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라디오로 먼저 들은 비보:
  • 천재라 불렸던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의 불꽃 같았던 짧은 생애

촉망받는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31) 씨가 숙소로 이동하는 택시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12일 0시 30분께 부산 해운대구 중동의 한 호텔 앞에서 택시를 타고 이동한 남성 승객이 숨을 쉬지 않는다는 신고가 경찰과 119에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가 현장에서 확인해보니 이 남성은 이미 숨진 상태였다. 

경찰 조사결과 이 남성은 유명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 씨로 확인됐다.

권 씨는 세 살 때부터 바이올린을 잡아 ‘신동’이라 불렸으며 여섯 살 되던 해 음악저널 콩쿠르에서 최연소로 대상을 안았다.

일곱 살에 한국예술종합학교 예비학교에 입학, 김남윤 교수를 사사한 후 9세 때 러시아로 유학을 떠났다.

모스크바 중앙 음악학교에서 수학한 권 씨는 11세에 차이콥스키 청소년 국제 콩쿠르를 입상하며 천재 바이올리니스트로서 두각을 드러냈다.

19세이던 2004년에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파가니니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와 칼 닐센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을 거두는 등 장차 클래식계 거목으로 성장할  ‘한국 음악영재 1세대’ 중 한 명이었다.

권 씨는 2007년에 입국해 2012년 안양대 최연소 교수로 임용됐으며 서울대, 한국예술종합학교에도 출강하며 후배 양성에 힘써 왔다.

권 씨가 12일에 협연하기로 했던 부산 공연은 ‘움 챔버 오케스트라 창단연주회 Unique Moment’로 권 씨의 사망으로 무기한 연기됐다.

빈소는 13일 서울 보라매병원에 마련된다. 발인 15일. 장지 미정.

부산일보 디지털콘텐츠팀 multi@

P.S:

r164-009

… ….

첫 곡은 타르티니의 바이올린과 피아노 소나타. 이른바 “악마의 트릴”이다. 바이올린에서 거친 소리가 뿜어져나온다. 처음부터 저렇게 거세게 몰아붙이다니, 대체 어쩌려구? 연주자들의 뒷모습만 보고 있기 뭐해 눈을 감고 듣는다. 그러다 들었다. 땀이 뚝 뚝 떨어지는 소리를. 눈을 뜬다. 바닥은 이미 땀으로 흥건하다. 건반 위도 마찬가지다. 두 젊은 연주자가 마음껏 젊음을 과시한다. 정말 악마적으로 두들기고 켜대는군.

베토벤의 바이올린과 피아노 소나타 C단조 작품 30-2. 이게 또 어렵다. 살짝 곁눈질로 보니 악보에 음표가 어지럽게 인쇄되어 있다. 물론 걸작이긴 하다. 문제는 거두절미하고 음악으로 바로 들어가는 과감성이 극대화된 곡이라는 점. 그만큼 연주자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밀어붙인다는 이야긴데. 아니나 다를까? 다시 땀이. 이번에는 양복깃에서 뚝뚝 구두코로. 이미 온 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었으리라.  

쉬는 시간. 연주자들도 힘이 들었겠으나 관객들도 기진맥진. 180명이 오셨다고 한다. 참고로 정원은 50~60명 정도. 쥐가 난 다리도 앉았다 일어섰다 하며 풀고 바람도 쐬며 후반전을 대비한다. 시원한 냉수 한 잔이 간절했다.

– 일부 내용 생략 –

164회에 관객으로 오신 최지훈님의 관람기입니다

 

사진, 음원 출처: 제164회 하우스 콘서트 <–
일시: 2007년 9월 21일 금 저녁 8시
출연: 권혁주(Violin), 김선욱(Piano)

P.S:

권혁주 죽기 전 마지막으로 남긴 페이스북 글 “당신이 죽는다면…”

[중앙일보] 입력 2016.10.12 15:34 수정 2016.10.12 18:29
기사 이미지

[사진 권혁주 페이스북 페이지 ]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가 12일 숨진채 발견된 가운데 그가 생전에 마지막으로 올린 페이스북 글이 주목받고있다.

10일 권혁주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신이 죽는다면 친구들은 어떻게 반응할까요?’ 라는 게시글을 공유했다. 게시글에는 권 씨의 지인들의 가상 반응이 나타나있다. 권 씨는 게시글을 공유하면서 “일단 ○○는 확실”이란 글을 남겼다. 공유된 글에 따르면 지인 ○○는 “당신이 없어 허전함을 느낄 것 입니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권 씨는 11일 오후 부산 남구에서 지인과 함게 술을 마신 뒤 택시를 타고 호텔로 이동하던 중 숨진채 발견됐다. 권 씨를 발견한 택시기사는 경찰에 신고했다. 현재 경찰은 부검 등을 통해 사인을 조사할 계획이다.

