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요…’

한시간정도남았다.

수북하게쌓인옷가지들을정리하고

순서대로정리되어있지않은박스들을일렬로나란히나란히..

바라보는내어깨가뻐근하지만,

기분은상쾌했다.

"저기요~~~!"

사각지대인창고에서나를찾는소리가들린다.

"네에…."

"아이쿠,죄송합니다."

최대한상냥하게웃으면서말을건넨다.

이월상품이걸려져있는곳에20대후반의여자가남보랏빛야상을들고나를찾는다.

왼손에잡힌옷을살짝흔들어가면서,오른손으론아래를향하며미소짓고있다.

"저기요.저희애가일곱살인데요…맞을까요?"

일곱살아이지만키가꽤컸다.

초등학교입학생인지물으니내년에입학한다고한다.

"어머..그래요.키가무척크군요.잘생기구…"

아이도보면서상품에대한설명도할겸다가서는데…

코를찌르는담배냄새에잠시멈칫했다.

그러고보니,아이의엄마는정말너무나편한스타일로옷을입고있었다.

혹시….????

하루종일입고,저녁엔입은체로자고,다시일어나그대로입는것은아닐지??

잠시그런생각이들정도였는데..

아이가입고있는패딩겨울점퍼가눈에들어왔다.

한번도세탁하지는않았는지?생각이들정도로굉장히지저분한상태였는데,

그옷을입은아이의눈빛만은참맑았다.

두손을배꼽위치에가지런히놓이곤"안녕하세요!"

아이의인사하는모습을바라보는아이의엄마는싱글벙글좋기만한눈치다.

"저기요.이거얼마인가요?"

"이월상품이고3만9천원이예요."

조금비싼듯여겨졌는지,

함께온아이의아빠에게어떻게해야할지를시선으로묻는듯했다.

"저기요…조금더둘러보고다시올께요.죄송합니다."

"아니예요.무슨말씀을요.아이에게잘어울리는옷으로당연히둘러보셔야죠.괜찮으니까

입혀보시고아이에게잘어울리는지도꼼꼼하게보시구요.괜찮습니다."

맞은편매장으로아이의손을이끌고여러색상의점퍼를입혀보고있는것을

물끄러미바라보고있었다.

남편이입던면후드점퍼에길이며통이며늘어날대로늘어난면바지에

색이다른양말과겨울슬리퍼를신은젊은엄마와

아디다스를상징하는두줄의흰선이바랜운동복을위,아래로맞춰입은젊은아빠.

그리고…

조용히그뒤를따라다니는두명의사내아이.

일곱살네살이라고했다.

엄마와아빠가입혀주는대로묵묵히입는일곱살아이,

반대로굉장히적극적인네살의아이는입고있던겨울옷을벗고선자신도입고싶다는

표현을계속해서엄마와아빠에게행동으로보이지만,

젊은엄마와아빠는그런네살아이에게조금만기다려라는말만되풀이해서할뿐이다.

잠시후다시젊은엄마는내게로다가와

마음에들어하던옷을입어봐도되겠는지를묻는다.

당연히괜찮다고했다.

조용한일곱살아이를불러조심스럽게옷을입혔다.

조금은쑥스러운듯,조금은부끄러운듯…

고작은얼굴의양볼이불그스레진다.

이리저리아이를살피던젊은엄마와아빠는..

"이것도마음에드는데요.밝은색깔이더좋을것같아요."

"그럼요.기왕이면밝고고운색깔로입혀주세요.요이쁜얼굴에잘어울리는것으로요."

"정말죄송합니다.귀챦게해드려서요."

"아니예요.아니예요.괜찮아요."

남보라빛야상도썩잘어울렸지만,

밝은노란색의점퍼가아이의얼굴을조금더생기있게만들어주었다.

입어보기만하고다른매장에서상품을사는것에무척부담을갖는것같은젊은엄마와아빠.

아무래도이렇게보내면다음엔다시오지않을것같아,

배짱좋게나서보았다.

"아들!우리작은아들..형아는이쁜옷이지만아줌만우리작은아들에게맛있는사탕을선물해줄께"

형아만고운옷을입는것에새초롬해져있던네살아이에게손을내밀었다.

나를바라보던아이가다시고개를돌려엄마와아빠에게승낙을구한다.

"괜찮아.아줌마가사탕주신데..00아고맙습니다하고받는거야!"

앙증맞은여린손을잡고늘가방속에넣고다니던사탕주머니를꺼내어선

쵸코렛과오렌지맛이나는막대사탕을꺼내어선고를수있는선택권을네살아이에게먼저주었다.

언제그랬냐는듯이금새웃음지는아이는쵸코렛맛이나는막대사탕을냉큼잡아선꾸벅절을한다.

"그럼형아한테는오렌지맛으로줘야겠네?"

네살아이는고개를끄덕거리면서내손에있던오렌지맛막대사탕을받아선일곱살형에게건네주었다.

계산을끝마치고두아이의손을잡고선..

그사탕이뭐라고…

주는내가더부끄럽게시리고맙다는인사만여러차례받고말았다.

열심히살아도끝나지않을것만같은가난이라는현실에서….결코포기하지않기를..

조용한아울렛통로를지나가면서엄마와아빠의손을잡은아이들이막대사탕을입에물곤

돌아보고또돌아보는시선에서…

두손을모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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