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든 이별’

오늘 손녀딸 산호가 떠나는 아침입니다.

제가 고른 배경 음악 세이모어 할아버지

슈베르트 즉흥곡-제목이 참…;;

그래도 괜찮습니다.

제 친구 라지오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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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풍월당 5층 로비에 있는 라지오들

라지오 곁에는 소개한 신문도 스크랩 되어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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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아시나요 윤광준의 新 생활명품에 소개된…

나중에 전문 올려둘게요

그가 소개하는  신 생활명품들 읽다 보면

‘화악’ 지르고싶은 욕망까지 유발시키지요

그래도 저는 아직 지른 적 없는 독한 사람입니다

아직 티볼리도 쓸만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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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에겐  첫 손녀딸이라

여행의 추억도 많습니다

029

올 여름 일본여행도 처음엔 평일로

좀 더 길게 잡았다가 다 포기하고

손녀딸 스케쥴에 맞춰 같이 떠났더랬죠

공항엔 안나가기로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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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사위 친구 가족이 오늘 출국하는데  짐이 많아

벤을 렌트했다고  그 편에 같이 떠나보내기로 했습니다

다소 한갓져서 이러고 있네요

이 할머니도 저처럼 라지오 좋아하여

목욕탕까지 들고다니는데 -오른쪽 흰색

고레에다 히로가츠 감독, 태풍이 지나가고

아직 상영중인지 모르겠네요- 가급적 보시길…

그리고 또 , 반가운 시집 출간 소식도 있어서

 

내가 버린 한 여자

가진 게 사전 한 권밖에 없고
그 안에 내 이름 하나밖에 없어서
그것만으론 세상의 자물쇠가 열리지 않는다는 것을
가르쳐줄 수조차 없었던,

말도 아니고 몸도 아닌 한 눈빛으로만
저물도록 버려
버릴 수밖에 없었던 한 여자

어머니,
―「낱말 하나 사전」 전문

이미지: 텍스트

  •  시인의 말
  • 당신 만나서 불행했습니다.
    남김없이 불행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이 불행한 세상에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 있어서 행복했고
    사랑하는 사람
    당신이어서 불행하였습니다.
  • 우린 서로 비껴가는 별이어야 했지만
    저녁 물빛에 흔들린 시간이 너무 깊어 어쩔 수 없었습니다.
    서로를 붙잡을 수밖에 없는 단 한 개의 손이 우리의 것이었습니다.
    꽃이 피었고
    할 말을 마치기에 그 하루는 나빴습니다.

    결별의 말을 남길 수 있어 행복합니다.
    당신 만나서 참으로 남김없이 불행하였습니다.

    2016년 8월
    다시 감성마을 慕月堂에서
    류 근 

    어떻게든 이별 / 문학과지성 시인선 489
    류근 /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발행일 2016년 8월 31일 |

    제목이 기막혀 제가 빌렸고요…

    <페친의 위력> 대단하다며 (페친:페이스북친구)

    출간 3일째인 오늘 벌써 3쇄에 들어갔단 소식도듣습니다.

    소설도 아닌 시집이…이건 대 사건이지싶네요

    빈자리 …절묘하네…이러며…

    2010년 ‘상처적 체질’ 이후 6년 만에…조선일보 문화| 정상혁 기자

    2016. 9. 3 (토) 조선일보 Books에도 소개 되었기…

    P.S:

    더 가까워진 음악, 마누라도 칭찬

    윤광준의 新 생활명품 -34- THE+RADIO

    2201모처럼의 여유는 뜻밖에도 공항에서 찾았다. 인천행 비행기는 세 시간 후에나 출발한다. 몇 번이나 쫓기듯 스쳤던 프랑크푸르트 공항이 비로소 눈에 들어왔다. 하릴없는 여행객이 들를 곳은 뻔하다. 면세점을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어느새 인천공항의 화려함에 익숙해져 버린 한국인은 웬만한 매장이 시시하게 보였다. 그래도 시간을 죽여야 한다.