권 씨는 14살이던 1997년에 ‘제 2회 차이콥스키 청소년 국제 콩쿠르’에서 2위를 했다. 2004년에는 ‘제 7회 칼 닐센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우승을 하며 천재 바이올리니스트로 이름을 날렸다.김하연 인턴기자 kim.hayeon@joongang.co.k

영재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 급성 심정지로 별세 <–류태형기자 기사 전문

*

장수민님이 권혁주님과 함께 있습니다.5시간 전 ·
누가 그를 천재 바이올리니스트라고 부른단 말인가?
아는 사람은 안다. 그가 무서울 정도로 연습벌레라는 것을.
손톱이 남아나지 않도록, 손가락의 길이가 닳도록 연습한 그의 선율은 더 없이 아름다웠고, 그의 바쁜 스케줄만큼 모두의 귀가 즐거웠다.
재작년즈음, 그가 자신의 낡은 차에 대해 이야기하며 지방 공연도 직접 운전하며 다닌다고 말했을 때 나는 그가 스케줄에 비해 체력적으로 너무 무리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저러다 교통사고라고 나면 어쩌지 어쩌지 했지만, 그는 자신의 낡은 차가 대한민국에 단 한대밖에 없는 차이며 덕분에 스케줄도 걱정 없다고 웃음지었다.
나는 그를 추모하고 싶지 않다.
추모하기에는, 너무나 생생하고 가까웠던 그였다.
나는 아직 그를 가슴에 묻어두고 싶다.

빈소는 13일 서울 보라매병원, 발인은 15일입니다.
그의 마지막 배웅을 부탁드립니다.

 이미지: 근접 촬영, 사람 1명 이상

10 Comments

  1. cecilia

    12/10/2016 at 21:15

    아! 참 아까운 한국의 인재가… 안타깝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 데레사

    13/10/2016 at 00:15

    안타까워요. 뉴스에서 봤어요.
    어째 그리 빨리 가셨는지 명복을
    빈다는 말을 하기도 힘듭니다.

    • 참나무.

      13/10/2016 at 01:24

      정말 그렇지요
      첨엔 믿기지도 않았으니
      가족들 생각하니 더더욱…;;
      자주, 예고된 포스터가 떠오르곤합니다
      여태 안주무시다니요
      저도 폐렴예방주사씩이나 맞고,아직 이러구있네요
      아무일도 하지말고 일찍자라 하셨는데..;;

  3. 연담

    13/10/2016 at 10:02

    어제 하루종일 우울 했습니다.
    아르떼 채널에서는 계속 추모방송을 틀어주고…
    아무짝에도 소용없는 늙은이들은 건강정보에, 식품에,등등 챙기며 오래들 사는데
    재능있고 노력하는 아름다운 청춘은 저리도 허무하게 가버리다니~~
    너무 답답해요.

    • 참나무.

      13/10/2016 at 11:58

      딱 제 심정을 피력하셨어요
      어제 하필 예방접종까지한 저 자신이 부끄럽더라구요
      어느 해처럼 백신이 모자라 못맞을까봐…
      외출하고 돌아오는 늦은 시간에 기어이 맞았더랍니다
      연담님 오랜만이라 정말 반갑습니다
      우린 살아 이렇게 인사도 나누는데말이지요
      글 잘쓰시는 분이 위블을 하셔얄텐데요

  4. purplerain

    13/10/2016 at 13:30

    직접 연주 하는 것을 듣지 못했지만 뉴스를 보며 너무나도 안타까웠습니다.
    너무나도 젊으신 분이…
    우리 음악계의 큰 손실입니다.

    • 참나무.

      13/10/2016 at 14:08

      예정된 연주회도 부지기순데
      협연 약속한 연주자들 심정은 또 어떠실까요
      유난히 하콘에서 연주회를 자주했답니다
      저도 자주 참가하진 못했지만
      말없이 열심히 연주하는 진짜 참한 젊은이였는데
      음악계 큰 손실이고말고요
      보라매 병원 빈소 사진 그가 평소 제일 좋아하는 사진이라고
      어머니가 영정사진으로 지정하셨다 해서
      바로 위 포스팅에 올리면서 또 울컥…;;

  5. 홍도토리

    13/10/2016 at 17:03

    무얼 그리 쉼없이 해댔냐고.. 원망섞인 질문을 혼잣말로 해봅니다.
    좀 쉬엄쉬엄 했으면 좋았을 것을요..
    운동도 좀 하고 바이올린 말고도 편안한 행복을 느꼈으면 좋았을텐데요.
    아깝고 아깝고 또 아까운 사람인데
    이렇게 허망하게 가고나니
    정말로 산다는게 아무 것도 아니군요…

    • 참나무.

      13/10/2016 at 17:20

      허망하고 허망합니다
      저도 씰데없는 일 중독 버릇이 있어서
      자숙해야지…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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