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소소한 행복. 1.

 

얼마 전 우연히 T.V 돌리다 수요미식회 커피 편을 보게되었다.

재방송으로 봤으니 본방은 언제했는 지 모르지만…

커피 마니아들이라면 금방 아는 박이추 사장이 경영하는

강능 보헤미언도 나오고…

-나는 안암동 보헤미안을 옛날 갓날 자주다녔다.

말을 어긋지게 하는 재일교포 출신 바리스타.

온도를 빼곡히 적어뒀던 로스팅 기기 곁 벽도 기억에 있는데

오래되어 정확한 진 자신없다만.

연남동 어디도 소개되었는데 지금은 카페 이름 기억도 안나고

이후 가보고싶다 맘 먹은 곳은 이태원 헬카페.

비오는 날 한 번가봐야지…

나 혼자 나에게 약속 했는데  결심한 날이 어제 였다.

그런데 어제 오갈 때 비는 안왔다.

아침엔 비가 왔는데…

002

이태원에서 내리면 되는 데 유정우샘 강의 용지가

가방 안에 그대로 있어서 정신줄 놓고 읽다

깜빡 한 정거장 더 가게되었다. 6호선 녹사평 역까지…

그런데 언제였나? 일부러라도 한 번은

가볼만한 데라는 정보가 퍼뜩 떠오른 거다

001

전화위복…

멋진 계단과 타일 벽장식이 예사롭지않아

이것보려고 일부러 지나쳤구나 했다.

– 단념이 빠른 단순한 성격,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014

미리 알아 본 정보대로 한국폴리텍 대학 맞은 편

쉽게 찾을 수 있는 위치였다.

앉을 자리 없으면 어쩌나…걱정하며

낡은 문 밀었는데 꼼짝을 안한다

휴일인가 ? 안에는 사람들이 많은데?

자세히 보니 화살표가 —>  여닫이 문이었던 것이다.

나처럼 처음이면 실수를 더러 하는지…

앗! 그런데 문이 열리자 마자 내 귀에 꽂혀있던 이어폰에서

갑자기 서라운드 돌비 시스템 같은 소리가 울리는 거다

얼른 이어 폰을 빼 버리니 듣고 있던 KBS F.M 정만섭 선곡 연주가

풍월당이나 줄라이홀처럼 예사롭지않는 거다 .

작은 카페 안, 앉아 있는 손님들은 익숙한지?

나는 어마지두 놀라 둘러보니 딱 혼자 앉기

적당한 자리가 마침 있었다-창 쪽으로…

후유~~ 한 숨 돌리고 좀 앉아있어도 주문 받으러 올 낌새는 없어

카드가 꽂힌 손전화 들고 주문대로 먼저 갔다.

010

나는 카푸치노나 카페라떼 같은 요상스런 커피는 안마시는데

어제는 이상하게 ‘에스프레소’ 하기 전에

‘카푸치노’ 란 말이 나도 모르게 나와버렸다.

바리스타는 내게 다시 질문을 했다

“두 가지가 있는데…”

‘클래식 카푸치노’ 와 양이 좀 많은 카푸치노…

-클래식 카푸치노…

지금 생각해봐도 왜 그랬는 지 잘 모르겠다.

혹시 그날 조선일보 정동현 셰프 기사가 생각나서였을까?

 

011

일단 내 자리로 돌아와 다시 음악에 빠져들었다.

커피맛이 방송 출연진들의 호들갑일 지도 모르니

다소 실망스러워도 용서하기로 하자,

이런 맘을 가지고…

008

많이 기다리지 않았는데

바리스타가 직접 내 앞에 나타났다.

커피잔에다 우유를 따루면서…

그리고 금방 넘쳐 흐를 것 같은 카푸치노잔을 내밀며

“…흐르기 전에 일단 한모금 먼저 드세요…”

하며 테이블 한가운데까지 가져다 주는 거다

나는 커피가  금방 넘쳐흐를 것 같은 잔을 받아

일단 한모금을   정신없이 마셨다.

003

바리스타가 돌아간 뒤에야  정신을 차리고…

음악 한참 더 들을 심산으로   읽을거리랑

미리 펼춰놨던  메트 위에다  잔을 놓고

인증샷 – 정말 난생처음 마시는 카푸치노여서…

이런 맛이라면 요담에라도 마시겠는데…했다.

