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강 듣고 떠올린 이미지들

1.첫번째 결정 장애

오늘아침 현지니 하부지

“일기예보 비소식 있던데 우산 가져가지…”

하늘 한 번 보고 …우산 챙기지 않았다 

2.두번째 결정 장애

주일 예배 이후 교회행사 한 번도 참석한 적 없다. 그런데 오늘 ‘친교시간’ 주보에 소개된

  • My Life Story
  • 스토리텔러: 김원일집사(소설가)
  • 오후 2시. 장공채플실

마음이 흔들렸다. 아직 집사?

장로님 아니시고?

(나도 오래전 집사 인증서(?) 자격없다고 거절했는데 우편으로 왔었다. 한 번도 교육에 참석치 않아 아직 평신도다 )

오늘 성공회 교환예배여서 다른 주일보다 예배 시간이 참 길기도 했다. 섰다 앉았다. 몇 번이나 계속되는지…앞자리  몇 분들 중간에  앉으시는 분도 계셨다. 나도 그러고 싶었지만 참았다.

예배 시간이 길어져서 점심 먹으니 1시 40분이 지나고 있었다. 다른 때 같았으면 2시까지 기다리기 힘들어 휘익 날랐을텐데… 많이 망설이다 참석하기로 했다.

대학로 예술가의 집 선생의 강의

만약 저녁시간 아니었으면 참석했을지도 …오래 전 경복궁 근처 출판문화회관에서’ 분단작가 김원일’ 인지  ‘마당 깊은 집 작가 김원일’ 이란 제목인지 정확히 기억나진않지만 여튼 그 이후론 처음인 강의였다

4층 예배실도 오늘 처음 가봤다.

토마스 만, 독일 최고의 작가로 말문을 여셨다.당신은 학교에서 배운 건 별로 없고 신문배달 하며 독서를 많이 했는데 특히 토마스 만에 이끌렸다며…토마스 만 역시 학교 공부는 거의 못했지만 독일 최고의 작가로 노벨 문학상까지 수상하고… (중략…)

말년에 일기를 문화성(?)에 보내면서 사후 20년 후 공개하라는 유언을 했단다.  약속대로 20년 후 아주 세세한 일기  내용으로 그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아하! 무릎이 탁 쳐지는 순간이었다.  ‘베니스에서의 죽음’ 그의 단편을 영화로 만든 작품. 노인과 미소년의 얘기, 좀 의아했던 부분이 단번에 이해가 되었다.

책에선 자전적 얘기로 풀어나갔고 영화에선 구스타프 말러를 모델로 만든 영화다. 토마스 만 역시 천재 맞나보다. 유명한 예술가 치고 동성애자 아닌 사람 드물다는 말 다시 실감했다.

#6.25 아침이면 항상 떠오르는 피난열차:

왕십리 근처에서 사실 때 우리 해병대들이 6.25 당일 ‘얼른 서울역으로 가 피난열차 타지않으면 위험하다’ 미군이나 이북  이남 군인들 총격이 있을테니 빨리 서둘러 가라 해서 그 말 그대로 믿고 피난열차 타고 고향으로 내려가 무사했다 하셨다.

피난 열차 위에 올라 타 터널 지날 무렵 바싹 몸을 기차 지붕에 엎드려야 하는데  석탄 연기에 질식해서 떨어지는  사람들도  많았다고…

김환기 화백 그림 속 사람들 얼핏보면 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얼굴이 모두 무표정이다.

김환기: 피난길(1951)

3.세번째 결정 장애

예배 이후 아침 집 나설 때 예정대로 대학로 ‘카페 마리안느’ 갈까 말까 했는데  작가의 라이프 스토리가 길어지고  비가 올지도 몰라 곧장 집으로 왔다. 전철타는 사람 대부분 우산을 들고 있어서  담주 화요일 JCC 아카데미 강의 있는 날 가기로…운 좋게 전철 내릴 때 웃비는  내리지 않았다.

오늘 내 결정들 후회없다. 6.25  당일 생생하게 겪은 실감나는 얘기 제대로 잘 들었기 때문.  월북한 아버지따라 갔으면 지금처럼  자유로운 작가생활 하지 못했을거라셨다.

이후 이산가족 자격으로 이북에 두어 번 갈 기회가 있어서 당신 아버님 소식 알고싶었지만 두 번 다 감시자 격인 작가들이 맨투맨으로 따라다녀  소원을 이루지 못했고… (이 이야기는  ‘비단길’  작가의 말에서 읽은 기억이 났다)

요른 안드레센 (타지오 분)

오늘 작가는 영화나  그림 이야기는 않았지만

금방 생각 나는대로 이미지들  찾아봤다.

영화 속 미소년 타지오는 최근 모습으로

김원일 작가는  30대에 내가 만났던 그 모습으로…

  

Björn Andrésen(1955년~   )은 스웨덴의 영화 배우이자 모델, 음악가

미소년의 모습, 상상이 안된다…;;

엔딩 장면…

주인공 아센 바흐는 멀리 아름다운 소년을 바라보며 콜레라에 걸려 쓰러지고…말러교향곡 5번 4악장이 흐른다.

#느티나무  여학생 이야기:

책에서 읽은 얘긴지 들은 얘긴진 잘 모르겠으나 전교에서 1,2등을 다투는 두 여학생 중 한 여학생은 아주 가난해서 이번 학기말 시험에 1등 못하면 학교를 다닐 수 없다는 이야길 느티나무 뒤에서 몰래 들은 여학생은 아는 문제를 일부러 오답을 내어 전교 수석을 못하고 대신 가난한 다른 여학생이 1등을 했다는 일화를 듣고 양보한 그 여학생이 진정한 그리스도 정신이 아니겠는지 하셨다.

-작가 김원일 |사진작가 강운구 제공

번거로운 신청도 않고 밤외출도 아닌 6.25. 오후 2시라니
또 기회가 오면 그 땐 망설이지 않아야겠다.

등단 50주년 기념작 ‘비단길’은 사서 읽었는데 없어져서 다른 책이라도 사서 사인 핑계대고  ‘베니스에서의 죽음’ 영화 보셨는지 묻고싶기도 한 날이었다.

베니스에서의 죽음 more <–참고

 

2 Comments

  1. 데레사

    26/06/2017 at 08:43

    평신도가 사실은 제일 편하고 좋지요. ㅎㅎ
    저도 성당에서 아무 직책도 안 맡아요. 그저 편한 시간에
    편한대로 미사나 참석하고 올 정도니까 이것도 결정장애일까요?

    김원일 작가, 저도 좋아하는 작가이거든요.

  2. 참나무.

    26/06/2017 at 09:43

    …여튼 닮은데가 많네요.
    근데 성당 미사는 왜그리 길어요
    우리교회 올해가 17회째 교환예배라는데
    성스럽긴한데 연로하신분들은 힘드시겠네 …
    매번 느낀답니다. 어제는 성찬식까지 있어서 전 좀 지루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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