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아이는…그래서 큰 자식인가 보다.

 

행사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다른 지역의 물류 창고에서 큰 세일을 하다보니

작은 아울렛엔 정적만이 감돌고…

어찌 되었든

찾아 올 손님들을 위해 준비를 해야만 한다.

점심도 거른체로 바삐 움직이고 있는데 전화벨이 요란하게 울린다.

받고 보니 끊어지고..

그러한 반복을 두 어번 하고서야 통화가 되었다.

큰 아이였다.

“엄마아~~~~, 준혁이 합격 됐어요.”

“…………………..”

“엄마아~~~~, 홈페이지 확인 했어요. 정말 됐어요.”

“………………정말?”

“엄마아~~~~, 걱정 이제 그만 하시고 건강 조심만 하세요.”

“………..그래에, 응…그래, 알려줘서 고맙다. 아빠는?”

“알려 드렸어요. ”

수화기 너머로 작은 아이의 함성 소리가 들려왔다.

한 살 터울이라지만

어쩜 그리 표가 나게 다를까 싶다.

큰 아이는 제 동생이 수능을 치루고 실기 시험을 보러 다니는 내내  마음을 조려왔다.

부모보다 더 신경 쓴다는 것을 느낌으로 알 수 있었다.

늘…아픈 동생 때문에 자신의 시간을 온전하게 누릴 수 없었던 큰 아이.

설겆이 하는 것이며 집 안 청소 하는 것이며 옷을 벗으면 옷걸이에 걸어야 하는

그야말로 기본적이고 한 번 알려 주면 늘 그 자세로 움직일 수 있어야 하는 보통의 것들도

제 동생은 그 두 배, 세 배..아니 열 배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만 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끊임없이 담근질 하듯 동생에게 채근해 왔던 아이.

그런 제 형 속이나 제대로 알 고 있을까?

“준혁인…엄마 멀리 떨어진 학교는 보내지 마세요. 기숙사 생활은 절대로 안되요.”

언젠가 프로그램 채널에서 방송했던 사라진 대학생 새내기에 대한 것을 보고 나선

더욱 확고해진 큰 아인, 차라리 대학을 보내지 안보낼 지언정 된다 하더라도 기숙사 생활을

해야 하는 것이 전제로 되어선 안된다고 강력하게 주장을 했었다.

집단이라는 생활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제 동생이 또 다시 깊은 상처를 받으면 안된다는 것이

큰 아이의 중심적 생각인 것을 안다.

“이젠 그 만 아팠으면 좋겠어요.”

……………….

 

동생의 합격 소식과 그 학교는 기숙사 생활까진 안해도 된다는 것에

긴장감이 풀어져서일까?

큰 아인..내가 퇴근해 집에 도착하기 전 부터 이른 잠에 들어 있었다.

늘 고마운 아이.

그래서 큰 아인 ….큰 자식이라 부를 수 있나보다.

아무에게나 타이틀을 주어주지 않는 큰 자식 말이다.

조선 블로그에서 많은 블로거 분들에게 큰 사랑을 살가웁게 받았던 작은 아이.

드디어 대학생이 된다.

^^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