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이 묻어있는 갤러리 카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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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미아트&카페 

개인적인 추억이 있는 갤러리 카페다. 요즘  평창동 일대 현대공간회 창립 50년 행사전인 ’12인 개인전’이 열리는 갤러리 중 하나여서  일부러라도 갈 이유가 충분하다.

에스프레소는 5천원 수준, 가나아트 옥상 ‘카페 모뜨’나  ‘빌 레스토랑’에 비하면 착하고 일반 카페보다는 약간 비싼 편?

그러나 예술품들이 도처에 많고 전시장 출입은  무료에다 전망도 끝내주니 추천할 만 한 갤러리 카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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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작은 전시장 두 곳 둘러보고 계단으로 2층  오르는데  사람들 목소리가  도란도란 들렸다.  지난  목요일엔 바람도 제법 불었지만 평창동 언덕길엔 사람들 모습을 찾을 수 없었는데…

좀 오래 머물 생각으로 에스프레소와 점심대용 베이글까지 주문하고 영인문학관에서 비매품이라며 직원이 건내 준 도록 먼저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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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커피를 많이 좋아하신 듯, 첫 장에 서서 커피 밀 가는 모습이…  *마종기 시인의 시 전문도 실려있었고… 도록에 실린 편지, 엽서 다시  읽으며 서랍장 정리를 또 해야겠다는 결심도 했다.

이 갤러리 카페에 같이 온 적 있는 겨울비 pluie 생각이 왜 아니났겠는지…사실은 평창동 들릴 때마다 그녀 생각을 멈출 수 없다 가 정답이다 . 내가 있는 동안 두 팀이 다시 들어와 나는 일어섰다. 또 들릴 곳이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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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액자 그림들이 걸려있는 방엔  비구니 두 분, 중앙(맨 위 사진)에 앉았던 커플도 2층 올라올 때 있던 모습 그대로 여서 작품들 담으려니 어쩔 수 없이 도촬이 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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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는 올 때나 갈때까지  사람 그림자도 안보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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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미아트  12 Document:

김지훈, 이성민, 유승구 작품들이 전시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사이트 참조: http://kimiart.net/

 

  • Gymnopédie No. 1 – Erik Satie

키미아트에서 나와 ‘신을 만나는 계단’은

바라만 보고 코텡 골목 떠올리다

사티 ㅡ짐노패디  흥얼거리며 가나아트센터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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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옥션 입구 포스터엔 천경자 화백 여인상이  크게 걸려있었다

– 들어가진 않았다서울 옥션 사이트엔 여러 번 가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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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아트센터 맞은 편 이정아 갤러리는 작지만 알찬 갤러리다. 전시장 4곳에서 현대조각가 김승환, 이상길, 이수정, 오창근 개인이  6.2~7.1 까지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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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전시실 오창근 영상(?)을 담으려니 내 모습이 어르어른 비친다. 관객들도 참여할 수 있는 이런 작품 앞에 서면 현지니 생각이 간절하다. 얼마나 신기해 할까.  좀 선선하면 데리고 다니겠는데…
아랫층에는 카페도 있다.

L J A Gallery   이정아 갤러리 <–

갤러리 카페를 두 군데 다녔지만 집중이 잘 안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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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태 시인 저서  Ma Vie 동명의  갤러리 카페  ‘마 비’ (Ma Vie )를 이대 후문 근처에서 운영하셨는데 요즘은 잘 모르겠다.  언제 필름 포럼(영화 상영관) 가는 날 한 번 찾아볼 일이다.  아니면 이번 주일 생각난 김에 대학로 ‘마리안느’ 라도 가보고싶다.  ‘카페 마리안느’ 주인 이제하시인은  영인문학관에  들렀을래나?  닮은 점이 참 많은 두 분…시인에다  독특한 화풍의 화가,  또 말년엔 갤러리 카페까지 운영한 홍대 동창…

영인문학관 진열장엔 두 분의 웃는 모습이 담긴 사진도 있었는데…요즘 부쩍 우리나라에도 갤러리 카페가 많아지는 추세다.  프랑스는 사람들 사는 집들이 의외로 넓지않다는데 카페나 살롱  문화가 발전하여 그렇다던가?  까뮤나 헤밍웨이도 카페에서 작품들을 집필 할 때가 많았다고 책에서 읽었나 어디서 들었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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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월 모일, 대학로 ‘cafe. 마리안느’

