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현듯…무거워지는 마음,

주말인데시내의차량흐름이느리다.

핸드폰시간을확인하려다.

아!그렇구나…모란장이다.

버스는시원한에어컨바람으로내리고쉽지않을만큼이나매우좋았다.

가능하면옆자리에아무도자리를잡고앉아주지않기를바라는

고약한마음이들정도로…

모란역에서버스는다른정거장보다조금더오래머물렀다.

물건을사서바쁘게움직이며버스를향해오는사람들이있다는것을

자주왕래하는사람들은이미알고있는사실이다.

그렇기에…

누구도기다리는버스의운전기사분에게얼른가자고종용하지않는다.

한사람,두사람…커플로이루어진몇명의사람들이더타고서야

버스는매우느리게출발을했다.

늘그렇듯이습관적으로눈을일단감는다.

고약한내마음의기도가이루어졌다.

갈마터널까지도순탄하게버스는신나게달렸다.

터널을마악지나고서중년의아주머님한분이타고선거의논스톱으로

초월읍까지내달리는버스…

그런데,그버스안에서자꾸만내위벽을건드리는마늘냄새가풍겨왔다.

킁킁~!표시나지않게둘러보니,

좀전에버스에오르신중년의그아주머님의커다란보따리에서나는냄새같았다.

따르릉~!따르릉~!

모두가유행하는아님선호하는노래로핸드폰의벨소리가들리는데,

그아주머님의핸드폰은기본에서그대로인벨소리로어찌나우렁차게들리는지

설게든잠이확달아나버릴정도였다.

"여보세요…"

"아!네..지금버스탔어요.이제가는중이예요.그렇죠.그럼요.어쩌겠어요.

암요.애들이무슨죄가있겠어요.요즘젊은사람들이거진다그렇죠.그래도얘들은

제가볼땐,할만큼하고애쓸만큼애썼어요.그것이상어떻게더바라겠어요…네..음..그렇죠…."

대답으로만이어지는긴대화가시작되었다.

처음엔그냥..그런이야기의대화인줄알았다가,

어느덧그아주머님의전화속대화에푹빠져버렸다.

"긴병에효자없다쟎아요.애들도모두직장에나가야하는데…네,그렇죠.

새벽마다일어나서자는애들불르고..이젠물건도던지고때리기까지한다네요…에고..참…아이고…"

…."네,네…그럼요.안스럽죠.어쩌겠어요.그사람도그러고싶어서그러겠어요.그렇죠.

그렇지만애들생각하면이젠더이상은집에서는모시는것이점점더힘들어질것같아서,

제가그냥총대를맸답니다.네…그렇죠.그럼요…아이고…"

…."요양원을알아봤는데,집가까운곳으로알아보자고해봤지만,세상에…자리가없다네요.

그렇게많은요양원들에그많은사람들이…세상에나너무놀랬어요.네…네…그렇죠."

…."그래서일단곧자리가날것같다는한곳에다미리예약을해놓았구요.당분간은…제가..

네…그방법밖엔없어요.어쩌겠어요.저는..그렇죠.제자식들이야이제다출가했고,

얘들은아직이라..제앞가림도하기급급한데..에고…당분간은네..제가오후시간으로오빠를돌봐주고

애들은애들데도각자직장에가서일을하기도하고쉬기도해야하니까요.네…네…"

….."아니..네..오빠가그렇게될줄은꿈에도몰랐고,생각조차도못했어요.이렇게내가깜짝놀랠정도니

애들은오죽하겠어요.네…네…아마도언니가..그렇죠.떠난자리가좀…그랬나봐요.네..맞아요.

그런것같아요.네…네…네…"

….."아무튼..전화감사드리고요.제가혹여시간이빠지게되는그빈자리를조금이나마

봐주실수있다고하시니,제가진짜진짜감사드리고고맙습니다.애들힘들지않게네..

이쁘죠.제조카라서그런게아니구요.정말우리조카도조카며느리도..너무너무예쁘고고맙고미안하고

그렇습니다.네…네…정말뭐라말씀드리지못할만큼이나..제가정말고맙습니다.고맙습니다…"

긴통화의끝맺음속에나오는무거운한숨소리가가슴을탁~!치며지나갔다.

알뜰이표전매특허인뽀글이파마를한50대후반으로보이는아주머님의뒷모습이

쓸쓸해보였다.

뒷모습만으로확인할순없지만,왼손이올라가는모습을보며

눈물을흘리고계시다는것을느낄수있었다.

‘오빠’,’요양원’,’언니의빈자리’,’잠을자지않는다는…’

대화내용중간중간에서떠올려지는것이비단나혼자만의떠올려짐은아닐것이다.

‘치매’….

루시아자매님의어머님도몇해전에오랜시간치매를앓아오시다돌아가셨다,

돌아가시는순간까지도정신이복잡하게움직였다고하셨다.

하지만…

자신의시간이멈춘다는것이느껴지는그짧은순간에,자식들과며느리와사위의이름을

한사람씩부르시는것을확인하면서얼마나많은후회가한꺼번에밀려왔는지모른다고하셨다.

가끔씩전화통화할때마다했던말을무한반복하며전에없이빠르게말하는친정엄마가

불현듯떠올랐다.

어쩌지….

내게도겪지말라는법은없을거란생각에마음이무거워진다.

…..

4 Comments

  1. 데레사

    2013년 6월 10일 at 5:30 오후

    진아님.
    너무걱정마세요.조기발견해서치료하면치매가천천히진행된다고
    하더라구요.
    혹시라도어머님이이상하면바로병원으로가보세요.

    정말치매만큼은피하고싶지만그게마음대로되는것도아니고
    나이먹어가니까걱정스러워요.   

  2. 순이

    2013년 6월 10일 at 11:49 오후

    치매약을드시면진행을막을수가있더군요.

    우리어머니도작년에자녀의고통때문에급격히치매가오는듯했는데
    치매약을드시고부터는아무렇지도않아요.
    하신말씀을또하고또하고하시고식사를잘못하시고의욕이없으셔서
    돌아가실까봐걱정이되었는데
    지금은멀쩡하게생활하고계세요.
    걱정하지마시고어머니께서병원에가셔서치매검사를하시고
    치매약을드시도록하면좋을듯합니다.

    치매는연세드시면노화와함께오는자연스러운것이라고생각하시고
    공포스럽게생각하지마세요.
    어머니께전화하셔서상황설명을드리고병원을가시도록해보세요.
       

  3. 소리울

    2013년 6월 11일 at 12:03 오전

    세상은내가원하는대로돌아가진않는법이더이다.
    최선만다했다면더이상가슴아프게생각하지말도록..
    약도드시게하고자주전화도해드리고…
    내가열심히산것만큼돌아오게즞되어있지않겠어요?
    나중에라도,..   

  4. 지해범

    2013년 6월 11일 at 7:25 오전

    많은경우가족들이치매환자를맡아야하는현실이답답하지요.
    한편으로치매오빠를맡겠다는뽀글머리아주머니가위대하게느껴지네요.
    종교에서말하는천사나보살이어디따로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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