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莊子& ‘반려견 1주기 추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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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일 횡단보도 건너편에서 만난…

뭐 요즘에사 별로 귀한 풍경(?)도 아니지만 하필 그 날
주보  감사헌금란에 박xx(반려동물 1주기 추념) 을 볼 때는 기분이 좀 묘했다.
이러면 동물애호가들께 핀잔 들을거다만…

어제 우리동네 KU시네에서 프랑코포니아 보고 점심 먹고
최가커피 마시러 갈 때 횡단보도에서  아기보담는 포데기(뭐라하지?)에
아기 대신 강아지를 보고 동행에게 그 날 얘길 해 주고 찬반론을 펼쳤다.
그런데 오늘 아침 전혀 다른 개 그림을 만나 큰 그림으로 찾아보고싶었다.
곽아람 기자기 쓴 문제의 그 선한 소공자 눈빛을 확인할 길 없어 찾아봤지만 별 소득 없었다.
오히려 조선 닷컴 DB 사진이 더 선명하다
시간나면 좀 더 찾아봐야지.
이것 역시 쓸데없는 짓…;;

소공자

노먼 록웰이 1945년쯤 그린 습작 ‘소공자’. /조선일보 DB

[Why] 냉혈한의 마음마저 한순간에 녹인 소공자의 ‘善意’2016. 7. 9 (토)

Artist: Norman Rockwell  (American, 1894–1978)
Title: Little Lord Fauntleroy, 1945–1945  
Oil on Board Size:22.9 x 16.5 cm. (9 x 6.5 in.)

노먼 록웰? 몰라 영어로 검색해보고서야 낯익은 그림인데
작가이름을 몰랐을 뿐이다. 요건 소득이다만

norman rockwell self portra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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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훈이 보내 온 ‘여름 편지’]

푸른 연꽃을 통역사 삼아 늙은 부부가 말없이 대화합니다

책을 읽다가 눈이 흐려져서 공원에 나갔더니 호수에 연꽃이 피었고 여름의 나무들은 힘차다. 작년에 울던 매미들은 겨울에 죽고 새 매미가 우는데, 나고 죽는 일은 흔적이 없었고 소리는 작년과 같았다. 젊은 부부의 어린애는 그늘에 누워서 젖병을 물고 있고 병든 아내의 휠체어를 밀고 온 노인은 아내에게 부채질을 해주고 물을 먹여주고 입가를 닦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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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의 물고기들 중에서 어떤 놈은 내가 물가로 다가가면 나에게로 와서 꼬리 치는데, 아 저 사람 또 왔구나, 하면서 나를 알아보고 오는 그놈이라고 나는 믿는다. 연꽃의 흰 꽃잎에는 새벽빛 같은 푸른 기운이 서려 있어서 말을 걸기가 어려웠다. 연꽃은 반쯤 벌어진 봉우리의 안쪽을 보여주지 않았는데, 거기는 너무 순수하고 은밀해서 시선을 들이대기가 민망했다. 넓은 호수에서 연꽃들은 창세기의 등불처럼 피어 있었다.

모든 생명은 본래 스스로 아름답고 스스로 가득 차며 스스로의 빛으로 어둠을 밝히는 것이어서 여름 호수에 연꽃이 피는 사태는 언어로서 범접할 수 없었다. 일산호수공원의 꽃들은 언어도단의 세계에서 피어났고 여름 나무들은 이제 막 태어난 시간과 공간 속에서 빛났다. 나무들은 땅에 박혀 있어도 땅에 속박되지 않았다. 사람의 생명 속에도 저러한 아름다움이 살아 있다는 것을 연꽃을 들여다보면 알게 된다. 이것은 의심할 수 없이 자명했고, 이미 증명되어 있었다. 내 옆의 노부부는 나무 그림자가 길어지고 빛이 엷어질 때까지 말없이 연꽃을 들여다보았다. 늙은 부부는 연꽃을 통역사로 삼아서 말 없는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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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책을 자꾸 읽어서 어쩌자는 것인가, 책보다 사물과 사람과 사태를 더 깊이 들여다보아야 한다고 늘 다짐하면서도 별수 없이 또 책을 읽게 된다. 이틀째 ‘장자’를 읽고 있는데 신문사에서 ‘여름에 읽을 책’을 골라보라고 해서 주저 없이 ‘장자’로 정했다. 책을 읽는데 무슨 여름 겨울이 있으랴마는 ‘장자’는 여름의 나무 그늘에서 읽어도 좋고 눈에 파묻혀서 세상이 지워지는 겨울밤에 읽어도 좋다.