    전자제품 매장으로 발걸음이 향한다. 지난 것이 환영받지 못하는 유일한 곳이다. 디지털 카메라와 스마트 기기 액세서리가 수북하게 쌓였다. 처음 보거나 신기한 물건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다. 이미 우리나라를 거쳐 갔거나 인터넷 정보를 통해 익숙해졌기 십상인 탓이다.

    그래도 모르는 물건은 있게 마련이다. 눈에 잘 띠는 곳에 진열된 ‘더 플러스 라디오(THE+RADIO)’다. 작은 상자 크기에 둥근 다이얼 세 개만 붙어있는 게 전부다. 자연목 재질의 박스와 미색 그릴로 마감시킨 단순한 형태는 따스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디지털 흔적이 전혀 없는 단정한 디자인이라면 뭔가를 기대하게 할 만하다. 전자제품의 첫 인상은 구체적 관심으로 옮아가게 하는 큰 동인이다.

    커다란 둥근 다이얼은 선국을 위한 용도다. 돌리면 주파수가 새겨진 판이 함께 움직인다. 예전의 라디오 같은 익숙함이다. 누구나 아는, 라디오란 물건이 지닌 직관적 조작으로 작동된다. 볼륨 다이얼을 돌리면 스위치가 켜지고 음량이 조절된다. 이후엔 원하는 방송을 찾아 듣기만 하면 된다.

    디지털 기기의 복잡한 조작에 한 번쯤 넌덜머리를 냈을 법하다. 편리를 위한 기능의 보완이 외려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지지 않던가. 스마트폰을 바꿀 때마다 자식들의 눈총을 받는 세대라면 더 말할 나위 없다. 바보도 조작할 수 있는 만만한 전자기기를 우리는 내심 바라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더 플러스 라디오’는 아날로그의 친숙함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물건이다.

    사람 목소리 자연스레 들려야 제대로 된 라디오 음질
    300유로가 약간 넘는 가격표가 붙어있다. 우리 돈으로 40만원 정도다. 라디오치곤 비싼 가격이다. 가격 때문에 외려 관심이 커졌다. 모르는 물건의 객관적 가치는 비싼 가격으로 대략 파악할 수 있다.

    가격엔 이유가 있다. 우선 원산지를 봐야 한다. 내용이 조금 복잡하다. 영국의 오디오 회사가 설계하고 디자인은 이탈리아 업체가 했다. 생산은 당연히 중국이다. 요즘 나오는 물건들의 전형적 수법인 디자인 부가가치의 값이다. 이유야 어떻든 물건의 끝마무리와 완성도는 가격을 수긍케 한다.

    호감도 높은 물건이라도 라디오의 본질인 선국 성능과 음질이 떨어지면 곤란하다. 직접 라디오를 틀어 음악을 들어보았다. 수신 감도가 좋다. 깔끔한 디자인의 첫 인상 마냥 좋은 음이 흘러나온다. 작은 크기를 무색케 하는 저음의 양도 크게 모자라지 않는다. 라디오의 음질을 확인하는 제 1순위는 사람의 목소리를 들어보는 일이다. 곁에 있는 사람의 목소리와 비슷한 자연스러움이 느껴져야 좋다.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날카롭거나 벙벙거리지 않고 명료도 높게 전달되고 있다. 라디오란 우리가 들을 수 있는 주파수 대역의 아래 위가 잘린 중간 폭만을 들려준다. 사람의 목소리가 제대로 들린다면 나머지 부분은 저절로 따라온다. 작은 크기에서 나오는 음질은 기대 이상이다.

    공항의 여유는 예정에 없던 낯선 라디오의 리뷰를 진행한 꼴이 되어버렸다. 하마터면 바로 지를 뻔했다. 다행히 늘어난 짐 때문에 사가지고 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마누라에게 줄 선물이 필요하긴 했다. 참자! 세상에 물건이란 넘치는 법이니. 국내에서도 얼마든지 살 수 있을 테니까.

