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무숙 ‘생인손’ 에피소드

004

댓글이 잘 안달리는 제 블로그…

아침 준비하며 열어보니 2란 숫자가 보였어요

반가워서 열어보니 이웃 연담님이 한무숙 문학관  포스트에

 ‘생인손’을 기억하신다는 짧은  답글을 읽게됩니다

아침 밥 먹고  생인손 내용이 전혀 생각나질않아

라지오 들으며 검색을 해봤습니다

 (류태형의 ‘ 같은 곡 다른 연주’  시간   슈베르트 즉흥곡을 브렌델과 소콜로프 비교 연주로…)

그러다 아주 재밌게 쓴 글을 찾게되지요 읽어나가다 보니

예전에 저도 본 적 있는 드라마까지는 생각났지만 출연자까지는 생각나질 않았어요.

-문제는 그 당시 완성도도 높았고 굉장히 인기리에 방영된  화제작이었다는 점…

저처럼 생인손 읽었거나 드라마 보신분들 혹 내용 궁금하실까봐

수정없이 그대로 옮겨와봅니다.

어떤 어머니가  아이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상황

그대로를 풀어썼는데 재미까지 있어서요

저도 손자 재우며 이야기 궁할 때가 많아 울 현지니는

언제  그 댁 아이처럼 자라 생인손 정도를 이해하게될까

도대체 …그 때까지 나는  ‘건강하게’

이 지구상에 남아있을까 …까지 진도나가버리데요

 출처: 생인손> 한무숙|작성자 오천련

*

이야기를 해 달라고 밤낮으로 조르는 아이.

부쩍 게을러진 엄마는 요즘 거의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습니다.

들려줄 이야기가 바닥났다고 말하는 편이 옳겠지요.

오늘 아침에는 둘다 누워서 뒹굴다가 문득 옛이야기가 그리워진 엄마가 아이에게 한무숙씨의 <생인손>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책도 재미있지만 저는 이 소설을 예전에 mbc에서 방영할 때 너무 재미있게 봤었어요.

무척 완성도 높았던 특별기획드라마였는데 지금은 어디서 봐야 할 지 알 수가 없네요. 어릴 때부터 같이 자란 아가씨의 몸종으로 아가씨가 아기를 낳고 죽자 아가씨의 아기를 돌봐야 하는 몸종.

자신에게도 같은 시기에 태어난 아기가 있습니다. 남편은 동학운동때 죽었습니다. 아씨의 남편은 독립운동을 하러 중국으로 갔으나 죽었다는 소문만 들릴 뿐 돌아오지 않습니다. 마님은 남편이 죽고 금방 아기를 낳은 불쌍한 몸종에게서 아기를 떼어놓고 아씨의 아기에게 젖을 먹이라고 합니다. 퉁퉁 불은 젖을 아기에게 먹이며 잠든 아기씨를 바라보며 있으면 아무도 돌봐주지 않는 행랑채에서 먹지 못해서 죽어가는 자기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립니다. 아무도 몰래 행랑채로 가서 죽은 듯이 누워있는 아기를 깨워 빈 젖이라도 물려 살려보려 하지만 마님에게 들켜 모진 매를 맞습니다. 한번만 더 네 자식에게 젖을 물리면(아기씨를 먹일 젖을) 둘 다 죽여버린다는 모질고 독한 마님.

동네에 잔치가 있어 밤새도록 마을은 뒤숭숭 소란스럽고 사람들은 다들 잔치구경을 가버리고 마님은 먼 곳으로 떠나신 새벽. 멀리서 들리는 아기의 자지러지는 울음소리. 몸종은 반쯤 넋이 빠져 미친듯이 제 아이를 찾아 갑니다. 행랑채에 아무렇게나 싸여 누워있는 아이는 생인손을 앓고 있습니다. 몸종은 아무 생각도 못 합니다. 아이가 죽을 수 있다. 죽을 수 있다. 아이 손을 빨아 소독을 해주려고 몸부림을 치다가 그 순간 미쳐버린 몸종은 자기 아기를 싸서 아가씨방으로 옵니다.

