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지인 4명과 용인 새감 영성의 집에서 1박 2일을 하고왔다.
그 곳에 계시는 수녀님이 고등학교 국어 선생님인 지인을 잊지못해
수소문 하다 연락이 되었는데 우리까지 동행하게된 것이다.
오래 전부터 1년에 봄 가을 두 번쯤 적당한 곳 골라
부담없이 하루 묵으며 얘기나 하고 쉬다오는 모임이 있는데
이번에는 이 곳으로 정해진거다
먼저 건물 내부 안내를 받았다
1층에서 2층 올라가는 창곁의 수녀 인형, 맘을 평안하게 해줬다.
일행 중 테레사는 주문이라도 해서 갖고싶다했지만
만든 수녀님이 이젠 안계신다 해서 안타까워했다.
냉장고에 붙어있는 휴지걸이가 재밌어서…
곧 점심시간이 되어 식당으로 안내되었다.
수녀님들이 직접 키운 야채들 쌈싸먹으며 ‘먹방피정’ 이라 농까지 하고
정성 한가득 꽁치졸임, 냉국은 하 맛나 레시피 물어보기도 했다.
식당 곁에는 차마시는 공간이 따로 있어 많은 얘기도 나눴다.
제자 수녀님 세레명이 일행 데레사와 같아 필연이라 하며
30여년 전 20대 국어선생님이 들려주던 얘기들…
박완서 소설, 이중섭 일대기 난쏘공 등등등
살아가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는 고백을 하여
스승인 지인이 더 감격을 하여 같이 시간여행을 했다.
건물 전면이 아치여서 중세 수도원을 연상시켰다
저녁 먹은 후엔 수녀님들의 야채밭과 주변도 산책했다.
수도원 뒷산 피에타 상 아래 윤을수 신부님 묘소
400여명의 수녀님들이 묻힐 산소여서
요즘은 A4용지 만 한 사이즈의 잔디장으로 하신다 했다
1박 후 다음 날 오전 6시엔 바로 근처에 있는
인보성체수도회 예배실에서 수녀님들과 같이
“내탓이요 내탓이요 다 내탓이로소이다”
가슴치며 드리는 천주교식 정식 예배는 난생 처음이었다.
교회보다 성스러운 의식과 끝날 무렵 , 늙은 분, 장애자
소외된 분들 기도를 따로 호명하며 드릴 때 다시 뭉클했다.
눈만 뜨면 끔찍하고 입에 담기도 무서운 뉴스들 먼저 접하는 요즈음
이만큼이라도 굴러가는 건 내가 잘 모르는 이런 곳에서
저렇게 아름다운 기도를 하기 때문은 아닐까 하고…
전시장 구경가기 전 갑자기 ‘새마을 노래’ 가
스피커로 들리고 나이드신 수녀님들이
복도 군데군데에서 체조 하는 모습도 왠지 찌잉 했다.
전시장 내부 신부님이 쓰시던 물건들도 옛날을 떠올리게 했다
이런 물병과 화채그릇 집집마다 있었을 듯…
신부님 옷의 한땀 한땀 자수는 또 얼마나 섬세한지!
- 뒷축이 닳아 없는 신부님의 마지막 구두…
아래는 사진이 흐려서 구글에서 펌
윤을수 라우렌시오 신부 유물 전시관 2
성모자상 모자이크화에 담은 그리운 어머니
발행일 : 가톨릭신문 2015-12-06 [제2972호, 13면]
▲ 배운성의 작품인 성모자상 모자이크화의 원본 그림.
사진/ 인보성체수도회
*새감 윤을수 신부님은 우리나라 최초의 소르본느 대학 출신 박사 신부님
*새감: ‘새가 물가에 감돈다는 뜻’
인보성체수도회 창립자 윤을수 신부님의 호.
돌아오는 길, 앞으론 모임장소 물색하느아 애쓰지 않고
각자 시간들만 맞춰 용인, 새감 영성의 집 고정하기로 했다.
단체 피정도 가능하고 소수도 환영한다 하니
혼자 조용히 쉴 곳 필요하신분들도 참고하셨으면…
주소: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백옥대로 1832번길67
Tel: 070-4047-3871 / 010-3813-2903
E-mail/ inbosaegam@daum.net
다녀온 후 정리 정돈된 도처의 기운과
수녀님들의 정성까지 남기고 싶어
혼자라고 후르륵 떠나고 싶을 때를 대비
찾아가는 길 보관해둡니다
홍도토리
15/06/2016 at 18:28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포곡읍 금어리에 잠시나마 살았던지라
이곳이 어드멘지 훤합니다.
쉽게 찾아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무늬만 신자인지라 죄송스럽고 어렵긴 합니다만
언제고 울엄마 모시고 한번 다녀오고 싶네요!!^^*
참나무.
15/06/2016 at 19:12
아 다행입니다. 저도 ‘무늬만…’ 이어서
오히려 도움이 될 지도 모를 일이지요
정리 정돈만 배워도…
어머님 모시고 꼭 다녀오셔요
저는 고아라 부럽네요
처음엔 사제 교육관이었는데
올해 피정의 집으로 리모델링하여
‘누구나’ 갈 수 있는 곳이랍니다.
그리 멀지않은 장점도 있고요
수선호이
29/06/2020 at 20:59
새감의 집 수녀님께서
이웃으로 신청해주셔서
오늘 제 책과 꽃_스카프를
선물로 보내드렸습니다
반갑고 귀하고 신기한 우연이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