    그동안 온갖 전자 제품을 봐 왔다. 매력적인 물건도 많다. 사들여야 할 물건의 선택은 정작 신중해 진다. 디지털 기기는 사는 순간 후회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기기의 성능만으론 알 수 없는 사용 만족도가 형편없이 떨어지는 물건이 수두룩한 탓이다. 처음 본 단순한 디자인의 라디오에 순간 마음을 빼앗길 줄 몰랐다.

    돌아와 ‘더 플러스 라디오’를 검색해 보았다. 당연히 수입되어 팔리고 있다. 내용을 찾아보는 게 다음 순서다. 한때 인기 높았던 티볼리 라디오와 비슷한 인상을 떨치지 못했다. 궁금증이 풀렸다. 티볼리 라디오를 만든 인물이 새살림을 차려 만든 물건이었다. 유전인자를 공유하는 이복형제인 셈이다. 간결하고 친숙한 형태의 공통점은 당연할지 모른다. 나중에 만든 물건은 이전에 없던 뭔가를 더하게 마련이다.

    티볼리 라디오의 ‘이복 동생’ … 블루투스 장착22021

       티볼리에 없던 스테레오 기능과 스마트 기기와 연동되는 블루투스 장치가 생겼다. 달라진 시대의 변화를 수용한 선택이다. 스마트폰 안의 음악을 쉽게 들을 수 있는 확장성은 편리하다.

    제 몸뚱이보다 더 큰 ‘빠떼리’를 고무줄로 동여맨 트랜지스터를 끼고 살았던 세대는 안다. 70~80년대의 만만한 오락거리이자 팝송을 수용하는 창구역할을 한 라디오의 소중함을. 가장 친근한 오디오기기일 라디오의 추억은 현재진행형이다. 많은 사람들이 라디오를 사랑하는 데 놀랐다.

    내가 알고 있는 유명 인사의 사모님은 라디오를 허리춤에 차고 다닌다. 부엌에서 음식을 만들거나 봄날 꽃놀이 갈 때도. 요즘 나오는 작은 라디오의 음질에 불만을 느껴서란 게 이유의 전부다. 우스꽝스러운 모습마저 꿋꿋하게 참아내는 라디오 순혈주의자의 순정은 놀랍다.

    외국 생활을 하는 친구들 집에서 본 모습은 더욱 감동적이다. 유행 지난 아이폰으로 KBS 라디오 앱 ‘콩’을 받아 고국의 라디오 프로를 듣는다. 시간대별 진행 프로와 아나운서 이름을 줄줄 외는 정성에 탄복했다. 무릇 문화란 수용의 끝점에서 원형이 강하게 유지되는 법이다. 거리가 멀어질수록 제 나라의 소식과 동포의 음성은 간절해진다. 라디오만큼 가깝게 다가오는 오디오 기기가 있을까. 손 내밀면 바로 들을 수 있는 그리운 음성과 음악의 위안은 작지 않다.

    요즘 넘치는 것이 음악이다. 스마트폰 속에 모든 것을 담아 즐기는 세대의 기민함은 놀랍다. 방법도 다양하다. 없어서가 아니라 기기의 정감 때문에 라디오를 고집하는 이들도 많다. 구태여 이유를 달자면 세대차이일 것이다. 디지털 기기의 조작에 서투르고 새로운 것의 수용에 부담감을 느끼는 부류다.

    이들이 선택할 만한 만만한 기기는 점차 설 자리가 없다. 새로움만이 선으로 여겨지는 세태를 뒤집을 힘도 없을지 모른다. 이들에게 다가선 라디오의 매력은 줄어들 턱이 없다. 전국의 가정이나 작업장에서 듣는 라디오 프로의 인기가 높은 데는 다 이유가 있다.

