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같았던 5월

… ….

066

며칠전부터 바빴다. 오늘은 냉장고 정리하는 날로 예정되어 아침부터 지금까지 현지니 보면서 싱크대 앞에 서 있었다. 아직 눈병 완치가 되지않아 어린이 집에 못가서 내가 돌보고 있다. 요즘은 밖에 나가는 걸 좋아해서 서울숲 USA도 다녀오고 아파트 주변 어린이집 순례도 자주한다. 그래도 6시즈음이면 집에 돌아 와 ‘세음’ 오프닝 맨트 후 꼭 해주는 말 “오늘도 수고많으셨습니다” 이 말 들으며 위로를 얻는다. 라디오는 거의 생활이나 마찬가지…

여기까지 올렸는데 저녁먹고 오늘은 설겆이거리가 많다보니 이제사 내 방에 들어와 라디오 On하니 하필 조병화 시인 작 최영섭 작곡 ‘추억’이 흐른다. 두 분이 해변을 같이 걷다 한 순간에 시를 짓고 또 그 시는 금방 작곡되어 두 분에겐 잊지못할 추억이 된 가곡. Sop.이규도 교수가 제일 좋아하는 가곡이라했다.

050

어쩌다 리모콘이 내 차지가 되어 돌리다 만물상이 나오면 유익한 정보가 많아 보게된다. 며칠 전 요리전문가가 나와 냉장고 정리차원의 카레요리 직접 하는 걸 보게되었다. 집집마다 냉장고에 굴러다니는 각종 채소와 소스를 전부 다 넣어 마무리는 강황으로 만든 카레, 오늘 나도 그대로 따라해봤다.

시판 파스타 소스, 며느리가 두 개 샀다고 줬는데 한 번 해먹고 별로 맛없어 버리기는 그렇고 내내 냉장고 포켓에 꽂혀있었다. 비슷한 내력의 스테이크 소스,기한 아슬아슬한 땅콩버터, 바닥에 남은 케찹을 모두 꺼내어 싹나기 시작하는 감자, 작년 완두(일부는 현지니 완두스프 만들고)  잘 못하면 버리게 될 야채 모두 볶다가 충분히 익은 이후 꺼내 논 소스를 전부 다 넣고 섞으며 볶았다.  병 씻은 물까지 부어가며 중간에 맛을 보니 약간 신맛이 강해서 다 못먹을 것같아 껍질까서 냉동해 둔 바바나도 시험삼아 넣어봤다.

맛 없어도 어차피 버릴 것들이니까 …마지막으로 강황(카레 원료)을 넣어 마무리를 했더니 의외로 맛이 괜찮았다. 만물상 페널들 방송용 리액션이 아니었구나 이러며…그리고 한 번 먹을 양 만큼 따로 담아 식혀 냉동보관해뒀다. 부피 줄일려고 되직하게 했으니 먹을 때 우유 넣고 다시 끓여먹기로 하고… 덕분에 냉장고도 널럴해져서 기분이 좋았다.

여름옷 정리도 시간날 때마다 해서 이젠 편안하게 5월을 보내고 새 달을 맞이해야지…조간에는 벌써 6월 시가 올랐더라만…살림살이 정리는 이만하면 됐고 내 블로그에도 5월 중으로 정리할 게 몇 개 더 있어서…

064

JCC아카네디 클래식 음악 강좌 유정우의 클래식 터치

-제5강: 조화와 대결의 예술, 협주곡의변천사

협주곡을 가리키는 ‘콘체르토’라는 말은 아마도 ‘다투다, 싸우다. 논쟁히다’ 들의 뜻을 가지는 라틴어 동사 ‘콘케르타레(concertare)’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탈리라어 ‘콘체르타레’는 기본적으로 ‘찬성하다, 화합하다, 일치하다.’ 등의 뜻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우선 볼드체 제목들과 들려준 연주 보관
1. 합주 협주곡 (Concerto grosso)

