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개와 늑대의 시간을 보낼 때…
꼭 선을 그으라 하면 해 질 녘 오후 6시 즈음?
바빠 라디오 켤 시간 조차 없을 때는 그냥저냥 흘러가지만…
오늘 아침 나가기 직전 대강 스케줄을 잡았다.
- 종로 알라딘 중고 서점 매입불가 도서 리스트 뽑기
- 선그라스 한쪽 다리 고치기
- 모바일 카톡과& 페북 비번 없애기-페북과 카톡이 내 능력으론 열리지않아서…
오늘은 1호선으로 갈아 탄 후 종각역에서 내렸다. 알라딘에서 헌책 사보긴 해도 팔기는 처음인데 지정 박스를 이용하여 집에서 편히 팔 수도 있다지만 전후 과정이 복잡하여 다이랙트로 직접 가 보기로 했다. 그러나 직원에게 들은 답은 시원찮았다. 사지않는 책 리스트가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할수없이 안사는 책은 다시 싣고 와 ‘아름다운 가게’에 몽땅 기부하기로 하고… 이 일도 두세 번은 해야할 듯.
일단 조금만 싣고가서 ‘무식하게’ 맞부딪치기로 했다. 종로까지 와서 인사동 들어가지않을 수 없어 알라딘 나오면 보이는 금강제화를 향하는 횡단보도 건너 안경 가게를 찾으니 안보이고 올레 모바일 가게가 먼저보여 상의 하기로…그러나 그 젊은이도 비번 기억 못하면 LG 본사까지 가야한다며 곧바로 길건너 가 보라 했다. 마침 에스컬레이터도 있길래 지하도로 내려가 다시 알라딘 방향으로 나왔다. 지하도 입구에는 무슨 광고 지라시를 권하는 아주머니들이 오가는 사람들께 모두 손내밀어 전했지만 대부분 젊은이들은 거들떠 보지도 않고 싹싹 지나쳐버렸다.
손부끄럽지않게 나라도 받아야지…얼핏보니 xx교회 광고였다. 종로 젊은이의 거리 근처 계속 눈을 돌려봐도 LG 간판은 안보였다. 두세 번 왕복해도 안보였다. 올레 점원이 귀찮아 그냥 뱉은 말일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때 알라딘 근처에 ㄷㅇ 안경이 있어서 일단 들어가기로 했다 왕복 오가느라 지라시를 3장이나 받았다…;;
그러나 안경집도 가까이 가니 5층. 휴일인데 문은 열었을까? 마침 엘리베이터가 있어서 들어갔더니 반갑게 문이 열리고 두 남자는 바둑을 두고 있었다. ‘죄송한 부탁’이라 먼저 말하고 ‘수고비는 드린’다는 말 먼저 했지만 두 남자 중 주인인듯한 사람이 ‘오늘은 휴일’이라 안된다 했다. 도끼자루 썪는 것도 모른다는 바둑 삼매에 들어간 사람들 방해하기 싫어 되돌아 나왔다. 아…오늘 일진 별로구나. 날씨도 덥고 인사동 스며들기도 포기. 그대로 1호선 타기로
계단 근처 스크린 도어에 시가 보였다. 하필 제목이 ‘명이’
어제 이연복세프 찜 요리 딤섬판 같은 바닥에 깔려 있던 명이나물 잎 생각이 나는거다.
이도 우연 아니겠지 괜히 또 사진을 담았다.
명이
최두석(1956-)
요즘에는 별미의 나물이지만
예전에는 섬서람들 목숨을 잇게해서
명이라 부른다는
울릉도 산마늘잎 장아찌
밥에 얹어 먹으며 문득
세상에는 참 잎도 많고
입도 많다는 것 생각하네
세상이 곳곳에서
기고 걷고 뛰고 날며
혹은 헤염치며
하염없이 오물거리는 입들
과연 잎 없어 입 벌릴수 있을까
생각하네
동네 근처 카페에서 마지막 점을 찍었다.
