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됐더이다.

봄이다.

무거운겨울옷을벗고가벼운옷들을찾는발길이주말이면

매장을가득채운다.

30대전,후의젊은부부들이지지난주부터부쩍늘었다.

3살에서7살정도의아이들의손을잡고화사한옷들을챙긴다.

가만가만바라보고있노라면확연히구분되는모습들이있다.

부부가머리를맞대고아이의옷에대해신중을넘어서서

거의연구하듯이고르는가하면,

뛰어다니지못하도록아이의손목을꽈악잡고

핸드폰을들여다보는남편과그옆에서계속해서의견을묻는엄마들도있고,

아예아이들이고엄마들이고관심없다는듯혼자만의공간을기어코찾아내어선

핸드폰게임의무아지경에빠지는아빠들…

그안에서간혹눈쌀을찌푸리게되는광경들을만나게된다.

우리아이들도이제성인의문턱을넘어선아이가있고,아니다청년이네.

그러다보니자연스럽게젊은부부들의언행에관심이많아지게된다.

아이옷하나고르는데에서언쟁을하다가도급기야큰목소리로싸우는경우도허다하고,

아이가사고싶어하는옷을골라오면가격이비싸니,싸니브랜드가어쩌니저쩌니하다가

급기야아이의울음을터뜨리게되는경우도많다.

그중에서도가장험악하게다가오는장면은공개된장소에서남편을향해윽박지르는경우다.

지난주말에도그랬다.

4살6살남매가매장을소리를지르며뛰어다녔다.

여기저기디스플레이되어있는옷들을마구헤치면서다녀

몇번제지를했었다.

그럼에도불구하고남매는의류에부착되어있는라벨을찢는놀이?까지행하게되었다.

아무래도안되겠다싶었는데,그옆에서가만히핸드폰게임에열중해있던남매의아빠가

아이들에게주의를주고있었다.

"얘들아가만있어라!"

"그거만지면안된다고했쟎아!"

"야!하지말라고…!!!!"

거듭되는주의에도불구하고남매는여전히진행형으로움직였다.

다시한번남매의아빠가주의를주게되었는데,

갑자기큰목소리가온매장을흔들거렸다.

"아~!왜!애들한테야단을치냐고!왜그래!뭣때문에그러는데!!!"

"당신이뭔데애들한테야단을쳐~!!!"

순간내가당황할수밖에없었다.

‘당신’이란단어에서다.

아이들..아빠에게남편에게것두공개된장소에서모두가빤히바라보는상황에서

어쩜그리당당하게소리를지르는지…

놀라웠다.

남매의엄마

그러면안되는건데…

아마도혼자서만유유자적노닐듯한모습에심사가뒤틀려있었을수도있겠다만

아무리그래도아이들아빠에게’당신’이란단어를언급하며큰소리를무안을주면안되는거였다.

놀랍고당혹스러운표정의벌개진얼굴의남자의모습에살짜기뒤로물러나자리를피해주었다.

그뒤야..뭐,

말할필요가없었다.

이미아이들옷을사는것에대한구매의욕보단

서로의감정싸움으로돌입하게되었으니까..

각자가말없이찬바람몰아서사라지고

아이들은무거운공기를눈치챘는지각자’아빠’,’엄마’를나누어부르며

그렇게그가족들은매장을떠났다.

잠시동안약속이라도한듯떠나는가족들을바라보던남아있던고객들은

다시금자신들만의순간에몰입해갔다.

하지만…

처음의그산만함보다는웬지차분해졌다는그런느낌이더강하게들어왔다.

아마도이미서로가주고받은말은없어도무언의반성?같은것이스며들어왔는지모르겠다.

….

아내분들이여,

공개된장소에서만이라도남편들의기를너무꺽지는마시기를요.

안됐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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