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은 영상관에서만 가능합니다”
입장 티켓 한쪽을 찢어주며 직원이 권하는 말이었다.
그래서 전시장 풍경이나 원화는 못담고 다녀온 후
구글에서 찾아보고 몇 작품만 남겨본다.
이번 전시에 안나온 작품이 더 많다
The red trees
세잔, 고흐, 마티스 화풍이 보였지만 포비즘(야수파)을
살짝 넘어선 블라맹크 독자적인 후기 작품들이었다.
그가 그림도 많이 그렸지만 많은 책을 쓴 사실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한국 최초 전시로 폴 발레리 미술관 소장품들이라는데
대부분 후기작들이고 초기작은 영상관에서나마 볼 수 있다.
이번 전시 특징은 원화 곁에 그의 저서에서 고른 글들을
정리하여 옮겨놔서 그의 내면과 예술관을 유추해 볼 수 있어 좋았다.
솔직히는 그의 강한 화풍보다는 글들이 와닿아 볼트체로 모아봤다.
– 대단히 죄송하지만 김병종화백처럼 글이 더 와닿듯이…
빨간 지붕(Les Toits rouges) 1908, oil on canvas, 79 x 92cm
“그려라, 그것은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다.
죽은 자들의 방법을 모방하지 않고,코로(Corot)를 되살리지 않고,
완벽한 쿠르베(Courbet)가 되려하지 말고,푸생(Poussin)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자신의 빵을 얻기 위한 노력을 피하기 위해 다른 예술가의 음식을 탐하지 말라.”
<위험한 전환> 중, 1929, Paris, p177 中
사일로 le silo, 1950, oil on canvas, 54.2 x 73 cm
‘땅과 하늘… 거대한 하늘은 내려와 땅과 마주한다. 풍광은 끊임없이 이어진다.
까마귀 떼와 찌르레기 떼가 날고 있는 낮은 하늘에서 구름이 줄지어 있다.
짚 더미, 밭을 따라 흔적을 남기고 있는 지푸라기와 말갛게 썩은 지푸라기,
앉은뱅이같이 낮은 지붕들… 빈약한 호두나무, 철마다 그 색채를 바꾸는 나뭇잎.
이것을 그려라 이 모두에 대한 감정을 전달해라!웅장하면서도 비통한,
덧없이 흘러가는 듯 영원한 현실적인 이 감정을 새겨라’
<죽음을 앞둔 초상>, 1943, p.136
고흐를 아버지보다 더 좋아했고 세잔과 마티스 영향을 받았지만
그의 그림들은 고흐도 세잔도 마티스도 아니었다.
그 이유를 그의 글들을 꼼꼼하게 읽어보며 알게된다.
년도를 보니 대부분 말기에 쓴 저서들이었다
‘개인은 창조적이어야 한다.
대가의 작품을 본다는 것은 그 작품을 모방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나의 모든 부족함과 하찮은 재능으로,슬픔을 간직하고 있는 아름다운 인간의 모습을 생동감 넘치는 풍경화같이 묘사하고 싶었다.”
-<죽음을 앞둔 초상>, 1943, p.46.
‘예술과 삶은 분리될 수 없으며 죽음이 없는 정신은 존재할 수 없다.’
‘네가 화가라면, 단순하게 너 자신이 내면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을 바라보아라.’
이번에 온 풍경화도 정물화도 대부분 지나치게 어두웠다.
화가는 주제의 본질을 그 자신 내면에 담고 있다. 그 자신에게서 그리고 자신의 눈에 보이는 이미지 또는 외부 대상물이 예술가의 내면에서 전달되는 것이다. 작가의 느낌과 애착은 생명에 순응하는 기적적인 요소이다. 우연히 선택한 재료를 이용하여 파생된 아름다운 주제는 인간의 내면에 있다. 좀 더 완곡하게 표현하자면, 주제는 바로 인간 자신이다.
-<무로 향하는 길 Le chemin qui mène à rien> 1963, p.98
Still Life with Basket of Fruit, 1918
예술에서 작업의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그 작업을 통해 독창성과 창조성이 동시에 발현되기 때문이다.또한 표현의 방법과도 긴밀한 연관성이 있다.우리는 자신의 독특한 작업과 방법을 통해 독창적으로 예술을 표현할 수 있다.”
