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 첫날, 심플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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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 별빛에
안테나를 대어놓고
편지를 씁니다

지금, 바람결에 날아드는
풀벌레 소리가 들리느냐고

온종일 마음을 떠나지 못하는
까닭 모을 서글품이 서성거리던 하루가
너무 길었다가

회색 도시를 맴돌며
스스로 묶인 발목을 어쩌지 못해
마른 바람속에서 서 있는 것이
얼마나 고독한지 아느냐고

알아주지 않을 엄살 섞어가며
한 줄, 한 줄 편지를 씁니다

보내는 사람도
받을 사람도
누구라도 반가울 시월을 위해
내 먼저 안부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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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시:목필균
그림      : 오관진
사진      : 유근종
BGM: 가브리엘 포레, 꿈꾼후에

Gabriel Fauré – Apres un Reve, Cello and Piano

 

 

2 Comments

  1. 데레사

    01/10/2016 at 19:49

    참나무님도 멋진 시월 보내시길 바랍니다.

    • 참나무.

      01/10/2016 at 21:39

      이럴 때 시인 마음이 참 고맙지요
      시인의 말씀으로 안부 대신드립니다
      @
      오늘 보조기 차고 걷는 분을 만났는데
      한여름 지내시기 얼마나 힘드셨을까~~했답니다.
      이제 보조기에서 해방될 날도 머지않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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