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에 쪼그려앉아…

밤새도록 T.V 시청하는 남편 지청구를
비몽사몽간에 들으며 밤을 보내는 요즈음이다
나랑 달리 남편은 스포츠광팬…
평소에도 야구경기 볼라치면 지청구도 같이 들어야한다
직접 보지않아도 대강의 승패는 짐작할 수 있다.
응원하는 팀이 지기라도 하면 코메디가 따로 없다
코치도 아니면서 ‘감놔라 배놔라’문외한인 내가 볼 때는…
그러니 요즘 리우 올림픽 덕분에 밤이나 낮이나
더러는 환호도 듣지만 지청구도 덩달아 들어야한다

내가 스포츠 중계방송 보는 건 싫어해도
운동선수들 라이프 스토리가 실려있는 아침 신문 읽는 건 재미있어 한다.
오늘 아침에도 양궁에 관한 기사가 실려 열심히 읽었다.
지름 12.2cm 밖에 안되는 한가운데 10점 과녁을
70m 떨어진 사대(射臺)에서 보면 희미한 점
전체 과녁도 지름 1m 22cm밖에 안 되는데
22㎏ 무게의 시위를 벗어난 화살은 최대 시속 240km로 날아간단다.

양궁은 순간마다 방향과 세기가 바뀌는 바람과의 싸움,
사대(射臺)와 과녁 주변 풍향이 달라 정밀한 오(誤)조준이 필요하다는
양궁 남자 대표 김우진은
“끝없는 훈련으로 터득한 감(感)으로 쏜다”고 했다.
더구나 리우 양궁 경기장은 “바람이 오묘하다”는 곳
그런 리우에서 한국 신궁(神弓)들이 이틀 내리 10점 과녁을 뚫었다니…

한국 양궁은 갖가지 기행(奇行) 훈련으로도 유명하단다
특수부대 극한 훈련,한밤 공동묘지 다니기, 옷 속에 뱀 집어넣기 등등…
이런 소문이 알려져서 중국 양궁팀은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동물원에서 사자 꼬리까지 잡아봤다고한다.

이번에 대표팀은 태릉선수촌에 리우 양궁장을 재현해놓고 훈련하며
실제 경기 상황을 머릿속에 그리게 하고 뇌파를 측정해 스스로 집중력을 높이려고
아침엔 ‘활쏘기’ ‘공 띄우기’ 같은 스마트폰 게임을 하며 뇌 워밍업을 했단다
얼마 안 있으면 소파에 앉아 스마트폰 게임을 하는
외국 양궁팀을 보게 될지 모를 일이라며…
‘아무리 그래도 주몽의 후예들을 따라잡기는 힘들 것이다’

라는 전문가들의 기사를 읽었는데
그 앞장엔 단체전에서 남자 양궁 대표 김우진이 정작
개인전에선 패했다니 스포츠 관련 전문가나 기자 노릇도 쉽지는 않고
함부로 예측하기는 더더구나 어렵겠다 싶다.

해설자의 표현이나 스포츠 기자들 제목 쓰기는 또 얼마나 중요한지
오늘 아침엔 유도 선수 안바울에 관한 기사였다.

아쉬움에 쪼그려앉아… - 아쉽게 결승에서 진 안바울은 경기장을 빠져나오던 도중 한참 쪼그려 앉은 채 괴로워했다.
아쉬움에 쪼그려앉아… – 아쉽게 결승에서 진 안바울은 경기장을 빠져나오던 도중 한참 쪼그려 앉은 채 괴로워했다. /연합뉴스

99% 완벽했던 안바울, 1%방심에… 
산은 넘었는데 평지에서 넘어진 격…”

타이틀 제목에 이끌리어 읽어보다 훌륭한 부모님 이야기도 알게된다.
인천서 철물점을 하는데 가게문 닫고 리우까지 건너 가 응원을 했단다.
이번에 금은 놓치고 은메달에 그쳤지만 과거 비슷한 경험을 한
최민호 코치 예를 들며 격려를 하는 기사는 감동적이다.

一切唯心造 일체유심조
김우진,안바울 두 선수의 예만 읽어봐도
이긴 다음 마음 가짐이 얼마나 중요한 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영화 ‘태풍이 지나가고’ 도 봤고
김수자 전시회도 할 말 많은데 스포츠 문외한인 내가
오늘은 선수들 라이프 스토리로 하루를 열다니…
당분간은 리우 올림픽이 대세다.

4 Comments

  1. 데레사

    09/08/2016 at 11:03

    더운날 올림픽이 열려서 그나마 위안이 됩니다.
    경기를 보면서 이기면 박수치고 지면 좀 시무룩해지고요.ㅎㅎ
    저는 스포츠 광팬은 아니지만 국제경기는 잘 보는 편입니다.

    더운데도 여기저기 잘 다니시는 참나무님이
    부러워요.

    • 참나무.

      09/08/2016 at 14:29

      스포츠를 좋아하신다니 참 다행입니다.
      저는 왜그런지 스포츠경기엔 별 흥미를 못느낀답니다.
      아침에 눈뜨면 남편 관전기나 듣고
      가끔은 편안한 마음으로 재방이나 보곤하지요
      그래도 뒷이야기들은 열심히찾아 읽는편입니다
      *
      요즘 밤이면 풀벌레 우는 소리 자주 들리니
      ‘이 더위 또한 지나가리라…’ 그지요…^^*

  2. 홍도토리

    09/08/2016 at 12:54

    영 문외한인 저도 힐끔거리며 올림픽 소식을 듣습니다.
    양궁 단체전 덩반 금메달을 비롯한 희소식에 뒤이어진 김우진 선수의 허탈함, 어렵게 출전한 박태환 선수의 좌절 등등..
    안타까운 소식이 어디 한 둘이겠습니까만서도
    ‘우리’의 일이라 여기며 또 새로운 소식을 기다립니다.ㅎㅎ

    • 참나무.

      09/08/2016 at 14:34

      말 그대로 희비쌍곡선…
      운동경기도 우리 인생살이처럼 예측불허지요.
      전 운동경기 볼 때마다
      내 아이들 운동선수 아닌 거 고마워한답니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레슬링이나 권투경기 볼 때는 더더욱,
      뚜디리 맞는 자식들 보는 부모님들 맘은 어떨까 싶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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