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그냥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

시간이란것을나혼자사용하는것마냥

그렇게정신없이하루를보내고또하루를보낸다.

일주일을넘게하루열시간이상을근무하다하루쉬는날.

이른아침부터뭔가가…

아무튼기분상뭔가가잘못된것같았다.

책상옆벽쪽으로붙여놓은중요메모지를주루루살폈다.

요즘정신을내놓고사는지라

메모지도잘보이는곳에붙여놓아도

항상지나치고잊어버리기일쑤다.

아~!

그뭔가가뭔지를알아냈다.

막둥이도시락을깜박했다.

급식표에눈에확들어오는형광펜으로줄을그어놓은날이.

내가쉬는날이다.

이런…말도안돼~!!!!!

부랴부랴안고있던까칠공주를등에업곤

부산을떨었다.

시계를확인하니11시가넘었다.

점심은12시30분에시작되는데,

이를어쩌나…

준비할시간이없었다.

왜냐하면,

아침에아이들먹일밥만있으면된다생각하고

아무런준비를하지않았다는것이떠올랐기때문이다.

옴마나…

금방이라도터질것같은내작은가방을활짝열어제끼고는

뭘찾는지도모른체로그저무작정가방안을뒤진다.

그리고찾아낸까만수첩속꼬깃꼬깃적어놓은전화번호.

성남시내에서유일무이하게

오징어반찬이들어가지않는도시락집전화번호다.

휴~~~~우~~~~!

마침남편도쉬는날.

늦잠이라도실컷자겠노라고혼자아이들방에누워곤한잠에빠진사람을

마구마구흔들어깨우곤동생에게전활걸어범준이하교시간확인하고

출발을했다.

주문해놓은도시락을들고학교근처에있는제과점에들러

단팥빵과소보루는막둥이반아이들과나눠먹으라하고

울막둥이땜시급식표짜느라머리아픈영양사선생님과도우미분들드실것과

담임선생님것을따로준비해들었다.

(산성동에있는로마니나제과점은정말너무나저렴한가력에비해빵맛은좋다.)

그래도다행스럽게도점심시간전에학교에도착한나와남편그리고까칠공주.

교실복도에서아이를기다렸다가막둥이에게빵과함께들려주고나오는데

나도모르게휴우~!하며짧은숨이나온다.

아무리바빠도그렇지..

막둥이도시락을깜빡하다니,

이거…잘못되어가는것같아서다.

남편이기왕나온김에까칠공주랑범준이..

그리고내게콧바람이라도쐬주겠다며

남한산성으로올라가자…그런다.

싫다는소리가나오지않는다.

얼마만에낮동안에돌아다니는지..

아침눈뜨면곤지암으로날아갔다가,

해지는저녁이면집으로또날아들어오는생활이

다소지쳐가고있는데

싫다니….

남한산성올라가면당연히성지성당은꼭들러야하는지라,

그곳은정말아무생각이나계획같은것이필요치않은그런장소라..

마음의평안…그렇다고해야할까?

범준이도당연하다는듯이발길은저절로성당으로향하고만다.

어느덧마무리가다되어가는성지성당의모습이보였다.

오랜시간이걸려서야빈터에둥지가생겨났다.

평일이라…그런지

성당은조용했다.

기도하겠다며…

범준이가여러개의봉헌초를꺼내어올린다.

바람이많이불어

몇번이고붙였던불이꺼지고다시붙이고..

학교다니느라이모엄마가바쁜지라

성당에자주가지못해

성호긋는것도다잊은줄알았는데

울범준이성호도잘긋고

기도문도잊지않고있었다.

무슨기도를하거라..하는주문도하지않았다.

아이의기도에내기도가묻혀들어가선안되니까…

아이는아이의기도만으로..

그게참기도일테니까…

깜빡잊은막둥이도시락덕분에

나는…성지성당에들릴수있었고,

밀린기도를짧지만깊게올릴수있었다.

무엇이든..

그냥이루어지는것은없다.

2 Comments

  1. 참나무.

    2014년 5월 9일 at 12:26 오후

    범준이랑진아씨기도이루어지라고저도기도합니다지금…_()_

    오징어알러지는나이들어도낫지않는가요?
    현지니하부지도복숭아&매실알러지라
    우리집에는그좋은매실이없답니다
       

  2. 장마와달빛

    2014년 6월 2일 at 12:46 오후

    어제가있고오늘이있고
    내일이있다는것은참좋은일이지요.

    어제는지나갔기때문에좋고,
    내일은올것이기때문에좋고,
    오늘은무엇이든할수있기때문에좋습니다.

    무엇이든할수있는오늘이되시길
    바라며즐거운시간되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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