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적금은 ‘지나친 용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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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덥다. 갑갑하다.비좁다.

….

요즘 날씨가 좀 그렇다.

아침과 오후…저녁의 기온차가 심하다.

안개가 자욱한듯 하지만

미세먼지란다.

건강에 좋지 않다지만..

직업 특성상 마스크를 착용할 수가 없다.

직원이..감기에 걸렸다.

옷가지에서 나오는 먼지와

공기중 떠도는 미세먼지에 샌드위치가 된 꼴이였다.

사람마다 유별난 ‘촉’이라는 감각이 있다.

그냥 지나가는 사람들이 태반일테지만

유난스럽게 그 ‘촉’이라는 감각이 때때로

천운같은 기적을 보일때가 있다는 것을

살아오면서 내내 실감하는 중이였다.

엊그제도 그런 실감을 만끽하였다.

행사 진행중 이른 시간 야외로 매대라고 불리우는

상품을 가득채운 용기를 움직이게 된다.

직원이 일찍 나왔고 물론 나역시도 매우 이른 시간에

출근을 한 터였다.

그날따라 ..

그냥 직원에게 매장 청소만을 지시하고 나는

행사 장소로 이동을 하였다.

어느 직원이든 싫어라 하는 매대를 움직이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언니! 연기가 보여요. 틱틱 거리는 소리도 나요..

ㅇㅓ떡해요. 얼른 내려 와보세요….”

무슨 일이냐며 되물었다.

방제실쪽이냐는 질문까지 하다가

아차! 하는 그냥 정말이지 뛰어 내려가봐야 하는

느낌이 강하게 전달었다.

매장 가까이 다가서니 비닐 타는 냄새가 흐릿하게 다가왔다.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카운터 쪽을 들여다 보았다.

‘연기라면 이미 불꽃이 피어 올랐을 터이고…’

내심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막상 불이 활활 타오르는 그림을 보자니

정말이지 아무 생각이 나질 않았다.

우선은 차단기를 내리고

컴퓨터와 다른 집기들의 연결선을 모두 뽑아 버리고

불이 붙어 있는 내장재들을 끄집어내어 발로 비벼 진화시키고

그 와중에 유독가스라고 할 만한 연기를 다 들이마시면서

직원에게 관리실 직원들과 야간 담당자들에게 연락하라며

ㄱㅡ 자리를 벗어나라 일렀다.

그리곤 정말이지 재빠르게 생각난 것이

소화기였다.

바로 가까이에 있는 소화기를 들고 와선

안전핀을 뽑고선 불이 붙어 활활 너울거리는 곳을 향해

집중해서 분사했다.

불이 꺼지고…나는 뒤로 벌렁 누워 버렸다.

긴장감이 풀어진것도 그렇지만..

나 스스로 기막혔기 때문이다.

관리실 직원들은 내개 엄지 손가락을 들어 보이며

최고하고 치켜 세우지만..

한편으론 도망가는 것이 우선이였던 것은 아니였을까?

하는 속된 마음이 피어 오른 것은 사실이였다.

지나치게 용감한 것이 흠이라면 흠이라던

큰 아들의 잔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

내 덕분으로 전체 차단기가 내려 가지 않았고,

무사히 하루 영업을 할 수 있었다.

남들은 대박날 거라는 말로 위로를 한다.

나는 식겁을 했는데 말이다.

내 매장에 있는 상품들의 가격이 2억원 선이다.

큰 브랜드 상품에 비하면 조족지혈일테지만..

내겐 평생을 일해야 벌 수나 있을러나 하는 금액의 상품이다.

살려고 하는 마음이 강해서일테다

그러니 지나치게 용감해 질 수 밖엔 없다.

내겐…

그 지나침이 적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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