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미니멀리스트, 초라한 귀부인, 열두벌의 벨벳수트,
검은 우산,무슈 르 포브르, 30년 뒤 발견된 러브레터,
햇살좋은 일요일 오후 같은
고양이나 공기처럼 살금살금 스며드는…
20세기 후에 더 빛을 본 미래의 음악가
이 정도만 나열해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금방 눈치 챌 것이다.
검은 벨벳 수트 한 벌을 입으면 다 낡아 닳을 때까지 입고
검은 우산은 비가와도 쓰지않고 (지팡이로만 사용)…
20세기 후에 더 빛을 본 에릭 사티 탄생 150주년 특별기획 방송을 중간중간 메모해 가며 들었다.오래 전 발라동 사티 위트릴로를 엮어 몇 번 포스팅 한 적도 있어 방송 후 찾아봤지만 아쉽게도 이미지랑 글들이 동시에 뒤엉키고 띄어쓰기도 되어있지않고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짧은 지식으로 이미지를 나름 건저보려고 노력하다 너무 복잡해서 포기, 그래도 기억은 있어서 더듬어 이미지들은 찾아왔다.
특집 방송 나레이터는 임선혜, 광고로 미리 알았지만 류태형 페북에도 소개가 되었고 재방송까지 들었기 때문에 사티 특집을 정리해 보고싶었지만 5월 한달은 혜화동 나들이를 자주 했고 다녀오면 또 주저리주저리 늘어놀 얘기들이 많아 기회를 놓쳤다. 그래도 아직 5월 다 가지 않았으니 열심히 들은 것들 남겨보기로…
La gare Saint-Lazare –Claude Monet 1877
1부는
사티가 생 라자르 역에서 12살때 어머니를 잃고 파리로 떠날 때 모네는 그 곁에서 이젤을 세워좋고 같은 역을 그리고 있지 않았을까…로 시작되었다.
2부는
27살의 사티가 6개월간이지만 영원한 연인 발라동과의 짧은 축복 긴 여운으로 엮어나갔다. 검은고양이라는 카바레에서 피아니스트로 생계를 이어가던 사티를 작가 친구인 파트라슈가 회상하는 방식이어었다.
15살에 공중그네 타고싶어 서커스 입단했지만 떨어진 이후 추락하는 것에 익숙한 쉬잔 발라동, 그녀의 드라마틱한 스토리까지…발라동의 모델을 서 주던 어느 날 어머니 유품 거울에 비친 잠자는 발라동 모습에서 어머니를 발견한 뒤로는 육체적인 관계를 더 이상 못하게 된 사티…이후 그들이 헤어질 때 소문들이 분분했단다. 심하게 말다툼한 발라동이 몽마르트 언덕 사티의 집에서 뛰어내렸다는 등등… 그녀는 다시 수많은 염문을 뿌리고 화가로도 성공했지만 사티는 그녀랑 헤어진 이후 더 이상 작곡을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오선지 한 장 짜리 악상이 계속 떠올라 짜증을 내며 그들의 사랑처럼 뒤섞어 버렸다. 울화, 짜증, 벡사시옹 악보에는 840번 되풀이 연주할 것을 강조했다.
‘사람들은 지루 하겠지 지루함이 얼마나 심오한지 모르고 …’
이후 상처를 딛고 일어선 가장 큰 이유는 10살의 모리스 위트릴로… 둘 다 발라동을 그리워하고 흰색을 좋아하는 것도 비슷했다 .흰 음식만 먹고 화이트 와인만 마시는 사티 흰색으로 몽마르뜨 언덕만 그리는 위트릴로… 그와의 묘한 우정(?)은 32살 때 몽마르트 떠날 때까지 계속되다 더 가난해지기로 결심한 사티는 혼자만의 삶을 계속하게된다. 슬픔처럼 찾아온 격리된 공간에서 더 가난해질 수 있었던 굴뚝이 있는 집 초라한 귀부인에서… 고료가 비싸다고 거절한 경우도 있었다. 철저하게 예술과 삶이 일치한 보기 드문 인물이었다고…
- 가구의 음악
서로 다른 음악세계지만 드뷔시는 혁신적인 음악가로 사티를 존경하였다. 라벨 스트라빈스키도 가끔 만났고…라벨이 사티의 음악을 연주하기로 허락을 받아 짐노페디를 관현악곡으로 편곡하기도 했다- 드뷔시의 요청으로…
사티는 40넘어 음악학교에 다시 입학하지만 학교서 배운 음악대로 작곡하면 다르게 나와 다시 퇴교, ‘나다운 음악을 다시 추구’ 하기로 한다. 드뷔시처럼 사티를 열렬히 숭배한 장콕도와의 만남으로 그 유명한 파라드 공연에 참여한다
-의상 무대장치:피카소
-대본: 장콕토
-춤: 디아길레프 발래단
타자기 초인종 싸이렌소리까지 들어간 파라드는 소송까지 받았지만 3년 뒤 미술관에서 현대음악이 배경이 되는 가구의 음악으로 새로움을 추구하는 젊은이들께 급 호응을 얻어 ‘음악의 발명’ 이란 칭송까지 받는다
- 1925. 59세. 과도한 음주로 사망
27년만에 처음으로 공개된 그의 방에 들어 간 파트라슈랑 동생은
얼마나 낡고 쓸쓸한 공간이었는지 지금까지 살아있었던 게 기적이라 할 정도였다
초라한 귀부인옷장에는 꼭 같은 벨벳 수트가 12벌 걸려있었다.
