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 하나를 집어 들었다.

캄캄한골목길을걸어올라간다.

‘윙~!윙~!!’여기저기에서들리는에어컨실외기돌아가는소리,

녹슬은철대문이반쯤열려있다.

현관문이꼭꼭닫힌골목길에서

불빛이새어나오는곳이있다.

무슨배짱인지…

녀석들,엄마와아빠가돌아오는시간까지도현관문을활짝열어놓고있다.

"엄마~~~왔다.얘들아~!"

여기저기에서톡!톡!튀어나오는우리아이들..

"엄마!다녀오셨어요!!!"

"우리오늘한번도에어컨안돌렸어요."

"샤워도했구요.잘했죠!"

*^^*

도시락이담겨있는가방을들어주는큰녀석이재잘재잘시끄럽다.

인사만꾸벅하고마는작은녀석은수다스런큰형아뒤에서뭐라뭐라중얼거리고만다.

막둥인ㅋ

큰형아옆구리에서어떻게든끼어보겠다고난리다.

정신이하나도없다.

싱크대위에커다란솥이뒤집어져있다.

가스레인지위도깨끗하게닦여져있고,물컵들도나란히놓여져있다.

금방밥을지었는지..밥냄새가풍겨온다.

"….그걸다먹었니?"

ㅎㅎㅎㅋㅋㅋ푸하하하..

"엄마는..무슨그런섭한말씀을요.그게얼마나된다고그러세요."

*^^*

백숙을만들어놓고나갔었다.

닭한마리에마늘듬뿍,감자듬뿍넣어푹고아놓았는데..

세상에우리세녀석들..깨끗하게먹곤설겆이도깨끗하게해놓았다.

못말리는녀석들이다.

"엄마!무우생채나물더해주세요.진짜좋아요."

"아니야,저는요.실파에양파썰어서까나리에무쳐놓은게더좋아요."

배추겉절이를해놓으면몇일못가는녀석들때문에

요것조것만들어놓은것도역시나…

냉장고가금새텅텅비고만다.

작은아이학교는다른학교보다이른개학을했었다.

학부모들의항의성전화가빗발쳤다.

학교장재량휴업일로다음주로개학이미루어졌다.

개학첫날,6교시수업준비를하고갔던작은아이는

4교시만하고집으로돌아왔다.

"세상에,에어컨도고쳐놓지않았는데…와..죽는줄알았어요."

"버스안이시원해서,애들끼리하루종일버스만타고빙빙돌아다니자고했어요."

ㅋㅋㅋ

"얘들아내일엄마일찍나가는데..뭐필요한것없니?"

"아무것도…아!아니다.아이스크림좀사주세요."

12시까지문을여는동네슈퍼에서아이스크림을잔뜩사왔다.

50프로제품과30프로제품을골고루섞어서사왔다.

냉동실에차곡차곡넣어두는데..

막둥이가그런다.

"엄마!진짜내일도나가시는거예요?"

"응!….미안하구나.."

"……………………….괜찮아요."

"저….내일일찍못일어나도너무서운해하지마세요.엄마."

일찍나가는엄마에게아침인사못할수도있다며서운해하지말라는막둥이.

네마음을엄마가왜모르겠니…

탱클탱클..불량식품맛이나는하드하나를집어들었다.

‘아!….애들이좋아하겠구나..’

^^

4 Comments

  1. 벤조

    2013년 8월 14일 at 9:58 오후

    남자다섯,먹거리장만,
    정말장난아닐겁니다.
    그래도힘들어보이지않는것은왠일일까요?
    너무맛있게잘먹어주니까?
    아,나도그밥상에한번끼고싶다.ㅎㅎㅎ
       

  2. 데레사

    2013년 8월 14일 at 11:06 오후

    맞아요.남자다섯명거두기가어디쉬운일인가요?
    불량식품이거나말거나여름에는그게제일,나는비비빅을
    좋아해요.   

  3. 해 연

    2013년 8월 15일 at 1:32 오후

    나도비비빅!ㅎㅎㅎ

    우리형제들자랄때
    고구마한관을쪄도눈깜짝할사이였어요.
    닭한마리백숙이뭐승이나찼겠어요.ㅎ   

  4. 池海範

    2013년 8월 19일 at 11:28 오전

    옛날우리어머니들,그많은아이들도시락은어떻게매일싸셨는지…
    쉰김치냄새풀풀풍기던양은도시락.
    그래도자식입에밥들어가는거보면안먹어도배부르다고하셨지요.
    진아님마음도그렇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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