  • J.S.바르 브란덴부르크협주곡 2번 F장조 BWV 1047 중 1악장
  • -연주: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

2. 독주협주곡(Solo concerto)

  • #리토르넬로(Ritornello)양식

설명 중간에 영화 한 장면을 보여주었다. 갑자기 이태리 레스토랑이 나오고 어떤 남자가

“리피에노는 뭘로 넣었느냐” 묻는 장면이었다. 모니터 화면은 스톱으로 해 두고 “여러분들도 만약 이태리 식당가서 리피에노( ripieno)는 뭐가 들었냐”  그러면 웨이터나 세프가 긴장할 거란 설명을 하는거다. 그런데 비슷한 얘기를 장일범 시간에도 들은 것같다. 강의 이전인지 이후인진 기억에 없고

또 며칠 후 김주영씨가 ‘신문은 선생님’ 코너 주제가 협주곡이어서 ‘이런 우연도 있구나…’ 열심히 읽은 기억은 났다. 예습복습까지 했으니 앞으로 협주곡 들을 때는 좀 더 깊이 심취할 것같다. 한 마디로 일축하면 ‘협주곡의 독주자는 오케스트라와의 경합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조화로워야 한다.’

비발디 소프라니노 리코더를 위한 협주곡C장조 RV443 중 1악장

소프라니노 리코더: 조반니 안토니니(Goovanni Antonini)

처음부터 화려한 독주 리코더 실황 모니터 끝난 후 ‘동네 코끼리 문방구에서 파는 값싼 리코더랑 외양은 비슷해도 좀전의 리코더는아프리카 흑단 나무로 만든 100만원 이상 호가하는 악기’라며 리코더 주자가 드물게 지휘도 한다 했다 . 여태까지 1악장은 조용히 시작했지만 처음부터 웅장하게 울려퍼지는 예를 들었다. 그 중 대표적인 연주가

베토벤 피협 4번 피아노: 마우리치오 폴리니/ 아바도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

5번 황제 1악장 크리스티안 지메르만 / 지휘 레너드 번스타인/ 빈필 연주 실황 이후

차이코프스키 피협 1번 피아노 :키신 연주 카라얀 (베르린 필)
그리그 피아노 협주곡 A단조 중 1악장
피아노:에프게니 키신
지휘 :사이먼 래틀(빈필)

재밌는 건 소년 키신의 차이콥스키 피협연주 이후
그리그 피협 1악장 연주는 40대 키신이어서 웃음이 터졌다.

교향악적 협주곡의 세계, 브람스 협주곡 1번

피아노 다니엘 바렌보임/ 사이먼 래틀(빈필) (유로피언 콘서트, 아테네실황)

-20세기의 기타 협주곡 아란훼즈 협주곡
소리가 작은 기타인데도 불구하고 오케스트라랑 조화가 졀묘한…

051
제6강 –

음악의 역사를 바꾼 순간들 I.베토벤 <영웅> 교향곡

  • 음악의 혁명, 베토벤 교향곡 3번<영웅>

이전의 음악가들은 귀족들의 비위를 맞추는 수준으로 그들은 골치아픈 어려운 연주보다는 사람들 초대 해서 가볍게 여흥으로 즐기는 수준의 음악을 원했지만(그렇다고 모짜르트 음악이 결고 가볍다는 얘기는 아니지만) 영웅 이후 음악가 위주로 작곡, 연주되는 계기가 되어 음악 역사를 바꾼 시발점이어서 첫 강의로 영웅을 정했다 했다. 유정우 선생 강의가 재밌는 이유는 감상영상물이 악장마다 지휘자가 다르게 변화를 준다는 점이다

1악장 : 지휘 크리스티안 틸레만( Christian Thielemann)/ 연주: 빈 필하모니

2악장:지휘 클라우디오 아바도( Claudio Abbado)

연주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2013.8월 루체른 페스티벌 실황-최후연주)

2악장은 특이하게도 기존의 오라토리오나 오페라에서 사용되던 장송 행진곡으로 구성되어있다. 오보에의 애수어린 솔로가 유명하다. 이 장송곡 삽입 때문에 나폴레옹과의 연계성을 주장하는 학자들은 그 주장을 반박하는 학자들께 설득력 있는 대답을 내놓지못한다. 학자에 따라서는 전사한 영국 넬슨 제독이 이 장송행진곡의 모델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있다. 이 곡이 작곡되고 발표될 당시 나폴레옹은 살아있었기 때문이었다.

