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안정제 같은 사람..

‘이사람은나에겐신경안정제같은사람이야,내가얼마나고마운지몰라’

….

내가몸이아프면절대음식에대해타박하지않는남편은

퇴근후근사한밥상대신에무조건엄마,내편한식으로저녁식사를자신이

모두마련해놓았다.

간단하게저녁을먹고잠시앉아있을때였다.

루시아자매님과아저씨께서무거운김치통을들고오셨다.

남편에겐대부님이시니,대자에게맛좋은김치를맛보이고싶으셨던것이다.

피곤한하루일상에서도늘이렇게마음이담긴선물을받을때마다,

마음으로깊은기도를담곤한다.

저녁산책을가신다기에따라나섰다.

아이들은큰형아가집에있으면자기들도그냥있겠노라고,

마침범준이도집에가고셋만있는시간이되었는데,

걱정하는엄마마음보다,저들끼리모여앉아무슨놀이를할런지..

그저아무걱정말라고한다.

어제보다,월요일저녁보다더선선한화요일저녁..

노오란은행잎이적당히흩뿌려져있는인도엔지나가는자동차소리외엔

그저조용하기만하다.

길가에맞붙은상가에서만요란한소리들이간간히빠져나올뿐,

너무나조용한밤산책이었다.

낯가림많은나는루시아자매님과함께하면금새수다쟁이가되어버린다.

여자들이모이면쓸데없는자기자랑에돈이야기에숨이막힌다며,

루시아자매님은좀더깊은마음이야기가더좋다며..

철냄새나는이야기는하지말자고하셨다.

나역시..

사람냄새나는이야기가더좋다.

중앙시장까지이야기를하다보니그거리까지내려가게되었다.

골목한귀퉁이에자리잡은투다리를들어가서간단하게한잔하려니..

그좁은가게안에빈자리가없었다.

대신조금은낡은듯한분위기의호프집이눈에들어와

그곳으로발길을돌려자리를잡아이것저것주문을하고,

루시아자매님과남편의대부님은미리엄포?를놓으신다.

‘어어지난번처럼미리계산하지않기,오늘은내가사주고싶으니까,알았지!’

^^

생맥주네잔에소주한병으로소맥으로한잔씩만들고,

골벵이와소면무침과대하구이를주문했다.

중간중간과일칵테일과마른김이서비스로나왔다.

나중소주한병이더추가되니,얼큰한국물이너도나도할것없이주문을하게만들었다.

얼큰한알탕을맞이하고이러저러한이야기에시간가는줄몰랐다.

서로의성격에대한이야기와그에따른에피소드까지이야기를나누며,

박장대소를하기도하고,동의하는끄덕임도나누며즐거운시간을보내었다.

거의이야기가끝나갈즈음,

대부님이그러신다.

‘내가성격이무지예민해서,일부터십까지정해놓은일과를소화하지못하면

내가내자신을무척이나괴롭게하는데말이야,그런심정을내가집사람에게문자로보내면..

아글쎄,이사람이그러는거야..아무걱정말고,내가당신마음알고,

그고민알고있으니,너무힘들게혹사하지말라는뜻의메세지를보내주거든!’

‘아,글쎄,이사람의그문자를받는순간,야아,진짜신기하지..

내고민이어느새사라져버리는거야,

이사람은내겐신경안정제같은사람인거지,

정말고마운사람이야,내겐세상의모든축복인셈이지..’

나와남편은그런두분을바라보면서,

똑같은느낌이들었을거라는것을알았다.

우린서로에게진정한신경안정제같은사람일까?

그래,우린그런사람이야,

지금도앞으로도우리그렇게살아가자…

두분을집까지모셔드리고,

아이들이기다리는집으로향하는골목길에서,

남편은나와같은느낌과생각을가졌음을알게되었다.

‘당신과나,우리둘다신경안정제같은사람으로살자,응?’

7 Comments

  1. 파이

    2009년 11월 10일 at 4:53 오후

    곁에있으면마음이편안해지는사람..
    생각만해도미소가지어져요.^^
    그런사람을곁에둘수있는것은축복이라고생각해요!

    그리고그축복은한사람만의노력으로이루어지는것이아니예요.
    주고받는마음인데,
    아마진아님의고운심성이큰몫을한다는생각이들어요.^^
       

  2. 데레사

    2009년 11월 10일 at 7:56 오후

    진아님.
    신경안정제같으신분들,정말고마운분들이시네요.
    사람냄새나는따뜻한사람만나기도쉽지않은세상인데
    하느님이주신축복이지요.

    모처럼여유로운시간을보는것같애서나도마음이흐뭇해
    집니다.   

  3. summer moon

    2009년 11월 11일 at 12:08 오전

    진작에
    진아님과남편분은
    서로에게
    세상에서둘도없는
    신경안정제같다는것을
    눈치채고있었어요.^^

    오래도록행복하시길!!!!!^^

    그림이참예뻐요!!!^^   

  4. shlee

    2009년 11월 11일 at 1:28 오전

    신경안정제같은분들이많으면
    파이님약국지장있지않을까요?
    신경과민제같은사람도
    있던데…
    파이님은그런사람에게
    신경안정제를파는거죠.
    그렇게돌아가는세상…
    그런데진아씨
    집에아이들도
    신경안정제가되어주네요.
    그림도그렇고
    아이도넷이나되니…
    여기서도나눠주고…

    진아씨
    맘편하게잘지내시길~~
    ^^
       

  5. 소리울

    2009년 11월 11일 at 4:02 오전

    신경과민제가보통사람의부부들이가지는성향인데…
    과민해지지않고안전제가되면정말살맛나는세상이겠지요.
    부럽습니다.   

  6. 도리모친

    2009년 11월 11일 at 6:21 오전

    남들이갖지못한
    너무많은것을
    가지신듯합니다…   

  7. 해 연

    2009년 11월 11일 at 1:48 오후

    나는진작그런사이인줄알았어요.

    그남편업고다녀야한다니까요.^^

    그러나진아님이남편을그렇게만들어놓은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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