6월3일 만남, 부평 현대백화점 8층에서 맛봤던 빙수 생각이 났다.
요즘 대부분 빙수가게에 다 퍼진 눈꽃 빙수
처음으로 개발한 카페라던데…
빈 집에 들어와 그 날 만남에서 화제에 올랐던 ‘또 오해영’ 재방 9.10회 하길래
방해없이 자알~~ 보고 … 독수리 콕콕.
특이한 내용이라 재밌었다- 나머지도 재방하면 봐둬야겠다 결심
최근에 본 드라마 중 가장 개성있는 드라마?
그 날 ‘디어 마이 프랜즈’ 얘기도 하던데 아직 아무도 없는 빈 집,
오늘은 오랜만에 주말극 본방 사수 할 수 있을래나
KBS 2 ‘아이가 다섯’ & SBS ‘그래 그런거야’ 까지?
동네 카페에서 만난 냉이랑 같이 꽂혀 있던 아주 작은 흰꽃
별꽃은 아니었는데…척 보고 이름 알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빨리 수목원 잡초전시회 ‘즐거운 숙제’ 기다려진다
참나무.
05/06/2016 at 22:35
아마 위 시의 명이나물을 많이들 알고 계시리라. 지난여름 어느 날 새콤달콤하게 담근 그 나물장아찌를 드시고 오신 분들도 계시리라. 그런데, 그것을 밥에 얹어 먹는 그 순간, 시인은 입을 벌리며 잎을 생각한다. 발음의 유사성이 시인의 감성을 건드린 것이다. 그것은 시인이 늘 삶의 방석 위에 앉아 들여다보고 있었기에 그 유사성이 얼른 시의 전율로 온 것이리라. 이렇게 시는 느닷없이 온다. 늘 전율의 문을 열 준비를 하고 있는 상태, 그 문틀 옆에서 보이지 않는 ‘잎’들과 ‘입’들을 이어주는 것, 그것이 시인이 할 일이다. 당신도 삶의 방석 위 어느 순간에다 전율의 문을 달라. 문제는 그 전율의 강도다. 얼마나 강렬하게 전율하는가, 하는 것!
[출처: 중앙일보] [시가 있는 아침] 명이
홍도토리
08/06/2016 at 12:02
어제, 이사도라가 버스에서 구르는거 보고 얼마나 박장대소를 했는지..
남푠이가 아래 윗집에서 놀라겠다고 걱정 하더이다.
ㅎㅎ. 박해영작가의 또오해영.
끝까지 기대 만땅입니다.
헌데 넘 늦게 자게되어 아침운동 나가는게 힘들어서 그것이 문제여요..ㅎㅎ
journeyman
15/06/2016 at 11:21
기껏 힘들여 들고 갔는데 매입불가라고 하면 짜증이 안날 수가 없죠.
그게 몇권 정도라면 모르겠는데 대부분이라면 더욱 허무해지고.
그래서 출발하기 전에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http://used.aladin.co.kr/shop/usedshop/wc2b_gate.aspx?start=we_tab
위의 주소에서 제목만 입력하면 매입가능과 불가를 알려주고 가격까지 표시해 주니까요.
다음에는 꼭 확인하고 출발하시기 바래요.
참나무.
15/06/2016 at 12:09
아…감사합니다
언제였나 올려주신 포스팅 보고 메모해둔 적 있었어요
근데 저는 요즘 ‘정리’ 가 목적이라
아름다운 가게 들리기 전에 ‘혹시’ 하고 들리기 때문에
짜증내는 일은 없어요
…
책을 도저히 그냥 버릴 순 없어서
‘받아주는 것 만으로 고맙다’
인사까지하고 처리하는 중이랍니다
집에서 가차운 건대점이 생겨 세 번 쯤 다녀왔네요
멀지않은 곳에 아름다운 가게도 있어서 옷과 그릇까지
신경써주셔서 많이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