‘장자’는 순결한 삶, 자유로운 정신, 억압 없는 세상의 모습을 역동적 드라마로 제시한다. ‘노자’는 사상의 원형이며 뼈대일 터인데, 여기에 판타지를 넣고 스토리를 엮어서 인간세에 적용시키면 ‘장자’가 된다. ‘장자’는 인간의 수많은 질문에 직접 대답하기보다는 질문의 근저를 부수어버림으로써 인간세의 끝없는 시비를 끝낸다. 질문이란 대체로 성립되지 않는다. 인간은 짧은 줄에 목이 매어져서 이념, 제도, 욕망, 언어, 가치, 인습 같은 강고한 말뚝에 묶여져 있다. 짧은 줄로 바싹 묶여져서, 괴로워하기보 다는 편안해하고 줄이 끊어질까봐서 노심초사하고 있다. ‘장자’가 마음의 도끼질로 이 목줄을 끊어 주는데, 줄이 끊어지면서 드러나는 세계의 질감은 가볍고 서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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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에서 연꽃과 물고기를 들여다보면서 ‘장자’를 생각했다. 연꽃이 ‘장자’이고 물고기가 책이었다. 아름다운 것은 본래 스스로 그러하다. 거꾸로 써도 마찬가지다. 내년 여름에는 또 새 매미가 울겠지.

전문 출처: 2016. 7. 9 (토)   <–

토요일 Books 오는날 개판 벌려 죄송해서 전문까지 드르륵~~

그의 글을 본격적으로 좋아하게 된건 ‘편애’ 때문이다
‘편애할 때 가장 자유롭’다니…신선한 충격이었거든
이 말 물론 조블에서 한 줄 안다
99번더 하면 100번이다. 이런말 들을까봐 미리 선수

오늘은 나도 셔틀버스 대신 걸어서 서울숲 공원 연꽃 만나러 가야겠다
어제 선물로 받은 매그놀리아 고체 향수 때문일까
작가 김훈의 글맛에 취해서일까…

018

최가 커피 오랜만에 갔는데 실망시키지 않았다
잔이 특별해서 더 기분이 좋았다
특히 언벨런스한 에스프레소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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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 홍도토리

    09/07/2016 at 12:25

    노먼 록웰의 그림 좋습니다.
    자화상 그리는 그림은 유모어도 있구요.ㅎㅎ
    김훈의 글도 좋아요.
    .. 8월 말에 아주버님 칠순 축하 겸해서 제주도에 가려는데
    남편과 따로따로 예약했어요.
    어쩌면 둘 중 하나만 가얄 것 같아서요.
    ..이유는 현재 유방암 앓고 있는 애견 때문입니다.
    남편은 나보고 가라는데
    아무래도 주인공인 아주버님은 동생이 더 보고싶지 않을까..해서요.
    그나저나 같이 갈 수 있는 경우의 수에 첫번째가 ..(으윽..!)
    언젠가는 겪을 일이지만 되도록이면 미루고미루고 미루고 싶으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겠습니다. 아무리 마음 속 일이라도요…-_-;;
    오늘부턴 폭염이라네요.
    더위 조심하세요.!

    • 참나무.

      09/07/2016 at 15:03

      우얄꼬..덜덜이..??
      -어쩌면 홍샘도’… 1주년 추념’ 하실지 모르겠네요…ㅠ.ㅜ
      제발…_()_
      .
      고대박물관 아직 오픈도 않은 전시장에서 주인공 백순실화가랑
      맨투맨으로 만나 작품설명을 직접 듣게되는 행운을!
      헤이리에서 직접 카페도 운영하신다네요
      3시반에 오프닝 기념 음악회도 듣고 가려고
      CNN 카페에서 기다리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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