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일요일오전

일찍부터서둘러도

늘내가꼴찌다.

오늘은남편과큰아이의입교식이있는날이다.

진웅이는그렇다치고,

분위기에늘예민한준혁이가

항상걱정이다.

매주마다성당미사에참여하면서도

중간에나와야할만큼,

준혁이의신경세포하나하나왜그리

지나치다싶을정도로예민하니이를어쩐다.

남편과세아이들은

조용히미사에참여하고,

나와범준인성당외부둘레를천천히

구경할수있었다.

범준이녀석,

유아실의분위기가아직은익숙하질않아서인지

자꾸만나가자고성화를한다.

성당휴게실에서

볼펜과수첩에알파벳을써달라고해서

써주니범준이그수첩을들여다보며알파벳송을부른다.

자꾸만이층계단으로시선을자주주면서말이다.

도대체,아빠와형아들은왜안나오는거야?

6개월교리공부후,

영세를받을수있단다.

세번의결석까지는부담없지만

남편은벌써걱정을한다.

아마도5월이후의행사들이주말에이어져있다는것이

마음에자꾸걸리는것이다.

그래도시작을하였다는것에더큰의미가

있지않느냐며,남편은큰아이의손을꽈악잡아본다.

신흥동성당을근20년만에들어왔다.

시간이그만큼흘렀는데도,

날알아보는사람들이있다는것에

놀랄뿐이다.

어디멀리가서살고있었느냐며,

나는전혀상대방을기억하지못하는데

그들은내가잊어버렸던나를기억하고있었다.

신기하고,두렵기도하다.

….

왼쪽종아리가욱신거린다.

서두르다실수를했다.

큰녀석의교복을말끔하게다림질한것까지는괜찮았는데

무슨생각때문에였는지,그만내살을데이고말았다.

바셀린연고를듬뿍바르고커다란반창고를붙였다.

욱신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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