생인손 나을 때까지만…

생인손 나을 때까지만…

생인손 나을 때까지만….

마음속으로 죽은 아씨에게 빌고 빌면서 옷을 바꿔 입힙니다.

정신을 놓고 옷을 바꿔입혀 이번에는 아기씨를 행랑채로 갖다 놓고 돌아 옵니다.

그리고 아기씨의 비단옷을 입고 따뜻한 방에 눕혀진 자신의 아이를 들여다 봅니다.

새벽이 되면 들려오던 희미한 자신의 아이의 배고파 우는 소리에 매일밤 잠이 깨던 몸종은 다음날 새벽 행랑채에서 울려오는 이번에는 바꿔치기한 자신의 고왔던 주인 아가씨의 하나뿐인 아이.

그 아이의 울음소리에 잠이 깹니다. 공포에 질린 눈동자. 이것이 생인손의 1부였어요.

어린 시절의 몸종은 마냥 즐거운 여자아이. 방에서 바느질을 하는 고운 아가씨의 친구였지요.

아가씨가 시집을 갈 때는 엄마와 헤어져서 울면서 아가씨를 따라갑니다. 몸종이니 별다른 방법이 없지요.

어린 나이에 부모와 생이별을 하고 그러면서도 또 친구같은 아씨가 좋아 아씨를 따라갑니다.

아씨의 남편도 좋은 분이셨지요. 서로 사랑하고 깊이 존중하지만 남편은 이 시대가 괴롭습니다. 임신한 아내를 두고 인지, 사랑하는 아내가 아이를 낳다 죽고 나서인지 중국으로 떠납니다. 죽었다는 소문만 바람에 실려올 뿐 그렇게 떠난 그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몸종에게도 좋아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둘은 서로 좋아하지만 결혼을 할 수도 결혼할 돈도 없습니다.

몸종만큼 불우했던 그 남자는 어느 날 밤 몸종을……(상상하세요)…그 날밤의 달빛은 얼마나 슬프던지요.

그는 그녀를 사랑하지만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현실에 절망합니다. 그리고 동학운동에 참여해서 마을을 떠나지만 떠나자마자 그는 어느 전장에서인가 죽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몸종은 아기를 낳습니다.

아비없는 아기. 입에 수건을 물고 소리내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며 아기를 낳습니다.

그 날 밤 고운 아씨는 아기를 낳다가 죽습니다.

2부는 아씨의 아기로 자란 몸종의 아이. 그 날 밤의 생인손앓이로 손에는 생인손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마님은 딸이라고 아기의 얼굴도 잘 보지 않고 유모에게만 던져놓아 아기가 바뀌어도 얼굴을 잘 몰랐습니다.

동네를 쏘다니는 천덕꾸러기로 자란 아씨의 아이. 아이는 늘 엄마의 사랑을 갈구하지만 죄책감으로 몸종은 아이를 제대로 볼 수 조차 없습니다. 늘 덤덤히 아이를 대하고, 아이는 엄마의 사랑을 늘 바랍니다.

몸종의 아이는 이웃 마을 부잣집으로 시집을 가고, 아씨의 아이는 엄마를 졸라 미국선교사들이 지은 학교에 공부를 하러 다닙니다. 전쟁이 나고 전쟁통에 몸종은 아씨의 아이를 잃어버립니다. 아씨의 아이를 그렇게라도 지켜내지 못한 몸종은 죄책감으로 남은 생을 고통속에서 살아갑니다. 어느 날 죽을 날이 다 된 몸종앞에 딸이라는 사람이 찾아 옵니다.

여기까지 이야기해주고 제 아이에게

엄마….하면서 그녀를 찾아온 고상한 여인은 누구였을까

부잣집으로 시집보낸 자신의 딸이었을까

전쟁통에 잃어버린 아씨의 딸이었을까

질문했더니

어. 이녀석. 단박에 답을 맞추는데요!

모처럼 예전 생각이 나서 자료를 찾아봤더니 이 드라마는 1986년에 방송된 드라마였네요.(그렇다면 전 고1)

마지막이 궁금하시다면 한번쯤 읽어 보시는 것도.

