건너기는 또 어떡하구요….!?^^*

    • 참나무.

      18/01/2016 at 17:16

      칼라스를 워낙 좋아해요.
      마리아 칼라스 보면서 카스타 디바 듣는 기분
      요담에 꼭 같이 경험래 보자구요~~^^*

      *
      좋은 생각이 있지요
      ‘흐린세상 건너기’에선 단팥죽 먹고
      볼가에선 차 마시고…

      *
      아라아트 설악산 정말 정말 좋았어요
      요담 서울 나오시면 동행해드릴게요…

      아참 장사익 노래 심을까요?
      님은 먼곳에…^^

  4. 벤자민

    18/01/2016 at 21:09

    네 그러고 보니 관련 글이 나와 있군요
    저게 자동으로 뜬다는 말씀 이군요
    저희는 과거에 저런 청담이라는 특별한 관련 글이 없었기도 하지만
    신기해서 혹시 하고 다른 분 방도 흩어 봤더만
    저렇게 뜬분이 아무도 없는 것 같네요
    아무튼 또 하나 배우고 갑니다
    저도 홍담을 만들던지 해야겠습니다 ㅎㅎ

    • 참나무.

      18/01/2016 at 21:55

      벤자민님 댁에는 태그 클라우드가 하낫도 없네요
      저는 기억력이 없어서 제 포스팅 검색 때문에
      태그를 몇개 올렸거든요.
      그래서인진 몰라도 글 중에 같은 태그가 있으면
      관련글로 뜨던데요?

      왜 다른 분 댁엔 관련글이 없는지
      저도 연구 좀 해봐야겠어요?
      *
      홍담 때문에 또 웃습니다..ㅎㅎ
      *
      어제 다녀온 전시회 사진이 많아 줄이고 줄여도 저 정도네요
      오타 수정하기가 왜이리 어려운지

      그래서 글도 네이버 창고에 써올려서 가져오니
      좀 편하긴 한데…
      스크롤 압박이 심하여 저도 힘드네요

  5. kja2512

    19/01/2016 at 10:59

    매장에 이르게 나오면 좋은 점은….겨울엔 서늘한 기운아래
    나만의 조용한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예요.

    오늘은…조수미씨로 시작했는데 ㅎ

    내일은 마리아 칼라스를 만나봐야겠어요.

    날이 추워요. 건강 유의하시구요. ^^

    • 참나무.

      19/01/2016 at 14:00

      올들어 제일 추운 날,일찍 출근하셨나봅니다
      체감온도가 영하23도,요즘 러시아 기온이 20도라는데
      엄살을 피우데요.
      바쁜 짬 내어 위블도 하고…대단해요
      진아씨도 이번 주엔 강추위라니 건강 잘 챙기셔요

      저도 오늘 변함없이 수영하고, 회원이 한 턱낸다해서
      회식까지 하고오니 이 시간입니다.
      ‘세상에 참 평화없어라’ 들으며 답글 콕콕…^^

  6. 초록정원

    22/01/2016 at 07:36

    릴리마렌은 예전에 매일 듣던 음악프로에서 자주 들려줬던 노래구요..
    아는 분이 이쁜 담장 만드셨대서 릴리마렌 찾아가 본 적 있어요.
    입구에 학림다방도 들어가고 싶었는데 시간 없어서 못들어가구요~

    친구가 음악파일을 다운받는 오즈 프로그램을 알려줘서
    귀한 노래들은 음악파일로 받아두는데,
    생각 난 김에 릴리마렌 다운 받았네요.

    아직 많은 분들과 더불어 제 공간은 열리지 않았어요.
    아마도 한 분씩 입성 시키는 것보다 적절한 시험단계와 작업를 거쳐서
    한꺼번에 오픈 시키려는게 아닐까 짐작하는데,
    그보다 더한 어려움때문일까 살짝 걱정도 됩니다.
    덕분에 요즘 겨울방학 까먹는 것 처럼 뒤굴뒤굴~
    편안하지만 마땅히 마음을 풀어놓을 공간이 없으니 조금은 심심한 날들이네요.
    (자리 펴놓으면 딴전 피울 거면서 말이예요~ ㅋ)

    손풍금님 책은 곧 나올 모양입니다.

    • 참나무.

      22/01/2016 at 08:55

      손풍금님 책이 그래도 1월 중에 나와 다행입니다
      곧 번개 함 쳐야겠네요-화끈하게…^^

      녹두죽 끓여먹고 어제 정신없이 올렸던 거
      지울까 하다 그냥 내비둘랍니다…;;

      *
      릴리 마를렌 울타리 예쁘지요
      빨간 여닫이문, 볼가랑 꼭 같은…
      다시가고픈 곳…언제나
      음악방송 DJ이야기 자주하셨는 거 기억납니다 저도
      *
      위블을 저도 잘 모르겠고요
      뭐 다 깊은 뜻이 있겠지…하고맙니다만
      하루빨리 모두들 입성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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