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이제 진짜 ‘어른’이 되고 싶다..1학년 1반 34번..

"어라?사춘기?"

"엄마?갱년기아니세요?"

ㅎㅎㅎ

중학교1학년에올라간큰녀석이배꼽을잡곤깔깔거린다.

"아아,엄마전이젠사춘기에서오춘기로곧사생결단기로진행됩니다요.."

그러고보니녀석의사춘기는내가마음을가다듬기도전에

일찍도찾아왔었다.

초등5학년,

왜그리짜증을내고,툭하면울어댔는지…

말끝마다자주"짜증나죽겠어"

"아,학교가기싫다.피곤해죽겠는걸"

그단어들의반복됨이바로사춘기가시작됨을알려주는일종의신호였다.

한일년을녀석의사춘기로하루가얼마나피곤했던지..

요즘날씨처럼하루동안에봄과여름이공존하는듯한그런마음조르기였다.

….

‘1학년1반34번’의저자인언줘자신의실제사춘기시절의

체험을바탕으로한글이라고한다.

짧고단순하게이어지는글이라곤하나,

그글한줄한줄의글귀마다담겨져있는이슬같은청량함에

매료되었다.

사춘기로접어드는아이들을이느낌그대로바라볼수있는

훈련이필요할것같다는느낌도동시에받으면서…

그느낌은첫번째책의소개’사춘기’로시작되는단어에충실하게마음을

담아읽었던느낌이였다.

올리뷰에서보내준책을가장먼저읽은녀석은큰녀석보다

일년늦게사춘기로접어드는작은녀석이었다.

아침마다잠을더자고싶고,

꿈꾸는대로자유로워지고싶다는…

34번의마음을이해할수있다던아이,

책이란것은,

읽는이의경험이우선시되어읽어질수도있음을

딱딱하게무뎌져버린어른의감성으로주어진그대로-사춘기-읽으려고만했던

내가잠시내아이의시선으로다시한번그책을거듭다시읽게되었다.

….

큰아이는사춘기의시작점에서느꼈던그런이유들이

책에꽤많이언급되어있다면서연신맞아!맞아!나도그랬는데~!

그런말들을자주하곤했었는데.

작은아이는처음부터끝까지읽는내내아무런말도하지않았다.

꽤나심각하게읽어내려가는것이다.

"이그림에선생님의모습에서왜얼굴이안보이는아세요?"

"그건요,사춘기를지났지만그사춘기를잊어버린어른들의모습이라서그런거예요"

"34번은왜샤오헤이를등뒤로다보이는유리병에다넣고숨겼는지아세요?"

"그건요,어차피샤오헤이를잃어버릴것을알지만끝까지캄캄한어두움을

샤오헤이에게보여주고싶지않아서예요.그게진짜자유라구요"

"야,사춘기때는나도그랬지만내맘도내가모르고,

내맘도엄마가잘모르는때라고알어?학교도싫어지고

먹는것도싫어지고,또그러다가갑자기뭐든내마음대로하고싶어지는것.."

"쳇,이렇게말하는나도아직은사춘기가덜끝났나보네"ㅎㅎㅎ

"글고말이야,사춘기지나서오춘기가오쟎아!그땐말도하기싫어진다구"

"아또말이야,이책의거주지가대만인데그곳도욕을할거야?아마도??

사춘기가되면욕이그냥막나온다.근데에그러다가엄마에게들키면

넌그땐죽음인거야아..조심해야할사춘기의치명적약점이라고해야하나?"

큰아이의끝없는사춘기의경험담이쏟아져나오는데에도,

작은녀석은미동도않는다.

난아주오랜만에큰아이의속마음이그냥마구자연스럽게나오는것이

너무반가워서하나라도잃어버릴까양쪽의귀를모두세우고

기억속에담으려애쓰고있는데도말이다.

중학교1학년이되어서사춘기가시작된친구가,

이책속에이그림과글을읽곤많이울었다고나중소식을전해주었다.