젊은 배우들이 참 싱그럽게 아름다웠고, 좌절한 식민지의 젊은이들, 운명이 참 슬펐었어요.

잘 만든 드라마였죠.

다 자란 아씨의 딸역할은 중견배우 정혜선씨였고

몸종의 딸은 나문희씨였어요. 두 사람은 드라마 마지막에 서로 만나요. 한 쪽만 알아보고 다른 쪽은 알아보지 못해요.

제 아이의 감상평은요.

엄마가 자기 아이에게 젖을 못 먹이는 장면이 너무 슬퍼서 거기서부터 듣고 싶지 않았어.

라고 하네요.

정말 슬픈 이야기라고.

참. 생인손은요

작품해설

1981년 『소설문학』에 발표한 한무숙의 단편소설.
작가의 원숙미를 드러내는 대표적 작품이다. 작품의 주된 줄거리는 표마리아 할머니의 고해 과정을 통해 드러나게 되는데, 그 개요는 다음과 같다. 표마리아 할머니는 원래 사직골 정참판댁 종이었다. 그녀는 정참판댁 아씨가 박대감댁으로 출가하자 교전비로 따라간다. 그녀는 자신의 상전인 아씨와 비슷한 시기에 딸아이를 낳는다. 아씨 아기의 유모가 된 그녀는 자신의 딸 간난이를 멀리한 채, 상전의 아기만을 돌보아야 할 처지가 된다. 어느 날 간난이의 울음소리를 따라 행랑채로 나간 그녀는, 딸이 생인손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상전의 아기와 간난이를 바꿔 기르게 된다.

생인손 [명사] 손가락 끝에 종기가 나서 곪는 병.

—————-사랑하는 흑묘님과 깐따삐야님의 청으로 뒷얘기 이어집니다——————

속죄의 심정으로 남은 생을 살아가고 있는 몸종에게 어느 날 딸이 찾아옵니다.

미국에서 공부를 하고 한국에 와 학교를 설립한 유명한 교육자가 되어 있는 그녀의 딸(정혜선씨)

다 늙어서 이가 빠지고 거동도 할 수 없게 된 채 양로원에서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는 그녀에게

고상하고 품위있는 정장차림의 여성이 다가와 “엄마”하고 부르며 부둥켜 안습니다.

전쟁통에 고아가 되었으나 자신을 가르쳤던 선교사들에 의해 미국으로 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교육을 받고 워낙 총명해 유명대학까지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와 대학을 설립하고

교육자가 되어있었던 거지요. 엄마를 수소문해 찾다가 드디어 엄마를 만나게 된 그녀는 사실 아씨의 딸이었습니다.

몸종은 그녀와 만나 그녀의 집으로 갑니다.

잃어버린 엄마를 찾은 줄 아는 그녀는 멋진 집에 침대며 좋은 가구를 갖추어 놓고

이제 내가 엄마를 잘 모실테니 걱정 말라고 합니다. 몸종은 이제 모든 것을 다 잊고 이렇게 살고 싶습니다.

딸은 엄마에게 음식을 직접 떠먹이고 엄마를 돌보고 생애 처음으로 몸종도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집에 일하러 오는 사람이 있습니다.(나문희)

옛날에는 부잣집딸이었습니다. 손에 물하나 안 묻히고 고이 자랐지만 시집 가니 남편이 도박꾼에 주정뱅이였습니다.

부모님이 물려주신 엄청난 재산을 술과 노름에 탕진하고 빚만 남겨두고 죽었습니다.

아버지가 독립운동하러 떠나신 후 친정은 망해버려 돌아갈 곳도 없습니다.

자식을 낳았지만 낳은 자식마다 아버지를 닮아 늙은 에미가 남의 집 일을 하고 돈을 벌러 다니면

그 어미에게 와서 돈을 뜯어가 제 아비처럼 노름하러 다니는 반건달들이 줄줄이 있습니다.

