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경칩, 셀리의 법칙이 먹힌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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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경춘선 주인장 때문에 많이 행복하다

*Lady Grey  향도 좋고 레시피도 없이

그냥 맘대로 만든 꽈자랑 은방울꽃 넵킨까지 …

좋아하는 거  마구 떠들어 덕을 본 경우다.

은방울꽃 관련 선물  주르륵 늘어놓으면 더 많다

그 외  그리트. 레이디 버드, 기타등등

(*레이디 그레이(Lady Grey)는 트와이닝스에서 생산하는 홍차로, 찻잎에 오렌지,레몬,감귤향을 넣은 가향차다.)

선물받은 거 주르륵 늘어놔도 재밌겠다.

어라? 카레라이스 하며 자른 당근 꽁지 현지니 보여주려

요리조리 햇빛쐬며 싹 튀운 거가 잘 안보이네?

차 마실 때 곁에두는데…

독무대로 다시…나도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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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칩 아침, 왠지 좋은 일이 일어날 것같은 예감이 들었다.

주일 목사님 말씀도 쏙쏙 들어오고…

지난 주일 이란 여행 후 들려주신 말씀도 좋았다

이란 사람들이 詩를 그렇게 좋아하는 국민인 줄 처음 아셨다며

어느 시인(이름 기억 안남)의 시집은  코란만큼 소중하게 여기고

머무른 호텔 부근 엔틱 샵 간판도 시 한 귀절,

의미심장한 귀절이었는데 그것도 기억 안난다.

하필 깜박 팬을 두고 간 날이어서…

오늘도 유모어로 긴장 풀고 시작하셨다.

인공 지능 때문에 사람들 직업이 자꾸 줄어드는 요즈음

“제발 목사직은 없어지지 말아야 할텐데…”

친교시간 다른 주일과 마찬가지로 하늘나라 가신 분이 두 분

축하할 일은 더 많았지만 그 중 하나는 나에게도  필연같은 우연이었다.

휠덜린시 전집 번역하신 장영태 교수님이  집필로 인한 과로로

내내 주일 예배 불참이셔서 몇 주 전에 말씀으로만 축하 드렸는데

오늘은 참석하셨다고 기립 박수  받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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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먹는 줄 장영태 교수님  부부 바로 뒤에 내가 서 있게 되었다

살짝  ‘조용한 카메라’로 도촬…사모님도 미인이셨다

여차저차 사인까지 받게된다. 내 이름 말하기 부끄러워

Coral Kim 손녀딸이름으로

나이 물으셔서 ‘고3입니다. ‘

사인은 그래서  ‘ …에게’ 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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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점심에도 절편이 나와 Lotus 카페

카운터 아가씨께 건냈더니 얇은 쿠키가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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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은 책이지만   얇아서 그냥 들고다니며

포스트잇 붙인 곳  아무데나 펴서 읽곤하는데

번역하신 횔덜린,시인의 시 전문이 차례인 책이라 설명드렸더니

아주 반갑게  웃으시며 사인해 주셨다.

사인 받는사람 나 이외엔 아무도 없었다 당연히

번역하신 책이 아주 두꺼운 2권짜리라

겁이나 사지도 않았는데-  미안해서어쩌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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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같은 일정, 식사후 커피 한 잔.

스케줄 정하려고 아트가이드 펼쳤는데 찜해둔 전시는 대부분 3월7일 이후다.

「한남동 독서당길에 봄을 부르는 오세열·김동유 사제(師弟)전」

첫인상이 참 조은 ‘갤러리 조은’ 도 3월 7일,

서울대 미술관도 3월7일부터   하여 집으로 곧장 오기로 했다…가 …

맘을 바꿔 예정없이 영화라도 한 편 건질 수 있을 까

중간에 내렸는데 맘에 둔 영화는 상영시간이  6시

– 그러면 불가, 허탕이네…

어? 안쪽에 갤러리?

안 들어갈 수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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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 성산포의 봄

오…!

맘속으로 탄성이…가슴을 쓸어내렸다.

이 그림이 날 이곳으로 불렀구나.

많은 개인사가 숨어있는 제주, 그것도  성산일출봉이라니

노란 하늘이 봄이다. 아니 유채꽃밭인가?

여튼…보색 블루 사이에 일출봉이 숨통이다

영화보기는 물건너 갔지만 오늘 셀리의 법칙 지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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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근처 현지니 하부지 좋아하는 센베 차를 만나

“얼만가요”  적막을 깨고ㅡ한 근에 5천원

점심 한 끼 밖에 나가기도 귀찮다고 요즘은 잔치국수나

만두 쩌 먹는 게 편하다며 쭈구리고 앉아 멸치 내장 빼는 것도 잘 하고

대파 뿌리 양파 껍질까지  씻어 냉동실에 보관하기도 한다

마누라 하는 거 눈여겨봤는지…이런일 처음이라 칭찬을 마구마구 했다.

가끔은 백선생 한테 배웠다며 잔소리 할 때도 더러있지만

그건 참아주기로…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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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은 1/4분기라  많이 바쁘다며 며느리가

어린이집 졸업사진 카톡으로 보내왔다

담주는 우리가 데리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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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 경칩 지났으니 ‘봄 이기는 겨울 있을라고…’

아직은 달이 지를 사랑하여 졸졸 따라오는 줄 아는 내강아지

오늘 본 초승달이 걸린 갤러리라도  데리고 다닐까

아니다  공룡박물관 또 가자 할 지도 모르겠네…

글 올리는 동안 하루가 지나가버렸다.

P.S:

양장본 | 전2권 프리드리히 횔덜린

작가상세정보 | 장영태 옮김 | 책세상

8 Comments

  1. 수선호이

    06/03/2017 at 07:20

    아직 저도 달이 나를 사랑하는구나..생각하고;
    착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ㅋ^^
    당근 잎사귀 참 고와서요..좋은 날 되세요^^!

    • 참나무.

      06/03/2017 at 07:56

      ‘좋은 착각’이네요, 저도 같은 꽈…^^
      그냥 밋밋한 날이 아니고
      첵크해두고 싶은 그런 날이 있지요 왜…
      어제가 그랬어요. 만약 가방안에 책이 없었다면
      사인받을 깜직한 생각도 못했을텐데…
      이상하게 자꾸 애정이 가는 책이 있더라구요
      한 평생을 시인 횔덜린께 몸바친 분이시데요

      • 홍도토리

        08/03/2017 at 00:13

        여기에 정답이 있었네요!!!
        휠덜린& 장영태..
        저도 기억상자에 넣어두겠습니다..^^*
        .. 성산일출봉 . 강열한 표현이 썩 맘에 듭니다.
        제주도 수산리 우리집에서도 멀리 일출봉이 바로 저 모습으로 보였어요.
        문득 그리워지네요..

        • 홍도토리

          08/03/2017 at 00:14

          강열한

          • 참나무.

            08/03/2017 at 01:04

            강내균 작가이름 오타인 줄 알았어요..ㅋㅋ

        • 참나무.

          08/03/2017 at 01:02

          왜 답글을 못봤을까요.이제사 확인합니다
          성산포의 봄: 이연수 作/전 처음에 노란 하늘..ㅎㅎ
          매일 저런 그림같은 풍경이 보이는 곳이었군요
          정말 그리우시겠네요.

  2. 홍도토리

    08/03/2017 at 00:17

    이상하다
    답글이 사라졌어요…-.-;;

    • 참나무.

      08/03/2017 at 01:06

      전 아무짓도 않았는데요..^^
      오늘 아침에 나갔다가 늦게 들왔어요
      시간을 보니 조금 전이었네요
      전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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