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겨움을 마셔버렸다.

-가끔,엄마가끔은지겹다는생각안하세요?

-난매일아침일어나서학교가방챙길때,어떤날은지겨워서미칠것같은데..

-엄만,내가봐도매일거의같은생활이쟎아요.

-지겹다는생각을안했다고는말안해,

그런데..음,즐겨먹는반찬도지겹다하면서도그반찬한가지면

또즐겁게식사를마칠수있다는..그게김치이겠지!

-그러니까,쉽게말을하려니더안된다ㅎㅎㅎ

-아하~~알았다.예를들어서밥은아빠고,김치는엄마가되는거네

말밭이풍부한막둥이녀석이고새채간다.^^

-식탁에서말하자면항상지겨운것같지만,

실은절대빠질수없는거..뭐,그런이야기죠?

어쭈우,큰녀석도제법일세..

처음말은작은녀석이꺼내었다.

학교담임선생님의지나친잔소리에공부가재밌다고하면서도

어떤날은아침에일어나심하게짜증을부리면서지겹다고말하곤했었는데…

어제따라뭔바람이불었는지,

생뚱맞게학교에서돌아오자마자,숙제부터한다고조용히해달라더니만,

물한잔마시러나오면서저녁준비하는내게그런말을두서없이하는것이다.

그래도,웬지기분이좋았다.

엄마의단조로운생활이녀석의눈에들어왔고,

제녀석의생각과엄마의모습에서어떤식으로든

스스로끝점을찾을려애쓰는것같아서이다.

담임선생님의잔소리가어지간하면아무소리안하는녀석인데,

딱한번학교그만두고싶다는소리도올해학년들어와서했을정도이니..

얼른여름방학이되어서선생님을안보고싶단다.

그러면서,지겹다고짜증내는자신이더싫어진다면서

어디든부빌곳을찾고싶어하는녀석에게..

내모습의단조로움에기대려하는것임을느낄수있었다.

다행이다.

지겹지않았냐고,재차물어보는녀석에게..

그렇다고했다.그런생각이들때가있다고했다.

그럼어떤식으로그순간을극복하는냐고물어온다.

컵을들고정수기의물을한잔받곤,

이게지겨움이야,그리곤단숨에마셔버리는거야.

너무깊게생각하지마..느낌을마셔버리면되는거야.

커다란눈으로물끄러미바라보던녀석이

그대로따라한다.

큰소리로너를마셔버린다고외치면서ㅎㅎ

그리곤무슨약속이라도한듯이

큰녀석도,막둥이도..범준이까지

깔깔깔웃으면서그렇게지겨움을마셔버렸다.

*^^*

6 Comments

  1. 색연필

    2009년 7월 4일 at 1:00 오전

    아이들이감당하기어려운일상들…
    그렇다고언제나변화무쌍하게즐거움만줄수는없지만..
    그래도엄마랑그단조로움에대해나눌수있다는게
    참다행스럽고따뜻하네요^^

    초딩3학년조카가
    기말고사준비를위해늦은밤까지
    공부를하더니
    다음날아침에일어나이렇게말하더군요
    고모~
    오늘학교에가면
    흑판에이렇게써있으면좋겠어
    ‘시험은100년뒤로연기되었습니다~’
    모두들깔깔웃기는했지만
    가방챙겨학교가는어린조카를보면서
    앞으로많은시험들을잘견뎌주길바랄따름이었습니다.

    지겨움을마셔버리는일~
    저도한수배워갑니다~^^
       

  2. 오공

    2009년 7월 4일 at 2:36 오전

    철학이뭔지도모르는저이지만,
    이글은철학적이란생각이들어요   

  3. 도토리

    2009년 7월 4일 at 3:10 오전

    참현명한엄마이삼..^^*   

  4. 구산(久山)

    2009년 7월 4일 at 4:17 오전

    학생들에게학교가지겹다는생각이드는건
    예나지금이나마찬가지인것같습니다.
    하기는공부가재미있어학교가좋다는학생이과연몇명이나될까요!
    문제는그과정을극복하는게관건입니다.
    현명하게잘대처해주시리라믿습니다.
    공부에만집중하지말고친구관계나취미생활에헛점은없는지잘살펴보아야하겠지요.
    그래서자녀교육이어렵다는것입니다.

    감사합니다.건강하세요!

       

  5. 무무

    2009년 7월 4일 at 6:32 오전

    지겨움을마셔버린다!
    훌륭한생각입니다.^^
    저도오늘부터따라해야겠다싶네요.ㅎㅎㅎ   

  6. 해 연

    2009년 7월 4일 at 6:45 오전

    나도생수마시면서
    ‘이건지겨움이야~’해야지…ㅎ

    그런데맥물잘안먹는성격이라어떻하나~
    커피마시며지겨움을자근자근씹어줄까~

    진웅이짜식하고말좀해봤으면…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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