자기가지금처한상황이이렇다고하면서

엄마와아빠어느누구도학교생활과성적에만관심있지

정작자신이좋아하는것이무엇인지모른다면서,

내아이,남의아이할것없이모두가상처받고있고

다독여주는두드림을받아야할사춘기에

되려지워지질않는큰상처를나역시도미쳐느끼지도못한체

그렇게어른이라는것으로마구밀어대고있지나않는지…

부모들과의대화법이라는책을내신신의진선생님의사춘기아이들과의

대화법중에서이런내용이나온다.

-사춘기아이들이자신만의생각을주장할때부모는

서서히아이를독립시킬마음의준비를해야한다.

비록아이에게부모가더이상전부가아니라는사실이

부모로서는고통스럽고서운하겠지만,

그것은부모인우리가가야만하는길이다.-

이책의끝의에필로그에도

어른들이아이들에게무엇을해줘야하는지언급하는글은

다시한번부모로서탄탄한다짐을하게만들어준다.

-아이가인생에

기쁨만있다거나혹은슬픔만있다거나

행복만있다거나혹은불행만있다거나

자유만있다거나혹은구속만있다거나

하는생각에빠지지않게도와줘야한다는것이다.-

….

‘1학년1반34번’언줘의글을한층더마음깊숙히

다가갈수있도록옮겨준김하나님에게박수드리고싶다.

이제6학년에올라간작은아이의사춘기를알리는그림을발견했다.

겨울이지나고봄이오고..여름을알리는무더위가느껴지는때에..

이책을읽어가면서도단한마디도하지않았던아이의독서록에

작은아이는사춘기보다왕따라는느낌에더큰마음의동요가일어났음을

녀석의사춘기는분명코큰아이와는다른만남으로내게다가올것이다.

이책은나에겐박카스와같은자리매김으로오래도록함께할것이다.

박완서님의자전거도둑처럼…

….

[나는이책의나오는주인공의심정을알것같다.왜냐?나도똑같은초등학생이니까,

주인공처럼나는1학년때많은따돌림을받았다.

이책처럼장난이심한게아니라몸이많이허약해서그랬다.

단지내가허약해서왜따돌렸을까?왜나를싫어할까?

이런생각을할때마다눈물이나온다.

나를친구처럼대해주셨던분은5학년때까지인선생님이었다.어쩌면

나는34번이랑똑같은존재라고생각된다.

이책에서34번의말도옳고,선생님의말도옳다.

왜냐?누구든자유로워싶기도하고

가르치고싶기도하기때문이다.]

김준혁의독서록에서틀린글자그대로옮겨옴.

작은물속에드리워진그림자..

사춘기의그꽃가루알레르기같은시기가지나고나면

그림자는본래의제모습을나타내리라믿어본다.

올해스승의날,

선물하기가장좋은책으로추천하고싶다.

3 Comments

  1. 무무

    2009년 5월 11일 at 4:12 오전

    연못에비춰진그림자…라…

    내어린그시절엔단한마리의물고기를그렷었죠.
    물풀에숨은한마리물고기.
    나도한때왕따였거든요.많이슬펐고외로웠던…
    벗어나는데꽤오랜시간이걸렸던것같아요.
    그땐왕따니뭐니몰랏을시절이니말이죠.

    아!진아님리뷰는한편의또다른동화같아요.^^
       

  2. 지해범

    2009년 5월 11일 at 5:34 오전

    ‘인생에행복만있다거나,불행만있다거나하는생각에빠지지않게도와줘야한다’
    우선나부터그런생각에빠지지않아야겠다는생각이듭니다.   

  3. 해 연

    2009년 5월 11일 at 12:38 오후

    온식구가독후감을썻군요.

    맞아요.
    아이들의느낌이더정확할거에요.
    그애들은지금이야기고,
    우리들은먼기억의저편이야기니까미화됐을런지도모르구요.

    아들들결혼하기전책을빌려보지않고꼭샀어요.
    왜냐면4명이볼수있어서요.
    그때생각이나네요.
    진아님은리뷰의달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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