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Army Choir, 비보

우는 사람이 우는 사람을 달래고 있었네
떨림이 떨림을 포개어
제자리로 힘을 돌려놓을 때

이상협 – ‘ 오하이오 오키나와 ‘ 中 일부

Zhuravli (Cranes) – Iosif Kobzon

성탄절에 교회를 안 갔다. ‘예수쟁이’ 싫어하는 우리집 남자께 그래도 공식 외출이어서 당연한 듯 나갔을텐데 이브에도 나 혼자 즐길 때 괜히 미안한 생각이 많이 들어 귀갓길에  나에게 약속해버렸다. 성탄절 당일 높은 분 대신 가까이 있는  사람께 봉사하기로… 마음 넓은 분이니 이해하시겠지…로  나 혼자 합리화시키며

‘오늘 점심은 내가 한 턱 내겠다’ 했더니 표시 안나게 좋아하는 것같았다.  메뉴 정하라 했더니 ” 회나 먹지 뭐….” 하여 집 근처 횟집에 갔다. 특이하게 한 가운데 동백 초록잎이 장식되어 있었다?  계산하며 오랜만에 보는 멕스웰 봉지 커피가 있어서 순이님 생각 나  두 봉지 얻어왔다.

집으로 오는 길 쓰레기 통 위에 멀쩡한 겨울 외투가 처박혀 있어서 ‘푸른 바다의 전설’ 홍진경 거지 분장 모습이 떠올라 ‘풉’ 웃음이 나왔다. 그의 연애학 지론(?)   “…있을 때 잘 해” 가 영원 불변의 원칙이라 했던가?  세상일 알 수 없지만 만약 현지니 하부지가 나 먼저 떠나면 주일마다 혼자 교회다닌 일이 걸릴 것같은 생각이 자주 들기도 했거든…

이후 일정, 평소대로 눈은 T.V , 귀는 라지오 이어 폰, 손은 바느질거리. 매 해 빠지지 않는 T.V 성탄 영화들 삼씨 세끼 에릭이 만든 메뉴가  하필 밀푀유 나베, 어제 대학로 아르코 미술관 전시회 제목이 동백꽃 밀푀유…오늘 점심으로 먹은 회 접시 한 가운데 동백 한 잎,우연이라 하긴 참…

카톡으로  즐거운 성탄 보내란 말 즐겁지도 않으면서 보내기도 하며 해질 녘, 붉은 군대 소식을 읽게된다. 많이 좋아하는 합창단인데… 이제는 식상한 ‘오늘이 어제 죽은 사람이 그렇게 원하는 날…’ 죽은 사람 칸에 붉은 군대 단원들 대입, 성탄절 비보라 더 놀래킨다. 23일 타계한 첼리스트 하인리히 쉬프 Heinrich Schiff, 나보다 젊은 거장이신데…

이안 보스트리지 겨울나그네 13곡 ‘고독’ 들으며 성탄절 당일,고독하게 보내네 하는데  앤딩 맨트로 이미선씨가 ‘성탄절 어떻게 보내셨나요? 즐겁지 않게 보낸 분들도 세월 지나면 재미없고 시시하게 보낸 오늘이 많이 그리워 질 게 틀림없으니  큰소리로 메리 크리스마스 외쳐보세요’ 그런다. 백 번 맞는 말. 따라  외치진 않아도 공감하며, 내일 또 즐거운 날이 기다리고 있을지니…저녁 먹은 후 멕스웰 봉지 커피 두개를 한 잔에 섞어 마셔봤다.


【서울=뉴시스】
러시아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합창단인 ‘알렉산드로프 앙상블(붉은 군대 합창단)’ 단원들이 탑승한 군 수송기가 25일(현지시간) 추락했다. 이날 흑해에서 산산히 부서진 비행기 파편이 발견되면서 탑승자 92명 전원이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합창단이 지난 3월 31일 모스크바에서 공연하는 모습. 2016.12.25
 
기사전문<–

 

Alexandrov Red Army Choir – Kalinka (SUBTITLES)

5 Comments

  1. 벤자민

    26/12/2016 at 05:51

    즐거운 성탄 시즌을 맞이 하세요
    하긴 교회 다니시는 분들은 항상 축복이긴 하지만요 ㅎㅎ
    근데 한국은 교회 수에 비해 또 신자 수에 비해
    하느님의 축복이 좀 많이 부족한 것도 같죠? ㅎㅎ
    그럼 우리도 하늘 나라에 대한 청문회를 열면??
    하느님도 모른다? 기억에 없다? ㅋ
    아! 이 러시아 군 합창단이 제법 유명 했군요
    북한도 무슨 군 합창단이 잘하죠 아마
    전 개인적으로 남자들이 나와 설치는 무슨 요리 프로는
    당장 돌려 버립니다^^
    뭔 남자들이 할일이 없어?? ㅋ 저거 혼자 사나? 돌싱인가도 싶고요^^
    아무튼 새해에는 한국에도 평화가
    또 하시는일 마다 하느님의 축복이 항상 …. 기원합니다
    주소 알면 카드라도 한장 보내 드리고 싶지만
    마음만 보냅니다

    • 참나무.

      26/12/2016 at 08:22

      네에 이 합창단 나이드신 분들은
      아마 자주 접하셨을겁니다
      항상 여러분들께 즐거움 많이 주시는 분
      이리 친절하신 긴 답글…
      카드받은 걸로 하겠습니다.
      새해에는 좀 더 많은 호주 소식 기대합니다.
      벤자민 님과 가족 친지들도 즐거운 일 많은 한 해 되시고
      많이 고맙습니다~~

  2. 홍도토리

    26/12/2016 at 17:22

    왠종일 혼자 만두 만들어서
    아들네 오라해서 먹였습니다. 크리스마스 날…
    .. 그리 섭섭치는 않았어요.
    혼자 일했어도…
    아들 손자 손녀 며눌 남편
    맛있다 잘 먹어주니 행복했다는…^^*

    • 참나무.

      26/12/2016 at 18:29

      밥상을 차려 맛나게 먹어주는 가족이
      가차이 있다는 거 행복한 일이고 말고요
      산호 일당들은 전화만 불이 났고
      현지니 일당들은 오지않아 시원섭섭…ㅎㅎ
      아마 제가 교회 갔을 줄 알고 그랬을겁니다만…
      조용히 보낸 성탄절도 나름 좋았어요

  3. 참나무.

    26/12/2016 at 23:17

    성탄절 지나서
    올리고 싶었던 러시아 민요 추가했습니다
    *
    – 백학,가사

    유혈의 전장에서 돌아오지 못한 병사들이
    낯선땅에 쓰러져
    백학이 되어버렸다는
    생각이 이따금 드네..

    저들이 저먼 시간에서 날아와서
    울부짖는 것은
    우리가 자주 슬픔에 겨워 하늘을 보며
    침묵 하기 때문이 아닐까..?

    우..우..우..우..우..

    피곤에 지친 새들이 떼를 지어
    석양 안개속을 날아다니는데
    저들 무리속 작은 공간은
    나를 위한 것인가…

    학의 무리처럼 새날이 찾아 들면
    나도 그들처럼 회색안개 속을 훨훨 날아보리
    이땅에 남겨진 우리 모두에게

    하늘 아래서 새처럼 울부 짖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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