두서없는 잡글을 두 편이나 연속 올리다니…
도록에 있는 *마종기 시인의 시 전문으로 마무리

김영태의 기차역

    내 친구 시인 김영태는 몇 해 전 아파트 재건축에 밀려 엉뚱하게 혜화동에서 죽었지만 파랗게 조용하던 마지막 자리에서 한평생이 잠깐이네 하던 시든 목소리는 아직도 내게 머물고 있다. 친구가 살아온 길은 아무래도 눈 감고 걸어간 몽상의 나그네. 그 말을 못 믿겠다면 문학이고 시고 무용이고 그림이고 음악이고 연극 안에서 푸푸 허우적대다가 익사한 어부다. 두어 개가 더 있구나. 굽 놉은 구두와 명주 목도리, 헝클어진 머리털 속에는 예술 선동의 종이 그림들, 또 빈 주머니.

   바람 사이에 노래, 꽃 사이에 노을, 네가 죽었다면 나도 그 근처고 다 죽은 뒤에는 살아남을 시가 있을까. 그는 끝까지 유럽 지향적이었지만 헤매던 관심이 바쁘긴 마찬가지였다. 사방으로 퍼지는 친구의 펜글씨에 나는 무조건 부적격 판정을 내려주고 싶었다. 움직이는 친구의 재능에 발이 찔려 피가 나기 시작했다. 눈치에 약하고 끈질기지 못한 이 빠진 펜 끝에 녹슨 밤이 돌아왔다. 지친 여름은 하염없이 길었다. 결국, 봐라, 나도 그렇겠지만 아무도 그의 죽음을 기억해주지 않았다 .

   지구 위의 조그마한 방에 엉거주춤 앉아 친구가 그린 회색 바탕표지의 그림을, 오래된 책을 펼쳐 1968년에 쓴 글을 읽는다 . 활판 인쇄의 글자들이 툭 튀어나와 보고 싶었다고 말한다. 스위스였나, 프랑스였나, 파울 클레의 기차역에서 시인은 글을 썼다가 지운다. 글을 그리는 표정으로 피도 없이 잘 걷고 숨도 쉬지 않고 산다. 그가 가고 난 다음 날부터 문헌은 늙기 시작했다. 어색한 햇살을 털고 있는 목쉰 문장. 오래된 관절염 때문인지 부기가 보이는 헌 종이가 아프다며 찢어진다.

    180쪽에서 잠시 선다……가을이 오면 파울 클레의 역에 가곤  한다. 선로 위에 내리 쬐는 햇볕, 텅 비어 있는 대합실에 망명객처럼 앉는다. 역사 뒤에는 교회당이 서 있고 자연의 풍만한 살점들은   찾아볼 수 없다. 온 신경은 송곳이 되어 탐색하고 약간의 혼합된  색채들이 적막을 잘 감싸주고 있다. 세피아블루 계통의 석연치 않은 점선은 그나마 역의 분위기……그러나 가을이면 다시 클레의  역에 그를 마중하러 나간다. 이슬이 아직 묻어 있는 꽃다발 하나,  짧은 비가를 듣는 것 같다……

    강화도 전등사 뒤 언덕, 영태의 수목장 자리에는 잡풀이 무성하 다. 동행한 후배 몇과 함께 군사 훈련 제2포복 자세로 헝클어진 풀 과 함께 무릎 꿇고 절을 한다. 영태가 웃는지 킥킥 소리가 입을 맞춘 땅에서 올라온다. 표정 없는 보라색 이끼꽃 같은 게 가려진 풀  안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무르팍엔 어느 틈에 풀물 , 그래, 네가 용기 있는 예술가였는지도 모르겠다. 비웃음의 눈과도 돈과도 또 가정과도 평생을 피투성이로 맞상대를 했구나. 지치니 영태가 서둘러  클레의 기차를 탄다.

마종기 시집 ‘마흔두 개의 초록’ 중에서
문학과지성사 시인선 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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