하필 아바도 최후 연주가 되어 본인의 장송곡이 되어버렸다.

 

3악장 :

4악장: 지휘 : 존 엘리엇 가디너 경 

연주: 혁명과 낭만 오케스트라<BBC방영 드라마 Eroica(2004)> 실황 그대로…

3악장 스케르초 트리오 호른 3중주 부분 유의-연주를 한 암스테르담 수석 오보이스트는 아버지가 애로영화보다 멋있어서 아들에게 권유했다는 일화까지들려주었다. 역시 깨알재미를…

009

낙서 메모  IMARI 보다 잠깐 삼천포:

Silber Kammer 황실 식기박물관을 오래 전에  여행할 때 호기심천국 유정우샘은 아주 작은 메모를 담아왔다. 독어로 된 그 설명 일부는  ‘일본 도자기의 발전은 한국도공들에 의해서 발전되었’다는 내용이었다. 심수관 얘기도 잠깐 하면서…우리야 다 아는 내용이지만 어떻게 독일에서  이런 사실을 알았을까 캐어보다 우리나라 유학생들이 박물관 당국에 중국과 일본의 가교역활을 한 우리나라의, 지리적 환경까지 설득해가며 표기해 주도록 추측하게 되었다고…

BBC전기 영화로 3,4악장 배경만 나왔고 연주는 백혜선의  에로이카 변주곡 실황으로 보여주었다.

지난 4째 화요일 강의는 이정도로 略하고…

*

004

지난 목요일 혜화마티네 있던 날

점심은 따끈한 칼국수 생각이 간절하여 카페 그린 도어를 목표로 좁은 ‘골목길 접어들 때에’ (김현식 생각하며)갑자기 재즈가 흘러나와 소리나는 곳으로 향하니 *융드롭 큰 글씨가 보이는 카페 커피천국 이었다.
실내엔 아무도 없어서 ‘아직 점심 전이라 죄송하’다며 원두만 사왔다. 예가체프 100g이 5,000원 싸기도 했지만 (보통 8~9천원) 그냥 나오기 뒷머리가 땡겨…

075
다시 나와 마음에 점찍을 곳 찾아 보니 가정집인 듯 한데 칼국수 큰 간판이 보였다.
(융드롭 커피천국 카페랑 칼국수집 에피소드는 나중에)

*

비온 뒤 상쾌함 때문에 그냥 집으로 가기 싫어 국박 반가사유 친견하러 혜화전철역 급히 가는 중…어떤 아주머니가 활짝 웃으며 내 쪽으로 다가왔다 .

088

‘아이구머니나 또 날 다른사람으로 착각하는갑다’
(얼굴이 풍년두부처럼 평범하게 생겨 거두절미, 말부터 시작하는 사람들도 가끔 있어서)

그랬는데 웬걸… 다가서서 손까지 잡는거다.

-참나무님 저 ㅁㄴㅋ…
… ….

그제사 생각이 나는 거다 노날 회원의 지인으로 청담에도 몇 번 다녀갔고  또 우연히 코엑스에서도 만난 적 있었는데…귀한 책선물까지 받았으면서 내가 결례를 한 거다.

‘언제 JCC 콘서트 있는 날 슬쩍 옆자리에 앉아 놀래킬 꿍꿍이도 했’다며…

그만큼 내 블로그 자주 와서 나의 행동반경을 훤히 꽤뚫고 있는거다.

