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과 다림질…그리고…비…
"찌개끓는다,끓어어~~"

냄새가맛있게흘러흘러내코에까지..

나는조금더졸여주고싶은데,

국물이넉넉하게있는것을좋아하는남편이성화를댄다.

범준이오기전에해놔야할일들이산더미보다야조금작지만

"알았어요,알았어..으이그참들들볶아요"

근두말만에토요일오전에남편이쉬는날,

때마침비도와주고..

그냥방에서뒹굴뒹굴리모컨들고쉬면좋으련만

남편은그동안손놓고있었던고물들을집구석구석에서찾아내어선

거실한가운데에넓게자리를잡는다.

빨간고무코팅이된장갑을끼고전선의피복을벗겨내는일,

고물상에그냥갖다주면제값의삼분의일밖에못받는다며

천천히피복을벗겨내고,벗겨낸전선을구부려서는한켠에다모아놓는다.

작은방에선에프엠93.9로맞춰놓은라디오프로그램에서

님은먼곳에가흘러나오고…

엊저녁에손빨래해놓은큰녀석교복부터,남편의와이셔츠까지

나역시큰방에서커다랗게자리한곳잡고앉아다림질을하고있고,

님은먼곳에서가끝나니..

이승철의노래가또흘러나온다.

남편이좋아하는93,9에선올드팝부터옛가요에서

지금현재유행하는가요까지질리지않게

잘꾸며져흘러나오고있다.

비가오는날,꼭비노래가아니어도좋은것..

"고물가격이좀더오르면좋은데,

왜내가갖다주는때엔가격이떨어져서제값을못받지?"

남편은작업하는내내반툴툴거린다.

오전에만나가는직장을알아본다고하니,

집안일에신경쓰는것이더우선이니그만두라고한다.

버는것만큼,나가는것이고지금은애들건사하는것이

내가벌어오는돈의가치보다더큰것이라며..

좀더기다려보자고하는남편,

"어?아직도비가오네,

아침보다더굵어졌는걸!"

"이런,이런..시간이지금몇시야?"

"대충정리하고가야겠다.녀석들우산도없이갔는데

아빠말만믿고말이야.."

그러는사이에범준이가제아빠손을잡고집으로들어섰다.

문앞에서제아빠한테도아빠바이바이하고,

이모부아빠한테도바이바이하는범준이녀석..

무척헷갈리는만남의순간이다ㅎㅎㅎ

녀석은여전히이모와이모부호칭을생략한다.

아주철저하게제엄마,아빠와떨어지는순간부터..

거실도큰방도마무리하고,

남편은옷을갈아입고아이들에게줄우산하나하나를

꼼꼼하게점검해보고선다녀온다며나간다.

범준인저도따라가겠다떼를썼지만,

이모부아빠의안돼!한마디에고마얌전해진다.

비도오는날…

남편은고물을정리하고,난다림질을하고..

적당히비게가붙은돼지고기와신맛의김치를넣은

냄비에선구수한찌개의향이집안가득차오른다.

울녀석들배고프겠다…

…..

6 Comments

  1. 래퍼

    2009년 5월 16일 at 7:59 오전

    저의집남자들도찌개국물에거의코를박는데..

    종일내리는비소리따라진아님댁맛난찌게냄새가폴폴나구요.

    초록잎에매달린물방울들이보석처럼아름다워요~

       

  2. 해 연

    2009년 5월 16일 at 11:06 오전

    아주행복하고…
    무지부러운광경이에요.^^   

  3. 물처럼

    2009년 5월 17일 at 1:39 오전

    김치찌게가먹고프당.

    김진아님,
    채금지세욤!   

  4. 색연필

    2009년 5월 17일 at 8:56 오전

    정말김치찌게먹고파요~^^

    비는내리지만,서로다른일들을열심히…
    김치찌게넘칩니다~~!!!
       

  5. 우♡ㅏ

    2009년 5월 17일 at 9:27 오전

    진웅이아빠그럼
    엿바꾸러나갔어요?
    고물모은거가지구…ㅋㅋㅋ

    저것도뜯어가지고나가시지…
    옥상올라가는철판사다리ㅋㅋㅋ

    저건엿~
    대따많이줄텐데…ㅋㅋㅋ   

  6. Beacon

    2009년 5월 17일 at 11:45 오전

    똑같이다정하게대해줘도이모와이모부는또다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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