– <불복>, 1936. p.36
양귀비 꽃(Bouquet de coquelicots) 1936-37, oil on canvas, 55.5 x 38cm
내 아내가 골동품 상점에서 나온다. 사기그릇을 샀다. 내일 그녀는 그 사기그릇에 꽂아 둘 꽃을 딸 것이다. 이 꽃들이 시들고 내가 그 꽃들의 시듦을 알아차릴 즈음, 오롯이 그 꽃들을 다시 내 자신만의 꽃다발로 캔버스에 옮겨 놓을 것이다. <풍경과 사람 Paysages et personnages> 1953. p.173
전시회 중 유일하게 밝은 정물화다.
그의 말이 맞았다.
먼 나라까지 흘러흘러 나까지 볼 수 있었으니…
‘내 그림이 나의 마음에 들기 위해서는 내가 알아볼 수 있어야 한다.
겨울 혹은 여름 풍경, 정물, 빵 조각, 테이블 위의 물병, 꽃다발을 그려도…
“이것은 내 것이야”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의 취향을 바로 느낄 수 있는 그림이다. 파이프와 책, 커피잔이 보여 골랐지만
카페인에도 마약(알콜?)에도 빠지지않았다는 글도 적혀있었는데 기억못하겠다.
담배는 많이 피우신 듯, 수많은 자화상들 중 담배피는 모습이 많았다.
색채와 사물의 형상을 이용하여 삶을 재현한다.
모든 생각을 동등하게 여기며 일시적인 것에 치우쳐 생각하는 경향은 개인을 불안하게 하며 몽상에 잠기게 한다.
– <풍경과 사람 Paysages et personnages> 1953, p.132
nature morte au melon
나는 전혀 일을 하는 것이라 느끼지 않는다. 나는 그림을 그릴 뿐이다. 내게 주어진 재능이 제공하는 모든 것을 다시 되돌려 주려 노력했다. 나는 내 장점과 단점에 관계없이 경험한 나의 모든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 나는 미술관에 있는 것들을 따라 그리는 교과서적인 형상들로 표현하지는 않을 것이다.
– <정중하게 Poliment> 1931, Paris, p.137
수박이 있는 정물, 1910, 유화 60×73
“예술에서 작업의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그 작업을 통해 독창성과 창조성이 동시에 발현되기 때문이다.또한 표현의 방법과도 긴밀한 연관성이 있다.우리는 자신의 독특한 작업과 방법을 통해 독창적으로 예술을 표현할 수 있다.”
– <불복>, 1936. p.36
샤투의 범람, 1910, 유화 60 x73
“1910년 센느 강의 하늘 아래 강바닥에서 솟아오른 나무들 사이로,저 멀리 집들이 사라져가는 풍경은 그 웅장함으로 나를 뭉클케 한다.음울함이 사물에 젖어 든다.범람한 강물은 수면을 부드럽게 감싸고 찰랑거리며 대지를 적신다.낭테르 평야는 전혀 움직임이 없이 음울한 가운데, 하늘은 물에 잠든 들판에 반사된다.”
<위험한 전환점>, 1929, p.93~94.
브르타뉴 어선의 귀환(Retour de pêche. Bretagne) 1947, oil on canvas, 60 x 73cm
‘나는 미풍양속에 혁신을 불러일으키고 싶다.
진부한 이론과 의고전주의(擬古典主義)에서 해방된 자연의 활달함을 보여주고 싶다’
‘화가란 무정부주의자와 같아 직업이 아니다’
‘예술에 있어서 이론이란 의사의 처방과 같은 정도로 필요하다고 믿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반드시 병자임에 틀림없다. 지식은 본능을 말살해 버린다. 그림의 창작은 유통(流通)이 자재(自在)로운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고 자기의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본능이야말로 예술의 기초이다. 양식에 구애받지 않고, 그림은 심장과 창자로 그리는 것이다’
눈길(La route sous la neige 1931) oil on canvas, 81 x 100.5 cm
“자연은 겨울이 되어서야 비로소 그 본질을 드러낸다.여름에는 푸르른 초목의 무성한 잎,잡목의 무성한 새싹들이 서로 그 모습을 보여주지만,겨울에는 대지의 기복을 감추고 그 존재의 이유를 내면에 감춘다.” <풍경과 사람>, 1953, p.191
단 한 사람 들어간 풍경이 유난히 많았다.