078
이런 우연이라니…

만약 내가 그린 도어에 갔거나 또 다른 볼 일  -예를 들어 전시장에서 좀만 더 지체했거니 약간만 일찍 나왔어도 못만날 뻔 했는데… 하필…’ 벤자민의 거꾸로가는 시계’처럼 딱 그 시간에 에스컬레이터 입구에서 만나다니

정말이지 나에겐 필연같은 우연이 자주 일어난다.
서로 약간의 시간이 있어서 근처 카페서 차 일잔 하며 많은 얘기를 한 날이었다.

P.S:

  • 5월에 받은 가장 아름다웠던 선물,  혜화동 JCC 와 은방울꽃 커피잔

016

JCC 4층에서 2층까지 계단 손잡이는 둥근데
다소 급경사인 지상으로 내려오는 계단 손잡이는

각이 진 네모여서 잡고 내려오면 접촉감(?)이 참 좋다
안도 타다오는 이런 손잡이까지 신경을 썼을까?

101

여태까지 마셔 본 커피 잔 중 가장 맘에 드는 잔을 5월에 선물 받았다.
잔의 전이 약간 두터워 마치 JCC 2층 카페 아리에타에서
지상으로 내려오는 계단, 네모 손잡이를 잡는 접촉감과
전이 입술에 닿는 느낌이 참 많이 닮았다.

001

요즘  이 커피잔만 사용한다

매 해 5월이면 우리동네 은방울꽃 담아 올렸는데
올해는 은방울꽃 있던 자리에 다른 꽃이 심어져
못 올린 사연을 알고 특별히 선물한 잔이다.
5월 가기 전에 남기고 싶어서…

4 Comments

  1. 데레사

    31/05/2016 at 07:39

    오월도 오늘이 마지막이네요.
    참 세월 빠릅니다.

    커피잔이 정말 예쁩니다.
    나는 게을러서 아무것이나 집히는대로….ㅋㅋ

    • 참나무.

      31/05/2016 at 09:20

      정말 그렇지요
      많은 일이 있었던 5월 마지막날이라니…
      새 달 6월에도 변함없이 자주 만나뵙길 원합니다

      이 커피 잔…
      저에겐 사연이 있어서 그런가봅니다

  2. 홍도토리

    31/05/2016 at 12:01

    . 긴 이야기가 끝까아아지 싱그럽습니다. ㅎㅎ
    . 저도 냉장고 옷 정리 등등.. 할 일이 태산인데 게으른 티 팍팍 내고 있습니다.-_-;;
    . 현지니는 생활 패턴이 바뀌니 스트레스 많이 받는가봅니다.
    . 유정우선생님의 강의는 늘 고픈데 이렇게라도 알아듣게 해 주셔서 왕 감사하구욥..
    . 아름다운 은방울 찻잔… 기품있어보입니다.
    . 어젯밤에 비포 미드나잇까지.. 비포 시리즈 다 섭렵했습니다.
    주인공들이 그렇게 말 많은 영화도 드물겠다 했어요. 절경의 그리이스 풍광, 그리고 쌈박질로 망칠뻔한 그들의 아름다운 밤… 다다다 좋았습니당..ㅎㅎ^^*

    • 참나무.

      31/05/2016 at 13:35

      긴 잡담을 다 읽어주셔서 고맙지말입니다…^^
      유정우 선생이 언젠가는 그쪽 동네에서도 강의가 있기를 바레봅니다
      비포…시리즈 현실적이던 …미드나잇 말이 많았지요
      그래도 같은 배우 같은 감독 작품이라
      영화역사에 길이 남으리라 믿어 의심치않아요
      *
      방금 수영하고 들왔는데 바람이 살랑살랑 불긴했지만
      한낮에 돌아디나긴 무리인 날씨네~~했어요
      오늘도 서울숲 USA 조금 산책하다 왔거든요
      실내에 편히계시기바랍니다…^^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