    평생 오디오에 매달려 허우적거린 서방의 행적에 마누라는 진절머리를 냈다. 집안의 오디오 기 서 평소 지겨워하던 오디오 기기처럼 보여서도 안 된다. 원하는 물건은 생각보다 찾기 어렵다. 실력 발휘는 이럴 때 하는 것이다. ‘더 플러스 라디오’를 눈 딱 감고 카드로 ‘그었다’. 선물로 포장해 마누라가 기분 좋을 때 슬그머니 내밀었다. 평소의 구박이 칭찬으로 바뀐 것은 물론이다. 침대맡에 놓아둔 라디오에선 밤새 음악이 흐른다. 더 가까워진 음악과 쉬운 라디오의 용도는 생각보다 컸다. 마누라가 하지 말라는 일만 골라 벌였던 문제아 서방이 오랜만에 칭찬을 들었다.

3 Comments

  1. 데레사

    03/09/2016 at 11:21

    손녀딸이 떠나는군요.
    섭섭하시겠어요. 이제는 많이 커서 숙녀티가 팍팍 나네요.
    우리지수도 처음 블로그 시작할때는 어려서 사진도 많이
    올렸는데 어느새 대학 2학년이 되고 내년에는 교환학생으로
    밖엘 나가요.
    세월 참 빠릅니다.

    주말도 편안하시고 활발하시길 ~~

    • 참나무.

      03/09/2016 at 14:02

      내가 버린 한 여자
      .

      가진 게 사전 한 권밖에 없고
      그 안에 내 이름 하나밖에 없어서
      그것만으론 세상의 자물쇠가 열리지 않는다는 것을
      가르쳐줄 수조차 없었던,
      .

      말도 아니고 몸도 아닌 한 눈빛으로만
      저물도록 버려
      버릴 수밖에 없었던 한 여자
      .

      어머니,
      ―「낱말 하나 사전」 전문

      *

      시 한 수 때문에 그냥 무너져버려 …
      본문 추가 수정했습니다.

      지수도 벌써 2학년이군요
      아이들 자라는 거 보면
      우리 세월은 더딘것도같지요
      이번 주말은 칩거할 거같습니다
      아무래도…

  2. 참나무.

    11/09/2016 at 07:18

    – 문지 시인선 489
    .

    그는 어떤 권력을 가진 양 폼을 잡지 않고 조금의 권력도 없는 것처럼 당당히 폼을 잡는다. 사랑을 얻었노라 정중히 자랑하지 않고 사랑을 잃었노라 명랑하게 자랑한다. 많은 걸 알게 되었노라 자랑하지 않고 많은 걸 모르게 되었다고 노골적으로 자랑한다. 좋은 음식 비싼 옷을 자랑하지 않고 라면과 구멍난 양말을 능청스럽게 자랑한다.

    그의 이 모든 것이 사실일 수도, 아닐 수도 있지만 분명한 것은 그 모든 것이 진실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그는 귀한 진실을 품고 사는 시인이다.

