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슈베르트…

2017년 8월 23일 풍월당 선우예권 쇼케이스.

수줍은 미소와 떨리는 목소리로 인사를 건넨 그는
대화 내내 차분하고 깊은 자신만의 생각을 전해주었습니다.

그와 나누었던 대화 중 일부를 발췌하여 여러분께 전합니다. ?

선우예권?: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반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 당시) 그 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던 것 같아요. 너무 여러 가지 한꺼번에 생각들이 복잡하게 교차되어서요. 정말 행복하다는 말이… 그것으로 충족이 안될 만큼 정말 행복했었고요. 그런데 나중에 제 표정을 보니까 행복해 보이지가 않더라고요. (웃음) 정말 행복하고 감사했습니다.

김문경 음악 칼럼니스트 “>?
사실 레너드 슬래트킨 지휘자께서 우승 발표를 하셨을 때 저도 굉장히 찡했었는데요. 공연할 때도 레너드 슬래트킨 지휘자께서 아끼시고 미소도 짓고 하시는 게 인상 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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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래트킨 지휘자님은 제가 들어가기 전에 혼자 몸을 스트레칭하며 풀고 있는데 뒤에 오셔서 마사지를 해 주시더라고요. 참 따뜻하시구나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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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클라이번 콩쿠르에 새로운 미션이 있었죠. 아믈랭의 무장한 남자에 의한 토카타. 곡을 익히시는 게 어떠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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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악보를 봤을 때, 사실 그때 제가 해외에 있어서 콩쿠르 측에서 PDF 파일로 이메일 먼저 보내주셨거든요. 그런데 제 아이패드가 옛날 거에요. 2인가, 4인가? 작은 사이즈. 그걸로 보는데 눈이… (웃음) 빠지는 줄 알았어요. 너무 작아서.
노트가 여러 개 한꺼번에 붙어있는, 그런 불협화음들이 많이 있어서 처음에는 힘들었어요. 그런데 사실상 아무래도 아믈랭 본인이 아주 훌륭한 피아니스트이고 기교가 좋으시기로 유명해서인지 몇 번 연습하다보니 손에 딱 적합하게 맞더라고요. 그래서 생각보다는 괜찮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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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베르트를 가장 사랑하는 작곡가로 꼽으셨습니다. 그동안 마음이 변하지는 않으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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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합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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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반 클라이번 콩쿠르 때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D.958을 연주하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콩쿠르에서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를 자주 선곡하지는 않잖아요. 슈베르트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 어떤 마음가짐이셨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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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사실 쉽게 넣지는 않았었고요. 이번 콩쿠르에 프로그램을 무엇을 짤까 생각을 많이 하다가 아무래도 음악적으로 깊이 있고… 어떻게 보면 위험요소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거에요.
그런데 저는 이번 프로그램을 짜면서 그런 것들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단지 연주회 프로그램을 짜듯이 똑같이 했었고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모험이 됐을 수 있지만, 그래도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넣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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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타나이를 들으면서 정말 슈베르트의 한줄기 빛이 내려오는 순간이었는데요, 그 곡을 연주하실 때 특별한 느낌을 받으셨나요?
그리고 피아니스트에게 요구되는 능력인 피아노로 노래한다는 것. 이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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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매번 할 때마다 그런 것 같아요.
매번 모든 곡을 연주할 때마다 노래하려고 많이 노력해요. 특히나 선율적인, 슈베르트의 경우에는 가곡의 왕이기도 하니까요. 그런 곡들을 할 때 많이 노력하고요. 성악곡도 많이 들으려고 해요. 리프킨 선생님께 배울 때도 오페라도 많이 들으라고 조언해주시기도 하셨고요.
노래를 할 때, 한 소절이 있으면 어떻게 높낮이를 왔다갔다 하는지를 많이 생각하고, 피아노로 매칭을 하려고 많이 노력해요. 그런데 아무래도 피아노는 건반악기, 타악기이기 때문에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에요. 이상적으로는 정말 노래하듯이 하는 게 적합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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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오늘 풍월당에 오신 청중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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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와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제가 말을 잘 못해서 지루하셨을지 잘 모르겠지만, 정말정말 감사드려요. 앞으로 여러가지 일정들도 있는데 항상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고요. 좋은 연주로 보답할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하겠습니다.

 


선우예권(Yekwon Sunwoo)- Schubert Piano Sonata no.19 D.958 / Ravel- La Valse

6 Comments

  1. 홍도토리

    25/08/2017 at 18:28

    호주에 사시는 시누님이 제일 먼저 선우예권의 수상 소식을 알려주셨어요.
    우리 젊은 피아니스트들. 정말 장합니다!!

    언닌 풍월당에서 직접 연주도 들으시고… 부럽사옵니다.
    글구 감사합니다.
    인터뷰 기사까지 다 올려주시고, 연주 듣게 해주시고..
    최고의 문화 사절단이십니다!!^^*

    • 참나무.

      25/08/2017 at 18:26

      쇼케이스 대부분 저녁시간이라 전 못간답니다..ㅠ.ㅜ
      고맙게도 풍월당에서 전,후 소식 올려주셔서 전 ‘드르륵’만 했어요
      개인적으론 슈베르트를 제일 좋아하는 선우예권,
      그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애정이 가는 청년이지요
      조성진과 더불어,김선욱은 아빠니까 청년에서 뺄까요

      라이브 음악회 가본지 오랩니다
      음악회는 보는거라는데…;;
      No.1이 지네집에 가야 짬이 날것같네요 저도

  2. 홍도토리

    26/08/2017 at 12:42

    오늘 아침에 FM에서 선우예권이 주인공이었어요.
    피아노 학원에 다니는 누나들한테 샘이 나서 피아노를 시작했다는 이야기 부터..
    흥미로웠어요.
    제대로 못들은 이야기는 다시 듣기로 들어보려구요..
    .. 어제 성북동에 답사 다녀왔어요.
    구포국수 맛나게 먹고 왔습니다.
    성북동 이야기도 나눠얄텐데욥..

    • 참나무.

      26/08/2017 at 12:52

      저도 들었어요 류태형기자, 토요일에 나오지요
      반 클라이번, 보통 어려운 상이 아니더군요
      1주일간이나 독주,협주 능력까지 테스트한다니
      김다솔, 김봄소리도 같이 참가했는데 유일하게 선우예권만…

      선생님도 잘 만났고…
      피아노만 잘 친다고 훌륭한 연주자가되는 게 아니라 해서
      영화, 전시회도 자주다닌다지요.
      성격 됨됨이도 좋은 지 동료 연주자들도 모두
      칭찬 많이 하며 터질 게 터진 상이라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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