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관 동파의 불편함은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였다.

구정연휴일정을나와큰아이가곤지암에서보내고,막내부부는대구시댁을다녀왔다.

하루쉬는날아침부터바빴다.청소하랴,빨래하랴,공과금은또뭐가밀려있나아님날짜가언제인가를

확인해야하고메모해야하고핸드폰에일정으로꾹꾹알람으로고정까지했다.

범준이를데리러가기위해늦은점심을아이셋에게차려주고집을나섰는데…..

세상에,세상에나이게무슨일인가?

골목길이빙판길이되어있었다.

쓰ㅡ쓱,쓰ㅡ쓱~~~이어지는소리를따라위를올려다보니

태권도장이있는건물에거주하는분인것으로알아챘다.백발의할아버지는

얼굴도들지못한체,전전긍긍하시는것이느껴질정도로몹시도바쁘게손을움직여보시지만

힘이딸리다보니빙판의얼음깨기가수월하지가않아보였다.

앞집의아저씨가내려오시길래무슨일인가여쭤보니,

수도관이동파되었다고한다.바로백발의할아버지가계신곳에서터졌다고하시면서

혀를끌끌차며큰일이라고여러번말씀하시는것이다.

정말큰일이였다.큰일이다….

시간이조금여유가있어서할아버지에게어떻게조치를취하셨는지에대한질문을하였다.

집안수도관동파가되고나서동사무소에신고를하였다고..

근데사람이오질않았고,가타부타연락이없다며답답해하셨다.

그냥지나치기엔너무나커져버린빙판길이무서워졌다.

애들도많고,연세드신어르신이특히나많은이골목길,더군다나경사도가심한곳이라서더더욱..

집안으로다시들어와수정구청민원실대표번호로전화를걸어전후사정을설명하고

담당하는부서와직원을안내해달라요청을하였더니기다리라고한다.

수화기에선아무소리도안나오고전화기를내려?말어?그러는와중에조용한남자목소리가들려왔다.

신흥2동동사무소라고한다.들어온지10분밖에되질않았기에책상위에메모지를지금에서야보았다고말하는데

어째….사람을믿어야하는데말이야,공무원을믿기가싶지가않은이마음은

내마음은오랑캐마음일까?ㅎㅎㅎ

백발의할아버지가남기신전화번호인듯한번호를불러확인하기에..

아니라고이쪽번호는000-0000이라고다시금알려준다음,골목의현상황에대해

최대한목소리를낮추어서설명해주었다.

"….아이들도,노약자도,장애인도거주하는골목길,새마을금고옆골목의경사도가…"

"곳곳에비치되어있는염화칼슘통이비어있다고…."

어쩌고,저쩌고…열심히나름대로설명을하니인력이없어서힘들다는듯한?대답이얼핏들린가

싶더니만’공익요원과직원을어떻게든…’하는대답과’10분까지..’라는대답까지들었다.

즉,약속을한것이였다.

"날이추워지면서여기저기동파신고로힘드시겠지만..부탁합니다…고맙습니다…."

이렇게전화를끊고,내오랑캐마음을접고믿고기다려보았다.

그리고범준이를데리러바쁘게그렇지만매우조심스럽게골목길물이채닿지않은

가장자리로내려가유치원에서아이를데리고돌아왔다.숨이턱에까지차오르는골목길을올라와보니

코트차림의남자두사람이까만비닐봉지에든염화칼슘을빙판길이된골목에뿌리고있는것이보였다.

‘설마?단두사람으로해결하는거야???그런거야???’

내오랑캐마음이슬금슬금약이오르는것이느껴졌다.

집안으로범준이를들여놓고겉옷을갈아입고나와서다시한번확인하니..

그새두사람이네사람으로..그리고그옆으로담당자인듯한느낌의등꼴브랜드점퍼를입은남자가

눈에들어왔다.그런데,참으로묘한이오랑캐마음을어쩔까ㅎㅎㅎ

‘아니!담당자도삽을들고움직여야할것아닌가?왜바라만보고있는겨??’

