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접받기란…..하기 나름.

SAM_1599

나는 판매자이면서 동시에 구매자이기도 하다.

내가 선택한 회사의 제품이라 하여도 싫은 것이 있다.

자연스럽게 내가 싫은 것을 고객에게 잘 권하지도 않게 된다.

하지만, 내가 싫다해도 모두가 다 싫은 것은 아니다.

사람들의 모습이 제각각 이듯이 원하는 것 역시도 제각각일 수밖에 없다.

단지 그 요구가  천차만별이라는 것이고 그 천차만별의 작은 차이로

어떤 사람은 두고두고 가슴에 멍이 든체로 지낸다는 것.

지난 주말 우리 매장 막내 직원이 거의 울쌍이 되어 있었다.

도대체가 이해불가인 손님이라면서 앞으로는 녹취라는 기록을 남겨야 하는 것이

아닌지 고민이 된다는 것이다.

골목골목마다 아울렛 통로마다 빌딩 구석구석마다 설치된

CCTV마냥 녹음기를 상시 켜두는 제도를 만들어야겠다는 말을 하면서

씁쓸하게 웃고 말았다.

우리 막내 직원을 울게 만든 그 손님은

지난 10월에 옷을 사간 손님인데

(진상이란 타이틀을 단 손님의 통일된 주장)

단 한 번만 입고 세탁도 딱 한 번만 했을 뿐인데

옷이 다 해지고 보풀도 일어나고 나염이 벗겨졌다는 주장이였다.

이미 그 손님은 일주일전에 보풀이 많이 일어났다고 하여 수선을 맡겼던

손님이였고 그 보풀제거가 끝나서 연락을 한 후 수선품을 찾으면서

자신은 절대로 보풀제거를 의뢰한 것이 아니라고 첫 번째 주장을 폈다.

이어지는 것은 더욱더 기가찬것이

(수선의뢰품 세품목의 공통된것이 무릎 부분이였다.

무릎으로 잘 노는 아이들의 기질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세탁도 한 번 하고 입기도 한 번 했다는 것에 덧붙여서

(이 말은 이야기 도중 몇 번에 걸쳐 한 말 또 하고 또 하고…)

본사에 전화해서 항의를 하겠다는 말과

인터넷에 올려서 따지겠다는 말에

아울렛 고객센터에 신고를 하겠다는 것이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그 어린 막내 직원이 생각해도 도대체가 수선을 맡기는 뚜렷한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가만가만 듣던 직원은,

그 손님의 얘기를 듣다보니 뭔가를 유도하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새로운 상품으로 교환해 달라는 요구를 강하게 느꼈다는 것이다.

(일부러 구멍내어 와서 처음부터 구멍이 난 제품이라 했던 손님이 떠올랐다.)

순간 입을 다물어 버린 울 막내 직원 한 시간여를 그 손님의 폭우와 같은 말을

듣고 한참을 기다린 후 수선증을 꺼내어 다시 수선실로 보내겠다며 그 손님의

보이는듯한 요구를 짐짓 무시하고 다시 받아 놓았다고 했다.

그 손님의 그 억지춘향같은 요구에도 얼굴 찡그리지 않고 무던하게 잘 참아낸

막내 직원…그 속타는 마음을 나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안타까웠다. 몇 일 동안은 아마도 그 손님과 비슷한 느낌이 나는 손님이면

먼저 뒷걸음칠것이리라…

본사 수선실에 전화를 걸었다.

한 번 입었다는 것도 한 번 세탁했다는 것도 다 거짓말이라는 것 정도는

전문가가 아닌 우리가 보아도 다 아는 사실이지만

요구하는 당사자에겐 설득력이 없단다.

하지만 그 손님 보다 더 한 수선진상 손님들을 상대해서는 스트레스만 남는다며

앞으로 본사 운운하거나 인터넷 운운하신다면

하고자 하시는대로 하시라고 전하란다.

최대한 요구하는 사항 그대로를 수선하겠지만

나역시 나염부분 같은 경우는 솔직히 말해 일백프로 완벽하게 수선하지

말아달라 부탁했다.

(이러한 손님은 반드시 다른 제품에 있어서도 무리한 요구를 하게 되어 있다.)

자신이 행하는대로 대접이라는 것 역시 돌아오게 되어있다.

이렇게 막무가내로 하는 손님에겐 그 답례 만큼만 해주면 된다고 본다.

대접도 받을 사람 나름이라는 것이다.

-실컷 입고나선 한 번만 입었다고 말 하는 사람.

-스키 시즌일때 딱 하루 입고 환불하러 오는 사람.

(깨끗하게 딱았어도 판매자는 금새 알아채는데도 말이다.)

-담뱃줄 자국이 선명한데도 구멍이 났다면서 새거로 교환해 달라는 사람.

-아이의 콧물을 닦아낸 제품을 들고와선 사이즈 교환해 달라는 사람.

(애초부터 더러운게 묻었다고 주장한다. 큰 목소리로..)

-한 번 세탁했는데 찢어졌다면서 들고온 점퍼를 새 제품으로 바꿔간 사람.

(알고보니 가위자국이 나 있었다. ㅠㅠ)

-친구나 시부모님이 선물한 제품을 들고와선 무조건 환불 요구하는 사람.

(날짜까지 알아와선 재발행한 영수증으로 환불해간다.

현금으로 사간 제품일 경우..요즘 젊은 엄마들 해도 너무한다.

어른들이 손주 입히라고 산 선물을 현금으로 바꿔들고 스스로 알뜰하다고

칭찬을 하며 내 눈앞에서 즐거워 할때 솔직히..

내 아들 장가 어찌 보내나 싶은 마음이 절로 든다.)

오늘 같이 날이 시린 날,

손목이 시큰하다.

…1월 첫 해 수선으로 힘들게 한 손님 한 사람으로올 한해를 마무리 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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