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을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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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빌리지 어디쯤 갤러리가 있었나?

오래 전 미국 이민가신 삼촌댁이 힐탑 아파드 바로 앞이어서 나에겐 낯익은 동네다.

가는 길에 여배우 문희 집  지날 때면 OK목장을 떠올리곤 했었다

– 나무 막대 몇 개로 질러놓은 울타리 때문에…

한남오거리 지나 독서당 길은 유난히 대사관도 많은 지역이다.

 

어제 모임이 있어서 강남간 김에 전시마지막 날이 오늘 이었던 게 퍼떡 생각나  가보기로 했다.

무슨 배짱으로 전번도 없이 찾을 수 있을 거 같아 그냥 낯익은 거리 올라가는데

남아공 대사관까지 좌우를 살펴도 안보여  결국 검색 후 전번 알아내고 간 곳은

한참 전에  지나쳐 온 파리크로아상 골목 안쪽이었다.

들숨날숨  고갯길 오르락 내리락 하느라  갤러리 들어들 때는 땀까지 났다.

관장님인 듯한 분이  좀 쉬었다 둘러보라며 직원께 ‘차 한잔…’ 눈짓 할 때

대강 둘러본 전시장 풍경은 예상대로  좋았다.

사진이 정말 별로지만 끝난 전시여서 참고로 올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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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넓진 않은 개인 갤러리, 다 둘러보고 오니 친절하게도

탁자엔 도록과 엽서, 그리고 차 한 잔…내가 놀란 건 퀼트 잔 매트…

날 의식하셨는지  친구가 퀼트하는데, 선물로 준  거라며 설명까지 하면서

“블로치와 이어링이 잘 어울리시네요”

이런 접대성 맨트  후  내가 든 가방을 유심히 보셨단다.

–  골목 입구에 이정표가 있었는데 단속을 하여 내렸다며

초행길 어려웠겠다는 인사까지…

그리고 …

탁자 앞에 세워진  그림에 눈이 먼저 갔다-  바탕을 숫자로 가득 채운 …

지난 번 학고재- 오세열 작품인 걸 금방 알아보니

다음 전시가 ‘오세열 김동유  2인전’ 이란다.

‘김동유 작품은 잘 아는데…’

오세열작가는 모른다  하니 김동유 작가  스승이시란다.

아직 미공개작인  함지박을 가져와 보라는 말 떨어지자

직원이 장갑을 끼고 들고 와 의자 위에 올려둔다.

옛날 함지박에 매화를 그린, 아니 새긴  작품이다.

붓 대신 칼로 자업하신다고…

사진촬영은 ‘친절하게’ 금하는 것같아 나도 참았다…^^

3월 7일 오픈한다고 소개하여 다시 오겠다 하니 ….

‘한 번 온 분들이…’   자주 찾는단다

나 역시 그래서 2월 보내며  먼저 소개 하고 싶다

 

포스터 부터 맘에 들었고 2012년 파리 아트페어에서

동양의 마크 로스코라는  별칭을 얻으며 솔드아웃을 기록한

이동수 작가의 신작 23점이 전시된다는  정도의 정보만 알았다.

자세한 내용은 2월 메모<–

찻잔에 불어넣은 수십번의 숨결 잠든 혼을 깨우다
양양 출신 이동수 작가 : “어둠속 그릇에서 우주 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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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인사 받으며 밖으로 나와

들올 때 유심히 본 Fill Gallry까지  가봤다.

오른쪽 보라색 건물이 조은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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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용일 초대전 3.30(화)까지

자연을  소재로 한 풍경화들인데  반 추상화라해도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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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들이  詩 같은 작품들도 많았다.

역시 큐레이터도 친절하여 요담에도 또 가고싶은 갤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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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중에 정통 이탈리안 레스토랑 라비따를 말러리아 음감회 덕분에 알게되었다.

‘제 2의 예당’ 별호에 걸맞게 운이 좋으면 예당 연주를 앞둔 국내외 연주자가

연주 전에 리허설 할 때도 있고  연주 후에   들릴 때가 많단다.

 

레스토랑 자체의 정기연주회도 있지만 대부분  저녁 8시여서

나에겐  어려운 일이라 가끔 한 낮에도 식사하며 연주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걸 알고 벼르고  있었지만 2월 중엔 타이밍이 맞질 않았다.

베토벤 흉상(동그라니) 왼편으로 작은 무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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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러리아 음감회는 전문적인 음악 동호회였고

카페에는 사진들도  무작위로 올라와 있어서  얼마나 놀랬는지…

전문 음악인들도 많아보이는 카페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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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평의 기적, 르 코르뷔지에가 말년을 보낸

지중해 근처 목조로 된 4평 방이 자주 생각났다.

그를  오마주 하는 분들이 많은 이유도 피부로 느낀 날이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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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창으로 내다 보였을 바다는 긴 모니터가 대신했지만

4평 방 안에는 그의 부인 마지막 손과 얼굴  스켓치까지 붙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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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어머니에게 보내는 편지까지…

수많은 건축물을 조성하고도

4평 공간에 생활하며 부족함이 없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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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평 목조방 왼쪽과 앞쪽에 창으로

지중해를 맘껏 즐기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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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권투선수 안도 다다오 별실은 따로 전시되어있다.

한 가운데는 50여개의 모형과  사방 벽에는  키우는 개(이름까지 코르뷔지에)와

함께 찍은 사진들, 그리고  오마주 수필 5편이  전시되어있었던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잊어버리고 기억이 가물가물

그래서 리뷰는 금방 올려야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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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바라보는 르 코르뷔지에 사진들이 4평방 주변에 걸려있고

명상의 시간을 권유하는 글귀도 본 듯하다.

뚜렷하게 기억하는 건 지중해 해변에서 쓰러진 날이

8월 27일, 내 생일이어서  사진도   담았는데 …

찾을 기력이 없다.

요즘 정신이 없어 약속 하나를 깜빡 하고

‘기미년은 아니지만… 3월 1일 정오’  에  만나자는  이중 약속을 해 버린거다.

오 주여~~오모나 피고인도 봐야하는데…

10시7분이네…

 

 

4 Comments

  1. 홍도토리

    28/02/2017 at 23:56

    피고인 -아슬아슬함 때문에 손에 땀을 쥐고 두근거림과 함께 봅니다.

    쯧…
    괜찮습니다.
    공사다망하신줄 알아서
    게다가 저도 닮아가는 중이라서요.ㅎㅎ^^*

    • 참나무.

      01/03/2017 at 09:11

      3.3하게 만나요~~
      이해해주셔서 감사
      절대로 절 닮진마시고 ~~?

  2. 데레사

    01/03/2017 at 01:42

    3월에도 바쁘게 많이 다니시기 바랍니다.
    그게 건강하다는 증거니까요.
    이중약속도 자주 하고요. ㅎ

    • 참나무.

      01/03/2017 at 09:08

      아니 이리 심한농담을…ㅎ흐
      전화받고 얼마나 놀랐다구요
      요며칠 정말 바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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