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웃을 수는 없는 코너…

작은창고안에서겉옷을걸어놓고,작업복으로갈아입는다.

목엔아울렛의직원이라는것을알리는이름표를건다.

(시간아르바이트를하는사람들도예외없다.)

뒷주머니엔핸드폰을꽂아놓곤호흡을가다듬는다.

눈을지그시감고는긴호흡과단호흡을복식으로나눈다.

‘오늘하루도무사히….’

마음속으로(무언의다짐같은..)기도를마무리하고선…

"지난번엔가져간사이즈가작았지뭐예요.큰아이걸로샀는데,맞질않지뭐예요."

"사이즈를바꾸려고하니,바뿌기도하고귀챦기도해서요.동생에게입혔더니아주딱이지뭐예요."

"그래서오늘은그때못입힌큰아이것으로가져가려고다시온거예요…어머!이거아직있네요?"

큰아이가키가크고날씬하다고했다.나이보다약간큰사이즈를보여주었던기억이난다.

아이엄마는내가보여주는사이즈는모두크다고했다.

그리고보여준사이즈보다한아래사이즈로사가지고갔었다.

그런데오늘,다시찾아온그엄마는큰사이즈로다시사러왔다면서

살까?말까?망설이던옷을큰아이사이즈로모두사가지고돌아갔다.

매우흡족하고기분좋음으로….

일주일이지난후에찾아온손님이되려더미안해한다.

"전화가왔었는데,이일저일바쁘다보니늦었네요.미안합니다.그거주시겠어요"

가을제품이였다.사이즈가있으면무조건사겠다고했었다.반신반의했다.

알아보고연락주겠다고했다.공지란에올려놓고몇일의시간이지난후전국매장중한곳에서

있다는연락을받았다.그리고물류를통해물건을받았다.이튼날주문받은고객에게메세지를남겼다.

그리고일주일이지나서야찾아온손님이였다.

주문을하고도잊어버릴수있다.

기억이안날수도있다.

우린그냥해야할일을하고약속을지킨다.잊혀지면반품하면그뿐이다.

그래도…늦게서야왔다고미안해하는그손님이얼마나고마운지모른다.

일주일이…아무것도아닌것을,사람이란상대방에게어떠한대접을받을것인지는

자신에게달린것을새삼다시깨닫게된다.

늦은오후였다.

00아동복을들먹이며들어서는손님의손에무언가가들려있다.

사이즈가맞질않아서라며첫말을꺼낸다.

그런데…내밀어보이는옷이심상치않아보였다.

여름옷을가져왔다.

작으니사이즈가하나큰것을요구한다.

가을이지나고겨울이라고했다.다른할말이없었다.

기가찰뿐이였다.

자신도그걸잘안다는손님이다.

잘알지만어디서든잘통한다는말을한다.

자신은그러한경험을많이겪어본사람이라면서….

M으로시작되는의류업체에선자신이입고있던옷을것두일년전의것을가격절삭하여

다른옷으로교체까지해주었다면서자랑을늘어놓는다.

나역시도엄연히영수증에도나와있듯이교환,환불은최장보름이라고설명을한다.

못해도한달여까지는그래…바꿔줄수도있다고까지말했다.

그러나그말은그냥내가하는말일뿐이다.

다수의경험을자랑하는손님은내말엔아랑곳없다.

무조건될테니까,되려날보고알아보라고한다.

그럼전화번호를남겨달라고했다.나역시지지않고본사와통화후알려주겠다고하면서

일백프로의가능성에서오십프로도될것이란기대를갖지말라고했다.

기분이좋질않았다.

기획상품,가격절하의제품이였다.

여름제품이였다.

가을이지나고겨울오리털점퍼가나오는계절에들고온손님은전혀개의치않았다.

동생에게상황과함께그손님에대한이야기도함께전달했다.

"언니!스트레스받았구나!"

"아니..아니야…"

"뭐가아니야,언니얼굴에다나타나는걸!"

속일수없는내얼굴의표정을읽어내는동생이별별손님이다있다는것을상기시켜준다.

개그콘서트에나오는브라우니..정여사코너가떠올랐다.

가끔씩채널을돌리다보면맞다뜨리는코너를본적이있다.

깊게생각할필요가없이재미난설정에재미난표정과재미난억지에

나역시박장대소하며함께웃었다.

하지만,

더이상그코너를보면서웃을수는없을것같다.

주먹을불끈쥐며,화가날것같다.

나역시,판매자이면서동시에구매자가된다.

그러나적어도내가구입한제품에한해계절의시간을건너뛰어서바꿔달라는

터무니없는행동을할수는없다.

정여사!

‘무조건바꿔줘~!’

아니~!!

난당신을바꿔달라고하고싶다.

5 Comments

  1. 전재욱

    2012년 11월 1일 at 4:37 오후

    그런때를만나면외롭다는생각이들게되죠,
    나자신은외계인이된것같은마음이되어….
    나와같은마음이아닌사람들이날마다늘어나는것같은세상은외롭지요.
       

  2. 벤조

    2012년 11월 1일 at 4:57 오후

    정여사가대세라더니…데세가아니라떼세.

       

  3. 리나아

    2012년 11월 1일 at 5:08 오후

    벼라별떼쟁이다보겠네..내참…!

       

  4. 데레사

    2012년 11월 1일 at 7:02 오후

    참희안한사람들도많군요.
    보통의상식으로는생각도못하는일인데….
    암튼힘내시고겨울장사잘하세요.   

  5. 참나무.

    2012년 11월 2일 at 10:02 오전

    오죽하면장사하러나갈때집에다속을다내놓고나간단말이있겠는지요
    백인백색…그냥가족들생각만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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