    그는 말을 할 때 가끔 허파에서 나오는 바람을 도로 삼켰다가 뱉으며 어떤 발음을 토한다. 더듬는 듯한데 더듬는 것은 아니고 발음을 아주 안으로 도로 삼켜넣은 것 같은데 침에 약간 젖은 말이 구르면서 밖으로 나온다. 조금 느리고 귀한 어투를 가졌다.
    .
    현란한 정치꾼의 혀를 닮지 않은 그는 몸의 구조가 좋은 시인이다.
    .
    굉장히 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확실히 그를 좋아하고 그래서 또 많은 낡은 사람들이 그를 이유 없이 질투한다. 평자들은 그저 하기 좋은 말로 그의 시가 쉽다고 말하지만 그저 쉬운 시만은 아니다. 어떤 깨달음을 순하게 얻은 자의 가슴에서야만 나올 수 있는 시라서 쉽게 읽히고 잘 다가오고 아주 많은 사람들을 들썩이게 하는 것이다.
    .
    그는 류근 시인이다.
    .
    아주 오래 전 어떤 가소로운 세속적인 싸움이 있었다. 상대가 없는 자리에서 상대에 대해 그가 간단히 한 마디 하는 걸 들은 적이 있었다. “그 친구가 우리를 욕하고 다니는 걸 알지만 그 친구는 외로운 사람이니, 이 자리에서 우리가 그를 같이 욕하지는 맙시다.” 그런데 그가 말하는 외로운 사람은 이른바 날카롭고 어렵고 높고 깊은 시를 쓰는 일류시인(내가 보기엔 5류시인)이다. 일류시인은 뒤에서 욕하고 다니고 자칭 삼류시인 류근은 뒤에서 일류시인을 용서하고 다닌다. 누가 과연 ‘문학’을 혹은 ‘시’를 진정으로 깨달은 자일까?
    .
    이래도 문단은 류근 시인의 쉬운 시를 함부로 거론하며 자신들의 어려운 시를 간사하게 옹호할 수 있겠는가. 옹호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류근 시인의 시는 그 사이 이미 간사함을 용서하고 더 넓은 데로 가서 너무 많은 인민(독자가 많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지만 때로 독자가 많으면 다 좋을 때도 있다.)과 함께 건강한 서정의 산맥을 광범위하게 넘어가고 있다. 그 때에도 일류시인은 멍청하게 비아냥거림과 뒷다마(!)에 열중하고 있겠지.
    .
    어려운 시를 다 나쁘다고 말하는 건 결코 아니다 간사한 어려운 시, 자신조차 속인 어려운 시, 장난치는 어려운 시를 나쁘다고 말하는 것일 뿐이다.
    .
    말이 길었다. 많은 사람들이 류근 시인을 거론하는데 나까지 또 거론해야 할까 망설였다. 그러나 그가 한 말 ‘그토록 처절하게 아름다운 시인’이라는 말이 낯선 곳 여관에서 자다가 떠올라 길게 중얼거려보았다. 나 좀 아름다운 시인이니까. 뭐, 우쨀끼라. 류근 시인의 섬뜩하게 젊은 시 한 편으로 글을 마무리 할까 한다.
    .
    아버지는 위독했고 나는 군인이었다
    북으로 행군 중일 때 갑자기 휴가증이 나와서
    어리둥절 시외버스를 타고 애인 만나러
    신림시장 순댓집에 가서 앉았다
    가을이었고 사람들은 그 사실을 모르는 것 같았다
    애인은 얼굴에 화장을 무섭게 하고서
    내가 없는 사이에 저 혼자 간직한 일들을 가리고 있었다
    나는 딱히 갈 곳이 없었으니까 아무것도 궁금하지 않았다
    간과 허파와 순대를 골고루 섞었을 뿐
    여관에 가서 또 술을 마셨고 나는 천천히 취했다
    내게 벌어진 일이 무엇인지 알 수 없어서
    애인과의 섹스에 좀더 집중할 수 있엇다 애인은
    그새 많은 것에 깊어진 사람처럼 나를 대했다
    그새 더 많은 것에 가벼워져 있는 나를 배에 태우고
    울지 말라고, 울지 말라고 더 먼 바다를 불러줬다
    그러나 나는 맹세코 운 것이 아니었다 커튼 밖에서
    시간이 얼마나 우리를 불러댔는지 애인은 잘 모르는 것 같았다
    밖으로 나갔을 때 가을 햇살이 쨍그렁, 발밑에 부서졌다
    장례식은 끝났고, 그때, 나는 행군 중이었다

    – 류근 (Keun Reu) 시인의 시 전문

    류근 시인은 생의 모순 속을 여전히 행군하고 있는 중인지도 모른다. 아니 그는 확실히 행군하고 있다.
    .
    * 내 시집은 왜 100쇄를 넘지 못하나를 고민하다 울며(ㅎ) 다시 잠들기 시작.
    .
    글: 김주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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