6벌은 아직 입지않은 새옷으로. - 그리고 ‘부치치 않을 편지 (구성작가 김미라는 ‘않은’ 보다 ‘않을’이 더 어울리겠다 했다. 그녀를 좋아하는 이유 충분함) 매일 먹진 않았지만 매일 마시기는 했다는 발라동처럼, 그리기도 쓰기도 잘한 에릭 사티만큼 충실하게 산 사람도 없었다.
Henri de Toulouse-Lautrec – The drinker (Suzanne Valadon)
이후 존 캐이지의 영주가 도깨비 불’ 영화 음악으로 사용되어
비로소 주목 받게 되었으니 150년 전 그의 삶은 얼마나 고달팠을까.
파리의 구석에서 현대음악의 문턱을 두려움 없이 넘었던 예술가,
예술이 일상의 전부 였던 그를 많이 좋아해서 복습삼아 보관해둔다.
‘텔레만을 듣는 새벽’ ( 김갑수 著) 에도 거론된 그 독특한 제목들의 연주들 듣고 싶을 때
다시 찾아들으려고 그 날 선곡표까지content://media/external/file/34120
발라동이 그린 에릭 사티 초상
- 에릭 사티 탄생 150주년 특별기획
- ‘에릭 사티, 열두벌의 벨벳수트로 남은 음악가’
제1부 사티의 고향, 옹플뢰르를 가다
진행: 소프라노 임선혜/ 출연 박노식 장희문 이명호 석승훈 이규창
효과: 안익수, 강우석/ 기술 김남희/ 구성 김미라/ 연출 강성민
•사용된 모든 음악은 에릭 사티의 작품입니다.
1. Sig. Je te veux (그대를 원해요)
2. B.G Vals No.2(Arr. by Toots Thielemans)/ Toots Thielemans(hm)
3. B.G Fantasie-Valse/ Pascal Roge(pf)
4. Gymnopedie No.2 / Michala Petri(rec) Lars Hannibal(gt) [2:!6]
5. B.G 배 모양을 한 세 개의 소품 중 1. Lentment /Pascal Roge & Jean-Philippe Collard(pf)
6. B.G Petite Prelude a la journee/ Pierre Laniau (gt)
7. B.G. Petite ouverture a danser/ Jean-Yves Thibaudet(pf)
8. B.G. Gnossienne No.3/ Michel-Christfried Winkler(org)
9. La Diva de “E’mpire” 엠파이어 극장의 디바 / Sop. Elly Amelling & Rudolf Jansen (pf) [2:30]
10. B.G. Gymnopedie No.1/ Jean-Yves Thibaudet(pf)
11. B.G. Dances de Travers No. 3/ Jean-Yves Thibaudet(pf)
12. Les Oiseaux 새/ Danceries [2:38]
13. B.G Premiere Pensee Rose+Croix/ Jean-Yves Thibaudet(pf)
14. B.G Le fils des etoiles 별들의 아들 3막 Prelude /Maurice Avravanel (지) Utah Sym Orch
15. Sonatine bureaucratique 관료적인 소나티네 /Aldo Ciccolini(pf) [3:34]
16. B. G. Gnossienne No.2/ Jean-Yves Thibaudet(pf)
17. B. G. Gnossienne No.1/ Duo Salterio
18. B.G 스포츠와 기분전환 중 2. La Balancoire /Catherine Marchese(bsn) & Emile Naoumoff(pf)
19. B.G Vals No.2(Arr. by Toots Thielemans)/Toots Thielemans(hm)
제2부 몽마르트의 가난한 신사
1. Sig. Je te veux (그대를 원해요)
2. Tendrement 다정하게(3:00) / ten. Nicolai Gedda & Aldo Ciccolini(pf)
3. Je te veux 그대를 원해요(4:10) / sop. Felicity Lott & Graham Johnson(pf)
4. B.G. Sarabande/ No.3(Arr. by Thomas Wilbrand)