눈 덮인 마을(Village sous la neige) 1935-36, oil on canvas, 54.5 x 65cm
“화가, 시인 혹은 음악가에게 가장 어려운 것은‘만약 그것이 그리 단순할 지라도’갈증 나는 이가 물을 마시듯,혹은 허기를 느끼는 이가 빵을 필요로 하듯,즉 예술가의 사상과 감정을 표현하고발현하는 욕구가 일어나는 근원을 스스로 찾아야 하는 것이다.
<죽음을 앞둔 초상>, 1943, p.116
Rue de village en hiver 눈 덮인 마을, 1930년 경, 54 x 65
“작품의 운명은 씨앗과 같다.움트는 씨앗과 같이 작품은 땅에 파종되어, 성장하고 결실을 꽃피운다.작품이 좀 더 강한 생명력을 갖기 위해서는 영원불멸의 자연원칙에 따라,식물이 순응하는 리듬에 따라 작품이 탄생되어야 한다.자연의 원리와 법칙을 통해 그 작품은 성장한다.완벽한 작품으로 승화되기 위해서는 대지의 정기를 머금어야 한다.”
-<무로 향하는 길>, 1936, p.208
Self Portrait With Pipe
나는 허기를 느낄 때 허기를 달래듯 작업한다. 두 달간 단 한 번도 붓을 잡지 않을 때도 있고, 때로는 보름간 쉼 없이 작업을 하기도 한다. 이는 극심한 작품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서이다…. 나는 붓을 잡는 것 이외에는 생명력을 만들어 내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한다. 캔버스에 첫 붓 터치를 수놓으면서 나는 작품이 어떻게 완성될지 알지 못한다. 그러나 나는 수일간 나를 잠식하는 감정들을 표현하려 노력한다. 하지만 때로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도 있다. 그 감정이 불완전하게 표현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사물에 대한 생각은 밝고 유쾌하게 시작되지만 캔버스에 표출된 것은 고뇌와 비참함이다.
The Harvest
내가 12살이 되었을 때 아버지와 함께한 여름 아침의 모습을 기억한다. 뢰이유Rueil에서 크루아시에Croissy까지 이르는 평야를 따라 길을 걸었다. 밀 이삭으로 가득한 들판에서 곤충들이 내 주변에 맴돌았다. 나는 오늘까지도 곤충들이 윙윙거리는, 꽃으로 장식된 금빛 들판의 모습과 느낌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그리고 푸르른 하늘과 먼 곳에 있는 작은 집들을 보았다… 내 삶을 둘러싼 이 모든 것, 그 떨림, 내 손과 얼굴을 감싸는 햇살, 나는 이러한 감정들을 강렬하고 생동감 있게 담아내려고 한다. 밀밭을 바라볼 때마다 나는 그날의 아침을 바라보는 듯하다.
– [위험한 전환점 Tournant Dangereux] 1929, Paris, p.227
툴리에르(Tourillière) 아뜰리에서 앉아있는 블라맹크 1948-50년 경
“화가, 시인 혹은 음악가에게 가장 어려운 것은‘만약 그것이 그리 단순할 지라도’갈증 나는 이가 물을 마시듯,혹은 허기를 느끼는 이가 빵을 필요로 하듯,즉 예술가의 사상과 감정을 표현하고발현하는 욕구가 일어나는 근원을 스스로 찾아야 하는 것이다.”
<죽음을 앞둔 초상>, 1943, p.116
Les Andelys 1911년경
‘나는 루브르박물관을 찾지 않았다’
‘단순하게 너자신이 내면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을 바라보아라.’
‘감정을 표현하고 전달하고 불러일으키는 것만이 예술작품이다.
Portrait of a Woman
‘나는 모든 색깔의 명도를 높여서 내가 느꼈던 모든 것 하나하나를 순수색의 관현악 연주로 전위시켜 놓았다.’더 이상 순수한 문학, 순수한 시, 순수한 작품은 존재하지 않는다.예술과 삶은 분리될 수 없으며 죽음이 없는 정신은 존재할 수 없다.
<풍경과 사람>, 1953, p90.
프레빌리에, 1958년 봄, 석판화 45.4×58.4
“대지로 펼쳐진 지방의 분위기는 나를 당혹스럽게 한다.샤투(Chatou) 혹은 부지발(Bougival) 근교 경관의 거대함과는 상이하다.광활하다… 그리고 단순하지만 색채와 생명의 정수로 가득 차있다. 끊임없이 펼쳐지는 지평선,모든 집과 담벼락은 대지와 같은 색으로, 흙으로 구성된다.