그래도 나는 에스프레소나 드립커피 주문하겠지만서도.

지금 생각하니 ‘미리 한모금’ 이 이 카페 전략같았다.

거품낸 우유랑 에스프레소가 분리되기 전에 마시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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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되도록 빨리 마셨다.

다 마시도록 요상한 하트는 사라지지않았다.

로스팅 원두도 파는 것같아 다시 주문대로 가

물었더니 에스프레소 로스팅만 100g씩도 판다 했다.

아직 손녀딸이 가져온 커피가 많아서 주문하진 않았다.

티라미수도 같이 시키며 주위도 살펴봤다.

쉽게 다시 와 지진 않을 듯 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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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신 단골인 듯한 젊은이들이 쉬임없이

들락거리는 문 소리가 음악에 묻혀 자주 들렸다

그리고…

다른 바리스타가 에스프레소 티라미수 접시, 물컵까지 들고 다가왔다

“설탕도 드릴까요”

-네…

했다가 … ‘괜찮습니다’ 티라미수 가리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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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완벽한 에스프레소 만난 날이었다.

도대체 얼마만인지,난 에스프레소엔 설탕을 넣는데

스푼이 없거나 있어도 잔에 어울리지않게 크거나

물컵이 없거나…여하간에 제대로 어제처럼

완벽한 적이 언제였는 지 기억이 안 날 정도니…

(심한 경우는 에스프레소 잔도 없어 이~~따만한 아메리카노잔이 나온 적도 있었다.  에스프레소 스텐 기구 그대로 나오기도 하는데 – 요건 내가 일부러 청해서지만…그랑 마고 대신 생긴 Smile Dessert 너무 심하다 싶다. 요담에 한 번만 더 가 보고 또 에스프레소잔 없다 하면 다신 안간다! 결심한 집. 스탠 잔 그대로 나오는 coffee & 고로케 집은 정이들어 둬 번만 더 가보기로 했다만, 가격도 착해서- 세상에나 에스프레소가 1500 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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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라미수…

설탕 안넣은 에스프레소랑 어찌나 잘 어울리는지…

별로 달지도 않고 부드러워 슬슬 녹는 맛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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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호선 이태원 1번 출구 엘리베이터로 오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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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8일 헬카페 처음 간 , 이태원 역 부근

서울시 용산구 보광동 238-430
010-4806-4687
월~금 오전 8시~저녁 10시
토· 일 낮 12시~저녁 10시

(오늘도 헬카페 다녀 왔다. 좋은 사람과 …
우리동네도 아닌데 같은 장소를 연이틀… 2편 계속 )

4 Comments

  1. 데레사

    10/09/2016 at 08:46

    동네도 아닌곳을 두번씩이나 다녀 오시다니….
    다리 힘 있을때 많이 다니세요가 내 부탁이에요. ㅎ

    오늘 새벽 산책길에서 사람들이 물었어요. 허리 보조기는 언제 떼냐고?
    딱 한달 남았습니다. 하고 답해놓고 보니 이제는 달력에다 거꾸로
    금 그어도 되겠다 싶어요.
    한달, 그래 한달만 고생하자 하고요.

    추석 잘 보내세요.

    • 참나무.

      10/09/2016 at 09:54

      다리 힘 있을 때 …
      백 번 접수합니다!
      제가 좀 많이 철이 없고 또 비현실적이지요…;;
      근데 커피가 정말 괜찮았어요
      삼 세번 딱 한 번만 더 가보려구요
      -추석 지낸 후…
      데레사님도 한 달만 참으시면…
      추석 즐거운 일 많으시길바랍니다 (_ _)*

  2. 홍도토리

    13/09/2016 at 12:41

    단풍나무집엔 웬 자작나무가 그리 많았을꼬…ㅎㅎ
    .. 헬카페 기사 이후로 커피에 대한 호기심이 증폭 중입니다.
    참말로
    클났슈,,,ㅋ

    • 참나무.

      13/09/2016 at 14:35

      경동시장 다녀왔어요
      후유~~~한 숨 한 번 쉽니다
      *

      그러게나말입니다
      자작나무때문에 들어가게된 단풍나무집
      요담 헬카페가는 날 다시들리고싶네요
      리움 초대권이 있는데…
      그 날도 바로 근처니까…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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