5. B.G. Vexations(2:38)/ Alan Mark(pf) (2:38)
6. B.G. Poudre d’or/ Jean-Yves Thibaudet(pf)
7. B.G. 스포츠와 기분전환 중 Le Yachting /Jean-Yves Thibaudet(pf)
8. B. G. Gnossienne No.4/ Georgia Kelly(hp) & Steven Kindler(vn)
9. Gymnopedie No.1 (Orch. by Debussy) (3:15) / Maurice Avravanel (지) Utah Sym Orch
10. Parade 중 Petite Fille Americain(2:13) / Maurice Avravanel (지) Utah Sym Orch
11. B.G. Gnossienne No.5/ Reinbert de Leeuw(pf)
12. B.G. 가난한 자를 위한 미사 중 Chant Ecclesiastique / Michel-Christfried Winkler(org)
13. B.G. Gymnopedie No. 1/ Tommy Reilly(hm) & Skaila Kanga(hp)
프랑스 출신의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 생몰년도 1866년 5월 17일 ~ 1925년 7월 1일.
풀네임은 에릭 알프레드 레슬리 사티(Éric Alfred Leslie Satie)
작곡 이외에도 사티는 가명을 사용해 다다이즘 전문지 391나 대중문화를 다루는 Vanity Fair지등에 많은 글을 투고하였다. 음악가 활동 이외에도 미니멀리즘이나 부조리극 등 20세기 예술운동에도 적극 참여한 선구자로 통하는중.
파리 음악원에 입학하여 음악을 배웠으나 재능이 없다는 평가를 듣곤 방황 하였으며, 1882년 입영장을 받곤 군에 입대했으나, 전혀 적응하지 못하곤 탈영을 한적이 있다. 1887년에 사티는 고향을 떠나 몽마르트르에서 생활하며 여러 예술가들과 어울리면서 짐노페디등의 자신의 대표작을 공개하며 주목을 받았다. .. 출처:나무백과 <–more
B.G. Vexations, Alan Mark erik satie
참고:
예술가의 지도 <–
데레사
29/05/2016 at 16:05
정말 많은걸 배웁니다. 여기서.
요즘은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혹 들리게 되면 먼저
참나무님 생각을 하죠.
나처름 스치듯 슬쩍 슬쩍 보는게 아니라 꼼꼼히
역사까지 생각하면서 보시겠구나 하고요.
미사 다녀와서 종일 딩굴딩굴 입니다.
참나무.
29/05/2016 at 16:28
오늘은 집에 바로 오려고 충무아트홀 잠깐 들렀다
신당역으로 내려왔는데 어이된 셈인지 6호선 신당이더라구요
제가 지독한 방향치라…^^
2호선은 다시 올라가라 해서 귀찮아 바로 코앞의 6호선 타고 고대박물관 다녀왔어요-우리동네에선 고대가 환상의 동선이라 잠깐 한눈팔면 되거든요.
*
담주 수요일 병원 예약 얼마안남았으니
맛난 거 잡숫고 푸욱 쉬시는 거 아주 잘하신거지요
위블의 베스트리플러 안계시면 많이 썰렁할겁니다
부디 좋은 결과있길 기도드릴게요 _()_
홍도토리
20/06/2016 at 12:13
모네의 기차역.보니 눈이 번쩍!!
어제 전쟁기념관에서 ‘모네 빛을 그리다’전을 보았습니다.
모네의 기차역도 3점 정도 본 것 같아요.
기존의 전시회와는 좀 다른 느낌이었어요.
홀로그램을 사용한 빛의 잔치라 해얄까요..?
다양한 작품을 보긴 하였으나
명작을 직접 마주한 것과는 감동이 다른,
처음 접해보는 스타일의 전시회였어요..^^
참나무.
20/06/2016 at 14:24
‘컨버전스 아트’ 일종의 융합예술이 요즘 유행처럼 퍼지지요
전쟁기념관에서 여러 번 열려 얼마 전에 헤세 전 봤는데
음악 분야에서도 찬 반 나뉘어지더군요.
*
물리치료 받고왔어요- 올려둔 사티 들으며
낼 또 나갈 일이 있어서
당분간 발을 이고 살아야겠어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