-<죽음을 앞둔 초상>
1958년 봄, 마지막으로 남긴 회화 12점의 석판화를 사르팡티에 갤러리의 ‘에콜 드 파리’에서 전시했다.
같은 해 11월 10일, 82세로 작고하여 가들리에르(Gadrlière) 묘지에 묻혔다.
난 아무것도 원한 것이 없었다. 인생은 나에게 모든 것을 주었다.
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했으며 내가 본 것을 그렸다. – 유언 일부
유언, 크게 <–
출구 커텐이 보이는 전시장에 유언 전문이 붙어있다.
- 미디어영상관
블라맹크 작품 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체험도 할 수 있다.
대형 붓으로 직접 스켓치를 채색 하는 젊은이들
방학한 학생들도 많아 현지니 생각이 간절했다.
언제 한 번 데리고 가고싶다
동영상 클릭 하면 동화나라 같은 눈 덮인 마을을 직접 차를 타고 달리는 듯한 느낌 받을 수 있다
전시장 들어설 때부터 계속 들리는 같은 악장이 아주 낯익는데 작곡가도 제목도 생각나질않아 갑갑했다.
그렇다고 도우미들께 물어볼 수도 없고…집에 돌아와 이 영상 볼 때 비로소 생각이 났다.
브람스 3번 교향곡 3악장이었다.
그 유명한 영화 ‘이수’ 일명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모리스 드 블라맹크 展 <–예당, 전시안내 상세히
- 전시 구성
1. 세잔의 시기-파리 근교 (1907~1916)
2.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발 두아즈 그리고 파리 근교 (1919~1925)
3. 샤르트르 근교, 노르망디, 브르타뉴 (1925~1958)
4. 블라맹크 유작 석판화 12점
P.S:
제목 답: 보그 전 도슨트에게 들은 설명입니다
한국인들 전시장 그림 한 작품 앞에 머무는 평균 시간이 단 2초라네요
제 경우는 블라맹크 전에서 1시간 37분 머물렀는데…읽을 글들이 많아서
그러면 1시간 30분 …90분 치고 블라맹크 작품들이 80여점이라니
나누기하면 얼마일까요
솔직히 이런 질문은 좀 곤란합니다
오래머무는 작품이 있고 그냥 스치는 경우도 있으니 …
도슨트 의도는 비싼 입장료 주고 슬쩍 스치지말고
자기 시간을 잘 활용하자 뭐 그런 얘기였어요
여튼 설경 등 겨울 풍경들이 많아 피서는 잘 했어요.
홍도토리
31/07/2017 at 13:13
천천히 다시 읽어야겠어요.
일단 배곱 셋 있는 거 보고드립니당..
정중하게, 불복, 풍경과 사람 .. 아래에 그림이 안보여요…
참나무.
31/07/2017 at 18:07
감사^^*
배꼽 성형수술했어요
컴으론 잘 보이는데
모바일은 안보였나봐요
‘
본문에도 밝혔지만 블라맹크 글들이 좋아
보관차원이랍니다.
어찌지내시나요
홍도토리
02/08/2017 at 12:13
색실 가져왔는데 어디에 들어간 줄 몰라서 전전긍긍입니다.
잘 치우시는 울엄마, 잘 못 찾는 딸…
숨바꼭질 수준입니당..^^*
참나무.
03/08/2017 at 08:26
상황을 그려보니 풉! 웃음이
이 답글을 왜 못봤을까요?
잠 잘 자는 게 얼마나 큰 복인지 알 것같더라구요
여파가 어찌나 심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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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늘 대관령음악제 중계방송 꼭! 들으셔요
프로그램:
스크랴빈(1872–1915) 왈츠 op. 38
김태형, 피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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쟝-폴 프넹(1949–)
*카페 푸시킨 (세계초연)
강충모, 김태형, 피아노
.
베토벤(1770–1827)현악4중주 F장조 op.18, no. 1
보로딘 4중주단
루벤 아하로니안, 세르게이 로모프스키, 바이올린
이고르 나이딘, 비올라
블라디미르 발신, 첼로
.
– 인터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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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트리오 A 단조 op.50
정경화, 바이올린
지안 왕, 첼로
케빈 케너, 피아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