그리고,정말웃어버리고말았던것은수도관이터져넘쳐내리는물로빙판이되어

백발의할아버지가헉헉숨을몰아쉬며정리하려애쓸때,바라보던사람들이

공무원한사람의출현으로팔을걷고나섰다는것..ㅎ

어찌되었든정말대충이라도빙판길사이마다흙마디건널목이생기긴하였다.

염화칼슘도이추운온도로는어림도없는지표시도나질않지만..

흙을뿌려놓은건널목은골목길각대문앞마다나란히만들어져있게되었다.

오늘밤은전기요금생각하지말고,우리집바깥불을켜놓아야하겠다.

새벽에출,퇴근하는사람들바쁜마음에종종걸음으로내려오다가좋지않은일이

생기지않았으면하는마음에서다.

수도관이동파되지않도록우리서로가조심해야하겠다.

나혼자만의불편함이아닌,

모든사람들의불편함으로돌아오게되는것이니까…

우리집수도도어찌될까싶어걱정하는마음에비닐을다시한번덮어서

최대한차가운기운이들어가지않도록단단히마무리를하였다.

부디올겨울,아무탈없이잘지나가기를바라는마음.

….텅빈냉장고에새반찬으로가득채우고이제잠을좀자두어야겠다.

아침에바빠질내시간을위해서….

3 Comments

  1. Beacon

    2012년 1월 25일 at 8:33 오후

    설잘쇠셨어요?
    동파,,뉴스로만들었는데님께서도겪으시는군요..
    여기도기온은영하12도까지떨어지긴햇는데동파,,그런소식은없긴하네요..
    글구,,공무원들,,너무원망하지마세요..
    저공무원아닌공무원해본경험이있는데요..
    그때..공무원도국가직,,지방직이있잖아요..
    국가직공무원은직접민원은접하지않으니까그래도한가한편이에요…전국가직..
    근데지방직,,직접민원을접하는,,그런쪽은정말많이바쁘기도하구피곤해요..
    자기들인들왜시원하게처리해주고싶지않을까요..
    근데지원은부족하지..맘만앞서봐야,,되는건없지..맨날욕만얻어먹지..
    쪼끔이해해줍시당,,^^   

  2. 아멜리에

    2012년 1월 26일 at 3:40 오후

    애구,공무원들이이런안되는데..그렇죠?

    비컨님그래도아니예요.아닌건아니죠.민원들어오면제까닥나서서해결해야합니다.
    인원부족이라니.물론부족해요.그래도최대한의조치는취해야죠.

    진아엄마는잘참고,슬기롭게상황을알렸는데..
    첨에구경만하고있었단부분은정말거슬립니다.담당구청에다바로말하세요.
    요즘은인터넷으로민원도넣고,칭찬도하고하니까.
    민원들어오면바로바로조치해야만하는시스템이거든요.
    그러면인원을더배치하던지염화칼슘통을제대로체크하던지할거예요.
    세상에노인이랑애들이랑여자들이랑누구도다치면안되는비탈길을!
       

  3. 아멜리에

    2012년 1월 26일 at 3:49 오후

    울삼실서올해초더좋은자리로옮겨가신주사님이워낙깐깐해서전마주치기싫은사람1호였었는데,내가이분을다시보게된일이있었어요.

    저녁먹으러바쁘게집으로들어오는데울집골목입구에서낯익은뒷모습이보이는거에요.그래자전거에서내려살금살금그옆을지났어요.마주치지않으려고..
    그런데이분이내가지나가는건신경쓸여가도없더군요.

    민원인을만나러온거더군요.얼마나열심히설명하고사과하고하는지..내가사람을다시봤어요.그지겹던꼼꼼함,쪼잔함이주민한사람대하는태도를보고는’그래저게저사람의장점이구나!’사과하는일도저렇게꼼꼼하게열심히하는구나!’

    그다음부턴피하지않고내가먼저인사하고농담도건네게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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