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묘 가기 전 본가 먼저 들렀는데

웬 모르는 분이 우물 곁에서 우릴 먼저 보더군요

의아해서 잠깐 서로 얼굴에 물음표를 달고…

그쪽에서 먼저 우릴 알아보고는

“아~~ 이 댁 도우밉니더”

“아 네…” (요양보호사가 온다더니 아마도…)

 

가묘 입구엔 꽃무릇이 항상 피어있었는데  흔적도 없고

석류도 감도 예년보다 많이 달리지 않았고

마당에 감 말랭이 멍석도 안보이고

 요건 2015년도 성묘할 때

담쟁이 넝쿨도 시들시들한 게 왠지모르게 썰렁해보였어요

해가 지날수록 점점 더 그런 것 같더군요

큰 시누이는 다리 아프다며 선산 입구 차 안에 앉아

“…올해가 마지막 같다…”

그 모습이 왜그리 쓸쓸해 보이는지…

 

성묘하고 내려오면서 일정한 장소에서 꺾는 산국

집에 늦게 도착해도  쪄서 베란다에 내다놓고

좀 빨리 말리려고 베란다 창문 열고

에어컨 위에 널어놓고 나왔는데

나갈 때 안오던 비가 오길래 집에 전화를 했지요

” 에어콘 위 산국 말리는  거랑 생선 채반 세탁기 위에 올려놔 주세요”

집에 오자마자 베란다 나가보니 세탁기 위에

생선 체반은 있는데 감국 쩌서 말리던 거는

채반만 있고 한지에 올려 둔 산국도 한지도

안보이는겁니다.비 바람 예상도 못하고…

가벼워서 바람에 다 날려보내다니

현지니 하부지께 핀잔이나 들었네요

‘날씨 꾸무리한데…’  왜 바깥에 내다놨냐고…

빨리 말릴 생각만 한 제탓이라 아뭇소리도 못하고

어찌나 아까운지…속으로만 투덜대며…

 

감 가지라도 안꺾어 왔으면  흔적도 없었을 뻔

성묘 이후 우리집 가을 풍경 풍성했거든요

감도 박스로 사와 이웃과 나누기도 하고…

올해는 왠지 시들해져설랑…

중앙시장에서 피문어랑 마른 홍합만 사고..

가묘 앞에 떨어져서 주워온  말라빠진 석류

익지않은 봉시 한개 식탁에 놓여져 있고…

꽃무릇  사진이라도 있나 찾아보다 포기하고

대신 감 가지 사진만 찾아져서…

해마다 걸어두는 장소는 정해져 있거든요

출처

이 사진이 있는 포스팅 읽어보니 감 가지 걸다

그리트 접시 떨어져 가슴과 팔로 안아

위기 모면한 아찔한 사건(?)도 있었고…

해마다 마련하는 산국차도 못만드나 했는데

우연찮게 산국차를  제법 많이 만들게 되었네요

그 이야긴 좀 길어서…

‘만나면 즐거운 조블사람들’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