어느 날 정혜선씨와 늙은 어미가 예전 이야기를 하는 걸 듣다가

이 사람들이 어릴 때 자신을 키워준 유모와 유모의 딸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양반이었던 자신이 자신의 몸종의 집에 와서 일을 하고 걸레질을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된 나문희는 몸을 떨며

마루를 닦던 걸레를 놓고 집을 나갑니다. 나문희의 걸레질하는 손을 보고 있던 몸종은 나문희가 자신의

친딸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나문희의 손에는 어릴 때 앓았던 생인손자리가 뚜렷하게 남아 있습니다.

그게 뭐냐고 물어보니. 어릴 때 유모의 불찰로 생인손을 앓았던 자리라고 나문희가 말합니다.

나문희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치듯이 그 집을 나갑니다.

몸종은 잡지도 부르지도 못하고 그리움으로 눈물을 쏟으며 다시는 볼 수 없을, 잘 살고 있을 거라고 믿었던,

하지만 자신의 인생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몸종으로서의 삶을 답습해 살고 있는 자신의 딸을 바라 봅니다.

멋진 벽돌집을 나와 정신없이 허청허청 걸어가는 나문희 옆에 건달 아들이 따라와 붙습니다.

엄마. 돈 좀 달라고.

이 집 일 그만뒀다. 돈 없다.

왜 주인도 고상하고 좋다면서. 오래 할 거라고 했쟎아!

이 놈아. 이 집은! 이 집은!

예전 외갓집에서 일하던 종들이 주인이다. 엄마 돌보던 몸종이랑 그 딸이란 말이다.

하면서 나문희는 초라한 모습으로 걸어갑니다. 건달 아들은 엄마. 엄마. 하면서 건들거리며 따라 갑니다.

마지막 장면 죽음을 앞두고 이 모든 것을 신부님께 고해성사하는 몸종(처음부터 끝까지 몸종. 한번 몸종은 영원한 몸종)

그렇게 드라마는 끝이 납니다…………….

[출처] <생인손> 한무숙|작성자 오천련

P.S:

  • 어제 금요일 눈병나서 어린이 집에 못 간 현지니랑 …

002

001

005

  • 여름이라 헤어스타일을  스포츠가리로 (나뿐말…^^)

011

  • 서울숲 USA( Under Stand Avenu) 서울 숲 옆 동물원  종이작품전이 열리고 있어요

027

*

028

038

  • 마카롱도 먹고…

 

032

  • 눈병때문에 얼굴이 뿌석뿌석합니다…ㅠ.ㅜ

*

041

  • 물고기를 참 좋아한답니다.

043

047

 

4 Comments

  1. 데레사

    28/05/2016 at 11:34

    많이 자랐어요.
    아이들 크는것 보면 우린 덜 늙는것 같기도 하고요. ㅎ
    머리 짧게 깎으니까 시원하고 단정해 보여서 좋아요.

    • 참나무.

      28/05/2016 at 14:53

      데레사님도 생인손 책이나 드라마 기억하시는지요?
      P.S:
      요즘 데리고 자다 기저기 갈아 줄 땐
      허리를 들어준답니다.
      나름 배려지심이겠지 싶어
      훌쩍 자란 기분이 들기도하데요…^^

  2. 연담

    28/05/2016 at 20:19

    생인손.
    드라마 보며 사람은 팔자도망은 못하나보다,, 하는 수준 낮은 생각을 했었어요.
    드라마 본 후에 책을 찾아 읽었는데, 드라마가 하도 각인이 되어 책은 별 기억에 없네요.
    한무숙님이 부잣집 마나님의 취미생활이나 사회생활로 글을 쓰는거 아닌가 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이 생인손으로 그런 마음이 싹 가셔졌어요.
    감사합니다

    • 참나무.

      28/05/2016 at 22:27

      저는 한무숙작가 하면 일화 하나가 먼저 떠오른답니다
      청결벽 때문에 재떨이 담뱃재 쌓이는 걸 못참아 하신다는^^
      항상 업 스타일의 깔끔한 모습하며
      더분더분하신 한말숙작가랑 비교가 되더라구요
      가능하면 JCC’혜화동풍경’도 보셨으면 좋겠네요
      기간도 넉넉해서…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