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한 오후다
불타는 오후다
더 잃을 것이 없는 오후다
나는 나무속에서 자본다”
오규원 시인이 타계 직전 제자 손바닥에 손톱으로 쓰신 마지막 시
2층 전시장 들어가자 마자 낯익은 선율이 흘렀다
(류가헌 여러 번 가봤지만 음악이 흐른 적은 없었는데 )
시인께서 출간 준비하다 마치지 못한 사진과 에세이가
조촐하게 걸려있고 빨간 딱지도 보였다.
선율의 출처 찾아 내려간 지하 전시장
가림막 사이로 영상물이 흐르고 …
먼저 앉았다.
반가운 모습들이 많이 보였다.
김현 외 평론가들과 …
청담 시낭독회에도 오셨던 황인숙, 장석남,
함민복 외 많은 시인들 모습과 그리고 회고담…
왼쪽 대나무 칸에는 소지품들까지…
검박하신 시인의 성향을 대신하듯 소박하게…
건강 악화로 필을 들지 못하셨을 때 손전화로
始作을 하셨던 시인의 폴더 형 손전화가 4개
시인을 아끼는 분들이 세심하게 준비해 둔 리플렛
-보다는 팜플렛이 더 어울린다
전시된 에세이+사진 액자들 가격까지 적혀있다.
이제하 시인이 그린 케리커쳐와
책상 위에 놓여있던 필기구들…
청운동 거리가 내다 보이는 긴 탁자엔
왼편으로 노란 수선화
오른편에 캡슐 커피도 준비되어있었다
음악이 들리는 곳 따라 지하 전시장
먼저 보고 올라오니 좁은 창으로 보이는
2층 탁자가 참 맘에 든다.
저 의자에 그냥 앉고싶었다.
Lotus커피 점심 후 마셨지만
조촐한 탁자에서 마지막으로
커피 일 잔도 하고…
시인께 예를 갖추고 싶어
잔에 어울리지않는 매트도 깔았다
내가 간 날 안내한 도우미가
윤성희 소설가인것도집에 돌아 와 알았다.
자세한 내용은 1부 참조하시고
대강 전시장 스케치만
… ….
다시 오규원 시인의 시들 찾아 보느라
후기가 많이 늦었다.
봄은 자유다. 자 봐라,꽃피고 싶은 놈 꽃피고, 잎 달고 싶은 놈 잎 달고, 반짝이고 싶은 놈은 반짝이고, 아지랑이고 싶은 놈은 아지랑이가 되었다. 봄이 자유가 아니라면 꽃피는 지옥이라고 하자. 그래 봄은 지옥이다. 이름이 지옥이라고 해서 필 꽃이 안 피고, 반짝일 게 안 반짝이던가. 내 말이 옳으면 자, 자유다 마음대로 뛰어라.
오규원 ‘봄’ 일부
데레사
21/02/2017 at 11:04
오규원 시인 저도 좋아했는데
한번 가보고 싶어요.
감기하고 노느라 좀 골골것립니다.
참나무.
21/02/2017 at 16:56
소요산 등산 직전에 급히 올리고 나가느라
10주기를 100주기 제목까지 오타를 냈더군요
요즘 제 스맛폰 살짝 맛이가
외부에서 수정하느라 혼이났답니다
저도 많이 존경하는 분이라
제가 올린 포스팅 대강 찾아도 10편이 훨씬 넘네요
감기부터 먼저 잡으셔요~~
koyang4283
21/02/2017 at 11:13
‘류가원’이군요. 가본다 가본다 하면서도 미루고 있습니다. 제 외사촌 동생 처도 거기서 도우미 일을 했다고해서 꼭 가본다했는데, 이번 주에는 어떻게해서든지 가볼 작정입니다.
참나무.
21/02/2017 at 17:10
이전 하기 전 한옥 전시장과 외부는 다소 비교되지만
컨텐츠는 변함없겠지요 ‘그래도 류가헌이니까’
아끼는 분들이 그런다 하지요
10주기 기념 알찬 행사들이 많더군요
상세한 정보들은 1부 참고하시고
꼭 가보시기바랍니다.
귀한 걸음 감사합니다.
journeyman
21/02/2017 at 15:52
오규원 시인의 ‘현대시작법’이라는 책에서 본 “좋은 시란 결과에 욕심을 두지 않는, 아는 체하거나 흉내내지 않는, 거짓 없이 쓴 글에서 나온다는 점을 망각하지 말야아 한다.”는 글귀가 생각나게 만드는 시간이네요.
참나무.
21/02/2017 at 17:19
오규원 시인의 시가 인용하신 글과 꼭 같군요
시인의 마지막 시는 열반송 같다는 생각을 한 적있어요
다녀온 이후 다시 찾아 읽고 있습니다.
글과 인품이 같으신 분이라 존경하는 제자 글쟁이들이 많다는 거 5주기때 가 보고 놀란 적 있습니다.
급히 올리고 나가느라 실수연발을 했더라구요
‘봄’일부 마지막에 추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