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 뒷길을 따라..

성당뒷길은고요하다.

한바탕휘몰이가지나간후발디디기가아까울만큼

노란은행잎이예쁘게도놓여져있다.

토요일저녁부터열이오르락,내리락..

아이가아플때마다’네아픔모두다내게주렴’

주문을외우듯이하다보면영락없이온몸이쑤시고결리고

그렇게일년열두달을감기라는친구와가까이할수밖에없다.

내생각엔그런것같다는거다.ㅎ

‘고해성사가뭐예요?’

"아~어떡하나,뭐라고햬야하지?’

아빠와함께하기로한첫고해성사시간을석찬이혼자보내기가좀그랬다.

아파도,엄마로서해야할부분은어찌되었든해주어야하는것..

닭죽이아닌’약죽’을든든히먹은준혁인,

혼자먹으라는엄마말에눈이동그래져서한참동안입을벌리고있었다.

녀석,그렇게놀라긴…

‘아니,엄마,제배는강호동배가아닌데요’

‘그리고,엄마,이건그냥닭죽이아닌약죽이니,함께먹어요’

은근심통났던큰녀석이닭다리두개는양보한단다.^^

고기보단죽을더좋아하는준혁이로선참다행이다싶었는지,

준혁이녀석아침,점심,저녁까지두그릇씩쓱싹비워낸다.

이뻐라…

고해소앞에서차례를기다리는녀석을본다.

곧이어,앞서들어간신자가나오고뒤이어석찬이가들어갔다.

십여분이좀지났을까?

잔뜩상기된얼굴의녀석이문을열고조용히나온다.

내얼굴도보지않고,조용히자리에앉아눈을감고무언에잠긴다.

고운낙엽길을따라집으로돌아오면서,

녀석이입을열었다.

‘우와~!이렇게마음이편할수가없어요!’

….

갈근탕두봉지를뜨거운물에담겨놓고

해열제를입에털어넣었다.

4 Comments

  1. 데레사

    2009년 10월 31일 at 1:30 오후

    진아님.
    성사를보고나서마음이편하다고말하는석찬이.
    많이많이자랐네요.마음도,몸도.

    행복하세요.   

  2. 해 연

    2009년 10월 31일 at 1:43 오후

    짐을내려놓으면그렇게편한걸…
    석찬이일찍알아서
    험한세상길편하길바래요.
       

  3. Beacon

    2009년 11월 1일 at 12:20 오전

    저도닭죽좋아해요…어찌택배로라도한그릇한될런지..
    주소는구미시산동면임천리89번지입니다…ㅎㅎㅎ

    부모가그렇지요..아이가아프면차라리내가아픈게낫지..싶은게부모맘이지요..
    울연우녀석어릴때수술을한적이있었는데수술실밖에서마눌이랑둘이서손잡고눈물펑펑쏟으며엉엉울었어요…

    전지금혼자나와깡촌구석에방하나얻어놓구….아침다섯시면꼬끼오~~글구여섯시면온갖잡새들이짹짹거리구..ㅎㅎ

    근데너무깡촌이라..사람이없어요..가끔할매들만보이고…옆집도뒷집도..주말에만가끔차소리들리고…귀신나올까무서워요..ㅎㅎ

    근데정말귀신이나왔어요..꿈같아요…뭔이런경험을다하게되나싶어요..ㅍㅍ   

  4. 색연필

    2009년 11월 3일 at 2:59 오후

    성당뒷길에떨어진노랑은행잎…
    몇장주워갑니다..^^

    그리고
    가족모두건강하길바라는소망의엽서한장
    내려놓고갑니다…

    늘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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