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짜르트를 형이라 부르는 남자

에릭 엠마뉴엘 슈미트: 프랑스출생, 작가, 영화감독, 수필가, 극작가. 최근 몇년 동안 프랑스 국내외에서 촉망받는 작가 중 한 사람

오늘 키워드: 모짜르트,  장밋빛 인생

정미경 별세 이후 장밋빛 인생이 자주 떠오른다

저자는 17살 사춘기에 자살할 만반의 준비를 마쳤을 무렵 평소에 음악을 즐기는 걸 잘 아는 음악선생님과 ‘리옹’오페라단의 리허설 장면을 보게 된다. 그는 그곳에서 어떤 아리아 한 곡을 듣고 예상치 못한 예술적 체험을 한다. -쇼생크 탈출 영화 한 장면이 떠오르실 듯…

저자는 이런 아름다운 연주를 들을 수 있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 세상 살아 낼 이유 충분하다 느끼고 자살 계획을 접는다. 이후 모짜르트 음악에 심취하게 되고 모차르트를 ‘형’이라고 부르며 편지를 쓰면서 긴 세월 지난 후 책 한 권을 출간한다. 쉽게 말하면 모짜르트 음악(과 모짜르트)가 죽음에 직면해 있던 한 사람을 살리기도 한다는 사실이다. 모짜르트 음악을 오래, 깊이 심취한 사람만이 풀어낼 수 있는 추억과 경험들을 풀어놓은 책이다.

모짜르트 타계 이후 수 많은 세월이 지나 공동묘지에서 그의 두개골이 발견되고 전문가들의 연구 결과 치통을 심하게 앓았다는 발표가 난다. 난 아직 치통 앓은 경험도 없고 임프란트 하나 심은 적 없어 그 아픔은 잘 모르지만  (다른 이유도 많았겠지만)그는 ‘매일을 죽음을 생각하지않고 보낸 날이 없었다’ 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되어 그 어려운 시기에 작곡한 음악들이 어쩌면 그렇게도 생의 환희를 느낄 수 있는 곡들일까 . 죽음 가까이 접한 경험이 있어서 생에 대한 소중함이 더 절실했을 거라 짐작한다.

첫사랑 잃은 후 어머니 별세소식 듣고 작곡한 곡이 아이네 크라이네 나흐트 뮤직…이런 사실 모르면 그의 음악에서 어찌 깊은 슬픔을 느낄 수 있을 지… 에이즈로 친한 친구들이 저세상으로 떠난 뒤 한없이 우울한 마음으로 택시를 탔는데 아프리카 운전기사가 어떤 손님이 두고 내린 CD 틀어도 되겠냐…양해를 구하고 들려준 음악이 클라리넷 협주곡 A장조 K. 622 2악장 아다지오 (그냥 영화 Out of Africa 삽입곡).이 곡으로 말할 것 같으면 나 또한 무수한 에피소드가 많다.

음악은 그냥 듣는 게 좋다는 사람도 있다. 취향과 듣는 장소, 심경 변화에 따라 같은곡도 다르게 들릴 때도 있으니 무 자르듯 한 줄 해설은 부당한 일이겠지만 모짜르트 음악은 흔히 ‘신이 인간에게 들려주는 음악이고 베토벤 음악은 ‘인간이 신에게 바치는 음악’ 이란 통설(?)도 있고 베토벤 음악에서 희망을 읽어내지 못하거나 모짜르트 음악 듣고 슬픔에 빠져보지 못하면 더 많이 깊이 음악을 들을 필요가 있다는 얘기도 어디선가 읽은 기억이 있다.

내 경우는 영화 ‘아마데우스’ 에서 희극적인 천재 모짜르트가 강하게 박혀있은 적도 있었다 (성우 배한성 더빙도 한 몫 했고) 또 베토벤 전기나 영화에선 항상 고뇌에 찬 불우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는데 어떤 책에선가 베토벤은 연애도 많이 했고 독설도(괴테던가?) 잘 했다 해서 음악 감상이 점점 더 어렵고 아득해진 적도 있었다. 결론은 범인들 보다 더 많이 더 깊이 음악 속에 파묻혀 지낸 전문가들의 견해를 다리삼아 제대로 음악 들으면. 남은 여생 좀은 더 풍요롭지않을까 해서다. 망가진 오디오 기기 하나 없는 주제에 누가 비웃을 일인진 모르지만.

장

그러던 요즘 정미경 작가 별세 소식과 그녀의 책 ‘장밋빛 인생’ 이 자주 생각났다.

장밋빛 인생하면 노라노 여사님과의 일화도 있었고 딸 아이 결혼식 때

불문과 동기들이 합창으로 ‘라 비엥 로즈’를 축가로 불러주기도 해서

기원을 담아  만든 퀼트 타피스트리를 만든 적도 있어서…

몇 해 전 충무아트홀에서 본 오스카! 신에게 보내는 편지

극본 원제: 오스카와 장미 할머니 원작이 에릭 엠마뉴엘 슈미트’ 라는 사실을 늦게 알게된다

이 책을 안읽어서 모노 드라마를 따로 알고 있은 거다.

원작자까지 자세히 안 본 탓일까 김혜자씨 연기도 좋고 내용도 감동적이어서

포스터까지 얻어 와 한동안 현관 안쪽 문에 붙여두기도 했는데…

다녀와 포스팅 한 기억은 있어서 찾아봐도 저자에 관한 언급은 하나도 없고

엄한 잡글과 현지니 유아사춘기 시절 사진들만 올라 와 있다.

  • 모짜르트와 함께한 내인생 16곡

1. 오페라 피가로의결혼 K.492 3막 <아름다운 시절은 가고>

2.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K.492 1막 <난모르겠네 내 자신을>

3.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K.492 4막 <잃어버렸네>

4. Ave verum corpus 아베 베룸 코르푸스 K. 618

<찬양하라 거룩하신 몸>

5. 클라리넷 협주곡 A장조 K. 622 제 2악장 아다지오

6. Eine Kleine Nachtmusic K.525 제 4악장 론도 알레그로

7. 바이올린 협주곡 3번 G장조 K.216 제 2악장 아다지오

8. 오페라 코지 판 투테 K. 588 제 1막 삼중창 <부디 바람이 잔잔하길>

9. 현악 4중주 15번 K. 421 D 단조 제 1악장 알레그로

10. 미사곡 C단조 K. 427 <사람의 몸으로 태어나셔서>

11. 피아노 협주곡 21번 C장조 K. 467 제2악장 안단테 칸타빌레

12 – 16 오페라 마술피리 K. 620

– 제1막 파미나 파파게노 <사랑의목표는 고귀한 부부로 알려지는것>

– 제1막 중 피날레

– 제1막, 타미노 파파게노 세 시녀 오중창 중에서

– 제2막 피날레

– 제1막 타미노 파파게노 세 시녀 오중창 중에서

*

대부분 잘 알려진 곡들이지만 Before, After 확연히 다르다.

오늘 배경음악 만큼은 에피소드도 많고 아주 좋아해서 아무리 많이들어도

싫증 안나는곡이라 중언 부언 한 건 다 잊으시고 저자의 직접적인 동기만 확인,

감이 오면 읽어보셔도 좋을 듯해서 일부만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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