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한 그루의 나무에서
만 그루 잎이 살았다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인간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박용하
photo by 유근종 : 예전 조블 이웃인데 진주에서 카페 숲을
운영하는음악기자 출신 음악애호가인데 사진도 잘 찍지요
고맙게도 달이 바뀔 때마다 사진을 보내주십니다
11월
저물 무렵 마루에 걸터앉아
오래 전 읽다 놓아두었던 시집을
소리내어 읽어본다
11월의 짧은 햇빛은
뭉툭하게 닳은 시집 모서리
그리운 것들
외로운 것들, 그리고 그 밖의
소리나지 않는 것들의 주변에서만
잠시 어룽거리다 사라지고
여리고 순진한
사과 속 같은 11월의 그 햇빛들이
머물렀던 자리 11월의 바람은 또 불어와
시 몇 편을 슬렁슬렁 읽어내리고는
슬그머니 뒤돌아서 간다
그 동안의 나는
누군가가 덮어두었던 오래된 시집
바람도 읽다 만
사랑에 관한 그렇고 그런
서너 줄 시구 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길을 걷다 무심코 주워보는 낙엽처럼
삶에 관한 기타 등등이 아니었을까,
시집을 덮고 고개를 들면
더 이상 그리워할 일도
사랑할 일도 한 점 남아 있지 않은
담담하기만 한 11월의 하늘
시집 갈피 사이
갸웃이 얼굴을 내민 단풍잎 한 장이
오랜만에 만난 첫사랑처럼
낯설고 겸연쩍기만 한데
-최갑수
Yehudi Menuhin “Violin Concerto D Major, op. 61” ( 3. Mov.) Beethoven
David Oistrakh – Beethoven – Violin Concerto in D major, Op 61 – Kondrashin
&…
백건우 베토벤 비창2악장(Beethoven Pathetique sonata-II-Kun woo Pa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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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레사
01/11/2016 at 17:05
11월은 모두가 편안해지는 달이 뒤었으면
좋겠어요
참나무.
01/11/2016 at 17:12
동감입니다
어서빨리 정국이 안정되었으면 좋겠어요
홍도토리
01/11/2016 at 18:09
아름다운 비창의 선율로 오늘을 마감합니다.
백건우선생님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져서….^^*
p.s
강아지가 목용 후에 물을 털어내듯이
시원하게 내 몸에 붙어있는 피로의 흔적들을 떨쳐내고자
아침 산에 올랐는데 하산길에 넘어졌어요.
주머니에 손 넣고 걷는 옆 사람에게 ‘울아버지 가라사대 코깨질라 주머니에 손 넣고 다니지 말아라.’ 얘기하고선 금방..
민망민망.. 어쩔ㅉㅉ
무릎이 좀 까졌고 .. 절둑거리면서 집에 갔는데
출근하려고 바쁘게 현관을 나서니 엘리베이터가 점검중이지 뭡니까..
점검시간 30분이라기에 넉넉잡아 45분후에 나섰는데 헐!!
쩔둑거리면서 13층을 내려왔어요.
아들과 3살 손자가 왔는데 안아주지도 못했구요……!!
참나무.
01/11/2016 at 18:54
백건우 샘
섬마을 콘서트 자체가 감동이지요
p.s:
올려주신 아침 등산 동영상처럼 그려보니
죄송한 일이지만 웃음이 먼저납니다..
오늘 일진이 그랬나봅니다
엘리베이터까지…쯧
당분간 몸 좀 아끼소소
전 카레라이스 하려고 야채랑 고기 볶은 후
카레 넣으려고 서랍장 열어보니
카레대신 스프가 있더라구요
할 수 없이 허러럭거리며
수퍼다녀왔어요 들숨날숨…^^
벤자민
01/11/2016 at 20:19
아! 백건우씨가 저렇게 변했군요
참 세월 앞에는 ……
그래도 변하지 않는건 음악!!
기둘려보세요
서울 숲에서 제가 연주 한번 할텐게요 ㅋㅋㅋ
참나무.
01/11/2016 at 20:32
맞네요 피아노도 사진도 배운다 하셨지요
기다려볼게요~~
백건우샘,다른 연주회랑 다른 점은
윤정희씨가 항상 연주회장을 지킨다는 것
처음엔 배우라고 결혼 엄청 반대했다지요
윤정희씨 파리 건너가 9평 아파트에서
불편없이 잘 산다했을 때 부터 좋아지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